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학년이 되고서 나는 친구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한다. 새로운 친구와 사귀는 것도 고민이 되고 단짝인 친구와 더 잘 지내는 방법에 대해서도 생각한다. 친구란 무엇일까?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나온 답은 시원하고 달콤해서 자꾸 손이 가는 팥빙수다. 나는 무더운 여름 팥빙수가 주는 행복함을 안다. 친구도 나에게 행복을 준다.
오늘 나는 세상 하나뿐인 친구 팥빙수를 만들어 보려고 한다. 이 팥빙수가 잘 만들어지면 나는 정말 행복해질 것이다.
나는 소심하지 않고 시원시원한 성격을 갖고 싶어 팥빙수 얼음이 되고 싶다.
그 위에 부드럽고 달콤한 아이스크림 같은 내 친구 서준이와 함께하고, 상큼한 과일 토핑처럼 톡톡 튀는 생각을 잘하는 영건이와 함께하고, 고소하고 쫀득한 인절미같이 의리를 외치는 내 친구 정재와 함께한다. 새콤달콤 젤리 같은 새침데기 나은이, 달콤한 연유같이 다정한 유정이, 팥빙수 위 막대 초콜릿같이 모든 친구들이 좋아하는 정호, 내가 싫어하는 팥빙수 위의 녹차가루처럼 키 작은 나를 놀리는 친구도 있다. 여기에 우리 엄마 아빠의 사랑과 같은 달콤한 팥이 흘러넘치듯 듬뿍 올라가면 세상에 하나뿐인 친구 팥빙수가 만들어진다.
나는 행복한 사람이다. 차갑고 속까지 시원해지는 팥빙수를 퍼주는 숟가락처럼 내가 슬플 때 내 마음속에 고인 슬픔을 퍼주고 내가 화가 나는 일이 있으면 같이 씩씩거려주고 내가 잘하는 것에 ‘엄지척’ 해주는 친구가 있기 때문이다. 내가 만든 친구 팥빙수, 좋아하는 거 싫어하는 거 모두 섞였지만 행복을 주는 팥빙수임은 틀림없다.
많은 친구들과 매일매일 친구 팥빙수를 만들 수 있으면 좋겠지만 학원 시간에 쫓겨 다니느라 많이 아쉽다. 하지만 친구 팥빙수를 언제든지 만들 수 있도록 눈꽃처럼 부드러운 민찬 얼음이 되도록 노력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