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석루] 가창오리 군무의 추억- 양해광(창원향토자료전시관장)
창원시 동읍 대산면 평야에 펼쳐져 있는 주남저수지는 동양 최대의 철새도래지로 널리 이름난 곳이다.
철새도래지의 명성이 붙게 된 데는 천연기념물인 고니류, 두루미류를 비롯한 기러기류도 있지만 무엇보다 수만 마리 떼 지어 환상적인 군무를 펼치는 가창오리의 덕분이 아닐까 한다.
1980∼90년대 주남저수지를 찾았던 수많은 사람들은 이른 아침이나 저녁 무...2021-01-14 20:14:14
[촉석루] 상식이 통하는 사회- 하봉준(영산대 미래융합대학교수)
교수들이 지난해 선정한 올해의 사자성어는 아시타비(我是他非)이다. ‘나는 옳고 너는 그르다’라는 뜻이다. 2위는 후안무치(厚顔無恥)인데, 아시타비와 맥락이 통한다. 내가 무조건 옳다고 우기면서 전혀 부끄러워하지 않는 최근 정치권의 작태를 비판적으로 바라본다는 점에서이다.
부동산, 검찰개혁, 코로나 문제 등 거의 모든 쟁점에서 진보와 보수 양 진영의 ...2021-01-13 20:07:16
[촉석루] 창원특례시- 이옥선(경남도의원)
드디어 창원시가 ‘특례시’라는 새해 선물을 받았다. 지난 5일 국무회의를 통과한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에 의해서다. 말 그대로 비수도권에서는 유일하게, 메가 기초자치단체였던 창원시가 그 규모에 걸맞은 옷을 입게 된 것이다.
지난 2018년 6월 도의원이 된 직후 처음 했던 도정질문에서 창원 특례시에 대한 도의 입장을 물었던 적이 있다. 도 관계자는 ‘아...2021-01-12 20:20:43
[촉석루] 인생과 조삼모사- 안상헌(애플인문학당 대표)
〈장자〉에 붕(鵬)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북쪽 바다에 길이가 몇천 리가 되는지 알 수 없는 큰 물고기가 사는데 이름이 곤(鯤)이라 한다. 어느 날 곤이 큰 새로 변하는데 이 새가 붕이다. 붕은 태풍을 타고 날아 남극 바다까지 날아가는데 그곳이 천지(天地)다. 붕의 모습을 보고 하루살이와 작은 새들은 왜 그렇게 멀리까지 날아가는지 이해하지 못한다. ‘참새...2021-01-11 21:06:43
[촉석루] 글씨콘서트 무대 위의 서예- 윤영미(서예가)
선조들의 일상예술이 2021년에도 그대로다. 그때와 같은 모습으로 먹을 갈고, 화선지를 펼치고, 붓을 중봉(中鋒)으로 잡는다. 이 시대 서예는 어떤 포지션이 필요할까. 서예가는 2019년 한글날, 한글서예를 당당하게 무대 위로 올렸다.
대공연장 무대 전체에 모포를 깔고 음향과 조명 그리고 영상이 돌아갔다. 가야금 연주에 훈민정음 서문을 쓰며 무대가 열린다....2021-01-10 19:52:10
[촉석루] 참말로 그때가 좋았제- 양해광(창원향토자료전시관장)
지난 한 해 가장 많이 접했던 소식은 단연코 코로나19와 관련된 내용이었다.
인류가 산업화에 집중하면서 자연섭리에 역행해온 혹독한 대가를 치르고 있다는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세계적인 대재앙은 자연파괴와 오염의 결과라는 것은 자명하다 하겠다. 18세기 영국에서 시작된 산업혁명은 오늘날 전 세계로 확산돼 이상기후와 대기오염문제가 과제로 떠올라 나라...2021-01-07 20:14:10
[촉석루] 코로나 시대 소통- 하봉준(영산대 미래융합대학 교수)
코로나가 창궐하면서 대학은 비대면 수업을 전격적으로 도입했다. 교수들은 동영상 강의를 급하게 만들어 올렸고, 카톡을 통해 학생들과 대화하고, 줌(Zoom) 등을 통해 실시간 화상강의를 시도했다. 학생들이 제대로 동영상 강의를 볼지, 교육효과는 거둘 수 있을지 우려가 컸다. 다행히 위안을 받는 일이 생겼다. 온라인 강의를 충실히 듣고 과제물을 제출하는 학...2021-01-06 20:12:33
[촉석루] 행복은 경제순?- 이옥선(경남도의원)
신축년(辛丑年) 새해가 되었다. 연초가 되면 모두가 덕담을 나누고, 새 희망을 기대한다. 아무리 지난해 어려웠다하더라도 새해가 되면 뭔가 새로운 기대치를 갖게 된다.
지난해는 누구도 예측하기 힘든 천재지변과 같은 공격을 전 세계적으로 받았던 정말 힘든 해였다. 이 때문에 10% 정도를 제외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건강 우려와 함께 ‘어렵다’는 말을 달고 살...2021-01-05 20:30:36
[촉석루] 프랑켄슈타인과 코로나19- 안상헌(애플인문학당 대표)
1818년 당시 19살이었던 메리 셸리는 익명으로 〈프랑켄슈타인〉을 출간한다. 당시 여성이 자신의 이름으로 책을 내는 것은 힘든 일이었다. 1831년에야 본인의 이름으로 개정판을 낼 수 있었다. 이후 〈프랑켄슈타인〉은 공상과학 소설의 고전이 되어 이후 세계관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게 된다.
뛰어난 실력을 갖춘 과학자 빅터 프랑켄슈타인은 새로운 생명을 창...2021-01-04 20:27:01
[촉석루] 서예가의 희열- 윤영미(서예가)
“글씨를 보는 순간 전율을 느꼈어요.” 듣고 있던 서예가가 도리어 더 전율을 느꼈다. 어느 교육학자의 글귀로 한글서예 작품이 건물 벽에 걸리기 전, 작품이 펼쳐지는 순간 팔에 털이 곤두서더란다. 그는 붓이라고는 잡아본 적이 없는 사람이었다. 어느 날 떠나는 선배에게 마음을 전하고 싶어 재직 기념 글을 들고 서예가를 찾아왔다. 약간의 고민 끝에 형식을 크...2021-01-03 19:42:11- 촉석루 1월 필진
1월 한 달간 촉석루 칼럼을 집필할 5명의 필진을 구성했습니다. 각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필자들은 다양한 글감으로 독자 여러분을 찾...2020-12-30 20:36:21
[촉석루] 기업인을 편견에서 풀어줘야- 조정래(함안군 가야사담당관)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니 버스정류장의 온돌의자가 생각난다. 추운 계절 언제나 따뜻하게 손님을 맞아주는 온돌의자는 정류장을 안식처로 바꾸었다.
적은 전력 소모로도 높은 온도를 계속 유지하는 그 면상발열체는 새로운 기술의 집합체다. 나노탄소입자를 물 분자에 침투시키는 기술, 사람 몸에서 방출되는 것보다 더 낮은 전자파를 유지하는 기술, 나노탄소입자...2020-12-30 20:36:25
[촉석루] ‘2044년 12월 30일’ 미래 일기- 민병철(한국폴리텍대학 창원캠퍼스 스마트환경시스템과 교수)
오늘도 AI(인공지능)가 제어하는 스마트 홈에서 각종 IoT(사물인터넷)가 나의 신체 바이오 리듬을 감지하여, 깊은 잠을 재웠고 그리고 나를 깨웠다. 지금 나는 인간 나이 85세, 신체 나이 50대 후반, 바이오 기술이 코로나19로 인해 혁신적으로 발달한 지 약 25년이 지난 지금, 바이오 기술은 바이러스와 인간의 몸을 맘대로 조작할 수 있는 신의 영역에까지 이르...2020-12-29 20:06:13
[촉석루] 풍요 속에 빈곤한 시대- 정수학(밀양아리랑 소리꾼)
배움에 목말랐던 시절이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배불리 먹었던 시절이었던 것도 아니었다. 배가 고팠기에 배워야 했던 아이러니한 그런 시절이 있었다.
짧은 시간에 우리는 지금의 우리 아이들에게 지나가버렸기에 추억할 수 있는 그런 것들을 물려주지 않아도 될 만큼 풍요 속에 살고 있다.
요즘 우리 아이들은 바쁘다. 아니 우리 대한민국의 아이들은 바쁘다. ...2020-12-28 20:28:00
[촉석루] 범의 위엄을 빌린 여우- 장동화(전 경남도의원)
중국 전국시대 책략을 묶은 고전 전국책(戰國策)에 ‘범의 위엄을 빌린 여우’ 이야기가 나온다.
범이 여우 한 마리를 붙잡았는데, 꾀 많은 여우가 이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범에게 거짓말을 한다. ‘나는 옥황상제께서 백수의 왕으로 삼았으니 나를 잡아먹으면 큰 화를 당할 것이다. 나를 따라 걸어오면 이를 알 것이다.’ 여우의 말에 따라 범은 그 뒤를 따라갔는데 ...2020-12-27 19:54: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