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석루] 김려와 정상복- 박옥순(경남도의원)
최근 ‘자산어보’라는 영화가 개봉됐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왕의 남자’ ‘라디오스타’의 이준익 감독 작품이라 했다. 정약전의 실학서적 ‘자산어보’를 담은 내용이리라. 그런데 내게는 왜 ‘우해이어보’가 아니라 ‘자산어보’였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우해이어보’는 ‘자산어보’보다 11년 앞서 발간된 우리나라 최초의 어패류 도감이다. 시기도 앞섰지만 그 시...2021-04-18 20:17:48
[촉석루] 보이지 않는 범죄- 김현수(밀양경찰서 중앙지구대 팀장)
지난 3월초 우리 순찰팀과 경찰서 112지령실의 긴밀한 공조로 보이스피싱 중간 전달책을 은행 CD기 앞에서 피해자로부터 받은 현금을 보이지 않는 주범에게 보내려는 순간 검거해 피해금을 회수하는 성과를 거뒀다. 사건을 처리하면서 최근의 범죄 유형이 옛날과 확연히 달라지고 있음을 느꼈다.
1980~90년대는 현금을 몸에 소지하는 경우가 많아 날치기, 소매치기...2021-04-15 20:27:36
[촉석루] 삼양다방과 흑백다방- 이월춘(시인·경남문인협회 부회장)
전주의 옛 도심인 경원동에 삼양다방이 있다. 필자도 오래전에 한 번 들러본 곳이다. 1952년 문을 열었으니, 1955년인 진해의 흑백다방보다 먼저다. 우리나라 다방 중에서 가장 오래된 다방이라는 기록을 갖고 있다. 삼양다방도 흑백다방처럼 오랜 세월 동안 지역 문인과 예술인들의 사랑방이었다. 미술전, 시낭송회 등 각종 행사가 열렸고, 젊었거나 늙었거나 만...2021-04-14 20:19:49
[촉석루] 작지만 큰 장유대성복지재단- 김태문(김해시 시민복지국장)
우리 사회에 근대적 의미의 사회복지는 선교사들로부터 시작되었다. 1800년대 후반 조선사회는 호열자(콜레라)라는 전염병이 창궐해 한양에서만 하루 1500명씩 죽어 나갔고, 광화문 주변은 버려진 시체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고 한다. 호열자에 걸려 죽지 못해 산 사람도 가족들에 의해 버려졌고, 주로 이들을 간호하고 돌본 사람은 정부 관리도, 가족도, 이웃...2021-04-13 20:35:53
[촉석루] 소멸의 땅- 김현수(KBS창원 보도국장)
“사무직의 남방한계선은 판교 라인이고, 현장직은 기흥 라인이다.” 최근 방송된 TV 다큐멘터리에서 수도권 대기업 채용 담당자가 한 말이다. 사무직은 경기도 성남까지가, 현장직은 성남 바로 아래 용인까지가 인재들이 내려가는 마지노선이라는 뜻이다. 대나무의 북방한계선이 차령산맥 이남이고, 유자는 거제와 완도라는 말은 들어봤어도 ‘인재 남방한계선’이라...2021-04-12 20:19:08
[촉석루] ‘토박이말의 날’을 아시나요?- 박옥순(경남도의원)
4월 13일은 ‘토박이말 날’이다. 한글날을 모르는 사람 숫자와 토박이말 날을 아는 사람이 숫자가 같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토박이말 날은 대부분 모른다. 나 또한 ‘토박이말바라기’ 상임이사 이창수 선생을 만나서야 알았다. ‘우리말 바르게 쓰기 조례’를 만들면서 맺은 인연이다.
토박이말 날은 1914년 주시경 선생이 한글과 토박이말을 이어가자고 〈말의 소리...2021-04-11 20:17:46
[촉석루] ‘엄마가 좋지만’- 김현수(밀양경찰서 중앙지구대 팀장)
2월 중순경 늦은 밤 순찰팀 직원들이 순찰중 거리를 헤매고 다니는 10살 정도의 남자 초등학생을 발견해 파출소로 데리고 왔다. 무슨 이유로 길거리를 헤매고 다니냐고 물었더니 집에 가봐야 반겨 줄 사람이 아무도 없어 가기 싫다며 학원을 마치고 나와 그냥 아무 곳이나 돌아다니는 중이라고 말했다.
집이 어딘지도 잘 알고 엄마가 어디서 무슨 일 하시는지도 ...2021-04-08 21:18:26
[촉석루] 트로트 만세- 이월춘(시인·경남문인협회 부회장)
운전경력 30년이 넘었다. 그럼에도 작년까지 내 차엔 트로트 관련 테이프, 시디, 유에스비가 하나도 없었다. 왜냐하면 아내가 트로트라면 기겁을 하였기 때문이다. ‘뽕짝’을 들으면 머리가 아프다며 한사코 싫어했다.
그런데 작년에 인기가 많았던 ‘미스터트롯’을 보더니 완전히 달라졌다. 이제는 텔레비전 프로도 트로트 관련만 본다. 아마 코로나 사태 때문이리...2021-04-07 23:03:55
[촉석루] 개(犬)좋은 세상- 김태문(김해시 시민복지국장)
우리나라 전체가구의 약 30% 정도가 반려동물을 키운다고 한다. 대략 서너 집 건너 한집은 반려동물을 키운다고 보면 된다.
2년 전 어떤 지자체는 명절 때 주민의 장기 외출 편의를 돕는다며 반려동물 일시 보호 서비스를 했다고 한다. 이러다가 개 돌봄 담당 공무원까지 생기지 않을까 마음이 상한다.
반려견들이 급속히 늘다 보니 이웃 간 갈등이나 사고도 많아...2021-04-06 20:33:02
[촉석루] 구겨진 자존심- 김현수(KBS창원 보도국장)
서울에 덕수궁 돌담길이 있다면 진주에는 당연 진주성이 있다. 강낭콩보다 푸른 남강과 홀연한 의암, 그리고 절벽 위 우뚝 솟은 촉석루…. 가슴 뜨겁던 20대 시절, 지금은 얼굴조차 어렴풋해진 그녀와 진주성을 걸으며 나눴던 지키지 못한 약속들이 아련해진다.
촉석루는 원래 국보였다. 한국전쟁 때 미군 폭격으로 잿더미가 되면서 1956년에 국보에서 해제됐다. ...2021-04-05 20:19:53
[촉석루] 낙화- 박옥순(경남도의원)
집 마당 가득했던 수선화가 졌다. 이른 봄까지꽃(봄까지만 피는 꽃이라는 토박이말)인 게다. 대신 명자꽃, 물앵두꽃, 자두꽃이 한창이다. 수선화와 같은 빛이지만 우리 집에 개나리는 없다. 내 나이 스물여섯에 들은 어느 노 교수의 말 때문이다. “개나리꽃 같은 사람은 되지 마라.”
그 말이 묘하게도 잊히지 않더니 직함이 생기고 불러주는 사람이 늘어나니 더욱...2021-04-04 20:57:54
[촉석루] ‘하인리히의 법칙’- 김현수(밀양경찰서 중앙지구대 팀장)
1920년대 미국의 한 여행 보험회사 관리자였던 ‘허버트 W 하인리히’는 7만5000건의 산업재해를 분석한 결과 아주 흥미로운 법칙 하나를 발견하였다.
그는 조사결과를 토대로 1931년 ‘산업재해예방’이라는 책을 발간하면서 ‘1:29:300’이라는 법칙을 주장하였다.
이 법칙은 각종 재해 중에서 큰 재해가 발생했다면 그전에 같은 원인으로 29번의 작은 재해가 발생하...2021-04-01 20:19:42
[촉석루] 두려운 자리- 이월춘(시인·경남문인협회 부회장)
몇 년 전부터 진해문인협회 회장을 맡아달라는 이야기가 있었다. 그분들이야 내가 몇십 년을 진해문협과 함께해왔으니 인사치레로 하신 말씀이겠지만, 듣는 나는 두려울 수밖에 없었다.
진해문협은 돌아가신 방창갑 시인, 황선하 시인과, 정일근 시인이 나와 함께 만들고, 고 김정환 아동문학가와 둘이서 1990년 ‘진해문학’지를 창간하면서 지금에 이르고 있다.
...2021-03-31 20:55:09- 촉석루 4월 필진
4월 한 달간 촉석루 칼럼을 집필할 5명의 필진을 구성했습니다. 각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필자들은 다양한 글감으로 독자 여러분을 찾아갈 것입니다. 변치 않는 애독 바랍니다.(이하 게재순) ▲박옥순 경남도의원 ▲김현수 KBS창원 보도국장 ▲김태문 김해시 ...2021-03-30 20:13:50
[촉석루] 뭉쳐야 산다- 최원주(경남ICT협회 거제·통영지회장)
홈페이지 제작이라는 직업의 특성상 관광지를 돌아보거나 여행을 준비하는 과정, 혹은 여행 후 감상을 들을 수 있는 기회가 많다.
그래서 느끼는 것이 요즘 관광객은 온라인 속 엄청난 사진과 영상을 보며 사전에 철저히 준비하더라는 것이다. 또, 교통이 좋아 웬만하면 주변지역까지 모조리 섭렵하려는 경향이 있다.
통영과 거제 관광의 경우 첫째 날엔 통영 동...2021-03-30 20:13: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