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6월 27일 (목)
전체메뉴

[도의회 의장단 후보 난립 이유는] 다선·연장자 추대 관례 깨지고 초선 비율 높아져

  • 기사입력 : 2024-06-17 21:01:04
  •   
  • 국민의힘 의원 60명 중 31명 출사표
    암묵적 약속 깨고 자율경선 분위기
    당일 정견발표에 깜깜이 선거 우려
    원구성 끝나도 후폭풍 불가피 전망


    12대 경남도의회 후반기 원 구성을 앞두고 의회 내 다수당인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회는 18일 제414회 정례회 폐회 본회의 후 의원총회를 연다. 이날 총회에서는 후반기 경남도의회를 이끌 의장과 부의장 2명, 상임위원장 7명, 원내대표 1명을 당 후보로 선출한다. 경남도의회는 국민의힘 60석, 더불어민주당 4석으로 국민의힘이 다수당이어서 사실상 당내 후보로 결정되는 경선이 곧 본선인 셈이다. 도의회 국민의힘 소속 의원 32명(1명 사퇴)이 도전장을 내면서 경쟁이 과열돼, 선거가 끝나도 갈등이 봉합되는 데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경상남도의회./경남신문 DB/
    경상남도의회./경남신문 DB/

    ◇의원 절반이 ‘후보’= 12대 도의회 전반기 땐 의장은 2파전으로 치러졌다. 부의장·상임위원장 9석 가운데 4석은 무투표로, 나머지 5석은 2명이 출마했다. 후반기엔 의장 후보가 4명, 제1부의장과 제2부의장은 각각 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전반기 상임위원장 선거 역시 홀로 등록한 위원회는 없었다. 교육위 4명, 의회운영위원장·기획행정위원장·건설소방위 3명, 농해양수산위·경제환경위·문화복지위에 각각 2명이 후보로 등록했다. 전반기 의장, 부의장(제1, 제2), 7개 상임위원장 선거에 출마한 의원은 16명으로, 후반기 30명의 절반 수준이다.

    ◇경쟁 심화 원인은= 후반기 들어 이례적으로 많은 의원들이 ‘직’에 도전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그동안 의회 내부에서 이어지던 관례가 깨졌기 때문이란 분석이 많다. 통상적으로 의장직은 최다선 의원, 연장자가 추대되거나 소수 경선 방식으로 이뤄지는 것이 관례인데 후반기엔 4명이 출사표를 던지면서 이 공식이 깨진 상태다. 다양한 기회를 주자는 취지에서 ‘전반기 직책을 맡은 자는 후반기 직책을 맡지 않아야 한다’는 입장에 대해 암묵적인 동의가 있었지만, 강제성이 없다는 점 역시 이례적으로 경쟁률이 높은 이유로 꼽힌다.

    국민의힘이 절대다수를 차지하면서 ‘자율경선’으로 치러지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한 상임위의 경우, 지역 국회의원이 나서 ‘교통 정리’를 하려고 했지만, 조율이 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A의원은 “여야가 비슷하면 상임위원장 자리를 더 많이 차지하기 위해 ‘단일대오’가 형성되겠지만 지금은 누가 되더라도 같은 당이지 않나. 자유롭게 경쟁하는 분위기가 됐다”고 의견을 밝혔다.

    초선 비율이 높다는 것 역시 특징이다. 경남도의회 선수별 현황을 보면 4선 1명, 3선 2명, 2선 14명, 초선 47명으로 초선 비율이 월등히 높다.

    초선 상임위원장 비율은 갈수록 높아지는 경향을 보인다. 10대 전반기에서 재선이 6명에 3선이 1명이었지만, 10대 후반기에는 재선 3명에 초선이 4명(비례 1명 포함)으로 초선 비율이 크게 높아졌다. 11대 들어 전반기 재선 2명·초선 5명이었다 후반기에는 재선 1명을 제외한 6명 모두가 초선이었다.

    12대 전반기 상임위원장은 모두 재선으로 초선은 한 명도 없었다. 12대 후반기엔 7개 상임위 모두 초선 의원이 후보로 등록해 위원장 전원이 초선이 맡게 된다. 위원장에 도전한 초선 A의원은 “광역의회 초선이지만 기초의회에서 의장단, 상임위원장을 경험한 의원들이 많아 의정활동엔 무리가 없다”고 말했다.

    ◇‘깜깜이 선거’ 우려= 경남도의회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선거 당일 정견발표를 통해 3분 동안 공약을 발표한다. 문제는 검증할 시간이 부족해 친분이나 이해관계에 따라 투표할 가능성이 높다는 데 있다.

    건설소방위원장에 출마한 전기풍(거제2·국민의힘) 의원은 공약집을 제작했다. 전 의원은 “공약을 걸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상임위원장이 되면 어떤 일을 할 것인지, 말이 아닌 활자로 남기기 위해 만들게 됐다”면서 “다른 의원들도 투표 당일에 정견발표를 하기 위한 자료를 만들어오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시·도의회는 공식 출마기자회견을 열거나 기자와 인터뷰를 통해 공약을 발표하는 후보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민주당 광주시당은 전국 광역 시·도의회 의장 선거 최초로 생방송 TV 토론을 마련한다. 민주당 광주시당은 21일까지 토론회 시나리오 초안을 선관위에 전달하고 선관위는 후보 등록 마감 후 후보자에게 안내한다. TV 토론회는 오는 27일 또는 28일께 광주MBC 주관으로 한차례 열린다. 정책 비전을 제시하려는 고무적인 시도로 평가된다.

    그러나 과도한 언론 플레이가 불화를 일으킬 수 있어 조심스럽다는 의견도 있다. C의원은 “모 의회의 경우 같은 당 후보끼리 고소고발하는 등 진흙탕 싸움을 하고 있는데 보기가 좋지 않다. 의원들끼리 개별적으로 만나 선거 공약을 설명하는 과정으로도 충분히 나은 후보를 가릴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후폭풍 불가피= 전체 의원 절반이 선거에 뛰어들면서 ‘역대급’ 경쟁률을 보이고 있다. 추대 또는 단독 입후보한 선거가 없기 때문에 후반기 원 구성이 끝나고 후폭풍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경남도의회는 지난 11대 때 후반기 의장 선거에서 시작된 갈등이 반년을 넘기는 등 역대 가장 ‘불화 의회’라는 오명을 남긴 아픈 기억이 있다. 지난 2020년 6월, 민주당은 전반기 의장단 구성에 나선 후보는 후반기 의장단 후보에 나서지 않기로 약속했지만 당시 민주당이었던 김하용·장규석 의원이 당내 경선을 거치지 않고 각각 의장·부의장 후보로 등록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이후 의회는 파행이 지속됐고 이 과정에서 의원 간 고소가 진행되기도 했다.

    D의원은 “추대가 아닌 만큼 선거운동 과정에서 후보 간 어느 정도 앙금은 생길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의총에서 결과에 승복하기로 한 만큼 미묘한 신경전은 선거가 끝나면 없을 것”이라면서 “후반기에 뽑힐 의장이 낙선한 후보들은 모두 끌어안는 리더십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정민주 기자 joo@knnews.co.kr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정민주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