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홍준표 만남
,
대화의 기술이 부족했다
.
지난
18
일 경남도청에서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와 홍준표 경남 도지사 간에 회동이 세간의 관심 속에서 이루어졌다
.
한 사람은 지난
18
대 대통령 후보로서 현 박근혜 대통령과 근사한 표차로 낙선하고서 현재는 야당대표를 지내고 있는 사람이고 또 한사람은 과거 중량감 있는 중앙 정치인으로 있다가 고향인 경남으로 내려와 두 번에 걸쳐서 도지사를 지내고 있는 사람이다
.
두 사람은 모두 차기 대권 주자로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기에 그 언행 모두는 가볍게 여겨지지가 않는다
.
이러한 이유로 두 사람 간의 만남은 만남 그 자체만으로도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
그런데 두 사람 간의 대화 내용을 보니
‘
영 아니올시다
’
였다
.
우리네 보통사람들보다 나은 것이 하나도 없고 오히려 대화 당사자의 수준을 가늠해보는 것 같아서 실망스럽기 짝이 없는 일이었다
.
필자는 여기서 양측이 주장하는
‘
무상급식과 선별적 급식
’
어느 한쪽이 옳으냐를 따지려는 것이 아니다
.
두 사람의 정치적 위상으로 보아 둘의 대화 모습은 우리네 보통사람들이 하는 것과는 뭔가 다른 차원이고 거기에서 좋은 결과가 도출되기를 바랐던 기대가 컸기에 하는 이야기다
.
우리네 보통 사람들은 대화를 할 때에 견해를 달리하고 의견이 상충하는 일이 생기면 때로는 상대를 자극하는 험한 말을 하곤 한다
.
그런데 두 사람은 산전수전 다 겪은 노련한 정객이라 그 만남에서
‘
뭔가 수준 높은 대화로서 문제를 풀어줄 것
’
이라고 기대를 한 것은 인지상정인데 그 내용을 대하고 나니 여간 실망스러운 것이 아니었다
.
‘
만나서 오히려 감정의 골만 더 팬 듯
’
한 모습을 보여주었기에 그렇게 느낀 것이 필자 혼자만의 생각은 아니었을 것이다
.
두 사람 간의 대화 내용을 한번 살펴보자
.
두 사람의 대화는 처음 인사에서부터 기에서 눌리지않겠다는 듯 팽팽한 긴장 속에서 이루어졌다
.
문재인 대표가 인사를 나누고 먼저 예방한 목적에 따라 무상급식 문제를 거론하였다
.
홍지사는 이에
‘
무상급식을 중단한 것이 아니다
.
무상급식을 보편적으로 할 것이냐 선별적으로 할 것이냐가 문제다
’
‘
부유층과 저소득층 간에 교육비가 차이가 나서 교육 격차가 심하다
. (
무상급식비용을 아껴서
)
서민 아동 교육지원 사업으로 쓰겠다
.’
했다
.
이에 문대표는
‘
모든 아이에게 의무교육에 의무급식을 해야 한다
.
다른 데서는 다 하는데 왜 경남만 안되느냐
?
홍지사의 소신을 듣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
라고 받았다
.
홍지사는
‘
급식은 의무교육에 포함되지 않는다
.’
라며 대법원 판례까지 들먹이면서
‘
이미 도의회에서 예산이 확정되었다
.
만나서 이야기하려면 그 전에 왔어야 했다
’
고 했다
.
문대표는
‘
천하의 홍지사가 도의회 뒤에 숨는 것이냐
?
대안이 없으면 일어서 가겠다
.’
고 받았다
.
홍지사는
‘
오시려면 대안을 갖고 오셔야 했다
’
고 맞받았고
문대표는
‘
소득이 없다
.
벽에다 대고 이야기하는 것 같다
’
며 자리를 떴다
.
당시 회담의 분위기에 대해서 언론은
‘
격론을 벌이다 씁쓸한 표정으로 헤어졌다
.’ ‘
정면충돌 양상
’ ‘
거친 말이 오갔다
’
며 상스러운 내용으로 전하고 있다
.
이에
예사롭지 않은 두 사람의 만남에서 각자는 주장만 되풀이하다가 아무런 소득도 없이 얼굴만 붉히고 헤어졌는데
,
이것이
‘
과연 최선을 다한 일인가
?
달리 상대를 설득하여 좋은 결과를 도출할 수 없었던가
?’
를 지적하지 않을 수가 없다
.
‘
대화에서 상대를 설득하는 최선의 방법은 상대의 이야기를 귀담아들어 주는 것
’
이라 했다
.
또 역지사지
(
易地思之
)
라는 말도 있다
.
이 모두 자신의 주장을 내세워 상대를 굴복시키려 하기보다는 상대의 입장에 서서 이해하면 모든 일이 쉽게 풀린다는 말이다
.
두 사람 간의 대화 속에는 서로의 상황을 이해하려고 하는 노력은 부족하고 상대의 말꼬리를 비틀고 감정을 상하게 하는 입씨름뿐이었다
.
그로써 아까운 시간만 허비해버렸다
.
홍지사는 찢어지게 가난한 어린 시절의 역경을 딛고 일어난 입지전적인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
그도 어린 시절 배가 고파 수돗물로서 배를 채웠다는 말을 했다
.
문대표가 그런 홍지사의 지난 과거를 알고 있다면
‘
홍지사
,
당신도 어린 시절 배고픈 설움을 겪어보지 않았소
,
뭐니 뭐니 해도 배고픈 설움이 제일 비참한 것이요
.
우리가 정치를 하는 목적은 국민들 배고픔을 덜어주려는 것인데
,
다는 못 해주더라도 아이들 배고픈 설움만이라도 덜어줍시다
.’
고 설득하였다면 홍지사의 반응은 어떻게 나왔을까
?
그래도 도의회 핑계만 대었을까
?
‘
예
,
충분히 이해합니다
.
지금 비록 예산 편성이 다 되어 어쩔 수 없으나 추경에는 반드시 최대한 반영하여 아이들 배고픔을 덜어 주도록 하겠습니다
.
아이들 배곯이 하는 것은 우리 어른들 책임입니다
.’
라는 반응을 보이지 않았을까
?
그리하였다면 두 사람은
‘
아
-
들이 어데 남이가 다 우리 고향 아
-
들 아이가
?
고향 아
-
들 배곯게 해서는 안돼 제
!’
하며 얼싸안고 활짝 웃었을 것인데
...
그리하였다면 도민들 아니 국민들도
‘
역시 경남이 낳은 거물 정객 두 사람이 만나니 확실히 뭔가 보여 주는구나
’
하고 박수를 보냈을 것인데
…
.
많이 아쉽다
.
2015. 3. 19 독자 윤만보, 연락처 : 010-3837-0535
오래전 경찰서장을 지내고 퇴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