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3월 5일은 ‘정월대보름’
정월대보름은 ‘가장 큰 보름’이라는 의미로 음력 1월 15일을 말한다. 보름달은 질병이나 재앙을 밀어내는 밝음을 상징하기 때문에 우리 선조들은 보름달을 좋아했다.또 정월대보름은 농사의 시작일로 여겨 큰 명절로 지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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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헌종 때 정학유가 지은 ‘농가월령가’에는 “보름달 약밥 제도 신라적 풍속이라, 묵은 산채 삶아 내니 육미(肉味)와 바꿀소냐, 귀밝히는 약술이며 부스럼 삭는 생밤이라, 먼저 불러 더위팔기 달맞이 햇불 켜기 흘러오는 풍속이요 아이들 놀이로다“라고 기록돼 있어 정월대보름의 오래된 연원과 그 풍속을 엿볼 수 있다.
귀밝이술은 한 해 동안 귓병도 없고 좋은 소식만 듣게 해달라는 염원을 담고 있으며, 부럼을 깨무는 것은 한 해 동안 부스럼이나 종기가 나지 않고 건강한 이빨로 음식을 잘 먹을 수 있게 해달라는 염원을 담고 있다.여기서 재미있는 것은 ‘더위 팔기’이다. 정월대보름에 만나는 사람이 있으면 먼저 ‘내 더위 사가라’고 외치며 더위를 파는 것인데 더위를 판 사람은 한 해 동안 더위를 먹지 않는다고 믿었던 풍습이다. 마을의 골목을 이리저리 누비며 이웃과 친구에게 더위를 파는 아이들을 생각하니 절로 웃음이 나온다. 다시 생각해보면 얼마나 정감있는 풍경인가! 마음 한 켠이 따뜻해지는 기분이다.
사라져가는 옛 것들이 많다. 갖가지 세시풍속들이 사라져가는 것을 보면 안타까움이 든다. 시대가 달라졌으니 그 풍속이 달라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하지만 아무리 시대가 변하더라도 변하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인정(人情)이다.가족끼리 이웃끼리 서로 나누는 인간적인 정감은 사라지면 안되는 것이다. 좋은 전통을 우리가 보존하고 계승해야 하는 이유다
올 대보름에는 옛 전통을 되새겨 어른들께 귀밝이술을 한 잔 올리고 가족 간에 한 데 모여 부럼 깨물기를 해 보도록 하자. 아이들의 손을 잡고 달집태우기 행사라도 가서 이웃들과 어울려 보자. 전통(傳統)은 아이들의 기억을 통해 이어지는 것이다 이정수 농협경주환경농업교육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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