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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6월 18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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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살리는 데 도움된다면”… 팔 걷어붙인 ‘헌혈 영웅들’

14일 ‘세계 헌혈자의 날’ 헌혈의집 창원센터 가보니

  • 기사입력 : 2024-06-13 20:4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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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일 오전에도 시민 발길 이어져
    한마음 한뜻으로 사랑나눔 동참

    강수진씨 25년간 134번째 실천
    200회 달성해 ‘명예대장’ 목표

    도내 헌혈 건수 전년대비 8.4%↑
    혈액보유량 ‘10.3일분’ 적정량 2배


    ‘헌혈자의 날’을 하루 앞둔 13일 오전 10시 40분께 창원시 성산구 용호동 ‘헌혈의집 창원센터’. 문을 연 지 30분도 채 되지 않아 준비된 침대 절반(6개)이 따뜻한 온기로 채워졌다.

    헌혈의집에서 만난 강수진(45·여·진해구 자은동)씨는 이날 생애 134번째 헌혈을 실천하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 대학생이던 20살 때 첫 헌혈을 시작한 강씨는 이후 25년간(출산 기간 제외) 꾸준히 헌혈을 실천했다. 지난 2019년 10월에는 100회 헌혈자에게 주는 ‘대한적십자 헌혈유공장 명예장’을 수상했다. 이제 강씨는 헌혈 200회를 달성해 ‘명예대장’을 받는 것이 단기적인 목표다.

    세계 헌혈자의 날을 하루 앞둔 13일 헌혈의집 창원센터를 찾은 본지 김재경 기자가 헌혈에 동참하고 있다./성승건 기자/
    세계 헌혈자의 날을 하루 앞둔 13일 헌혈의집 창원센터를 찾은 본지 김재경 기자가 헌혈에 동참하고 있다./성승건 기자/

    강씨는 가족 사이에 헌혈 전도사 역할을 자처하기도 했다. 진해에서 해군으로 근무하는 남편 오창언(47) 원사도 50회 헌혈유공장 금장을 수상하고 최근 60회를 달성했다. 고등학생인 아들도 주삿바늘의 두려움을 이겨내고 최근 헌혈에 첫발을 내디뎠다.

    강씨는 “두 달 전쯤 친구로부터 지인이 혈액암 수술 중 혈액이 급하게 필요하다는 연락을 받고 곧장 헌혈증을 전달했다”며 “얼마 지나지 않아 좋지 않은 소식을 듣게 돼 마음이 좋지 않았지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앞으로도 할 수 있는 데까지 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헌혈자의 날은 헌혈의 중요성을 알리는 것은 물론 생명나눔을 실천하는 헌혈자들에게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제정된 날로 지난 2021년 12월 혈액관리법 개정으로 법정기념일로 지정됐다. 지난 2004년 제정된 ‘세계 헌혈자의 날’과 함께 기념한다.

    같은 날 27번째 헌혈을 위해 이곳을 찾은 정성민(33·창원시 성산구)씨는 “헌혈은 ‘일석삼조’”라고 강조했다. 정씨는 “헌혈을 하면 자신의 건강 상태도 확인할 수 있고, 선물도 받고, 피가 부족한 사람들한테 도움도 준다”며 헌혈을 적극 권유했다.

    21살 때 군대에서 처음 헌혈을 시작한 조모(33·창원시 성산구)씨는 어느덧 헌혈이 습관이 됐다. 이날 64번째 헌혈을 실천한 조씨는 “혈소판 헌혈은 2주에 한 번씩 가능하다”며 “대학 졸업 후에는 2주에 한 번씩 습관처럼 헌혈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이유는 없다”며 “환자들한테 잘 쓰이길 바라는 마음뿐”이라고 덤덤하게 전했다.

    올해 도내 헌혈 건수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적십자사 경남혈액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2일까지 헌혈 건수는 6만160건으로 작년 동기 5만5512건보다 8.4%(4648건) 늘었다.


    혈액보유량은 적정 혈액보유량인 5일을 2배 상회하는 수준이다. 13일 0시 기준 경남 혈액 보유량은 10.3일분으로, 지난해 같은 날(6.5일분)보다 3.8일분 더 많다. 혈액형별로는 △O형 9.4일분 △A형 9.2일분 △B형 12.4일분 △AB형 11.2일분으로 집계됐다.

    경남혈액원은 지난 2월부터 이어진 전공의 집단행동 여파로 대형병원의 수술이 감소하는 등 혈액 수요가 줄어 보유량이 늘어난 것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 “집단행동과 관련짓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다. 정부의 의대 증원에 반발해 지난 2월 20일부터 일부 전공의들이 병원을 집단 이탈했다. 대한산업보건협회 한마음혈액원은 유효기간이 5일에 불과한 혈소판 헌혈을 일시 중단하기도 했다.

    최윤정 경남혈액원 헌혈지원팀장은 “경남은 혈액량이 부족할 경우 대형병원에 비해 중소병원에는 혈액 공급을 많이 하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중소병원에 혈액을 많이 공급하고 있다”며 “수급량을 적절하게 조절하고 있기 때문에 의사 파업의 영향으로 혈액이 남아 폐기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 팀장은 “도민들이 헌혈에 많이 참여해 주신 덕분에 적정량을 보유하고 있다”며 “어떤 일이 발생할지 모르기 때문에 앞으로도 헌혈에 많이 참여해 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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