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4월 27일 (토)
전체메뉴

지열발전소가 포항지진 유발했나…조사에 최소 1년 걸릴 듯

인간이 촉발한 '유발지진', 미국에선 규모 5.0 이상 사례도

  • 기사입력 : 2017-11-25 10:44:37
  •   
  • 최근 포항에서 발생한 규모 5.4 지진과 인근에 건설하던 지열발전소의 연관성을 규명하는 조사가 1년 이상 걸릴 전망이다.

    25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산업부는 지열발전소와 지진의 연관성을 확인할 조사단을 구성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산업부는 대한지질학회와 한국지구물리학회 등에 전문가 추천을 요청했으며 기상청과도 협의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지열발전소를 운영한 경험이 없고 외국에 관련 전문가가 많은 점을 고려해 미국, 일본과 독일 등의 전문가를 초빙할 계획이다.

    포항 지진 원인 중 하나로 지열발전소를 처음 거론한 이진한 고려대 지구환경과학과 교수가 조사 자문 등의 역할을 맡는 등 국내 전문가도 참여한다.

    산업부는 이 조사가 땅속으로 구멍을 깊이 파는 시추작업이 필요하고 지열발전소 아래에 있는 단층을 확인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어 오랜 기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전문가들에 따르면 쉽지 않은 조사라 1년 이상은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며 "외국에서는 2~3년 동안 조사한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이미 중단한 발전소 건설은 조사가 완료될 때까지 계속 중단한다.

    수십 년 전부터 지열발전소를 운영해온 미국 등 국가에서는 지열발전소가 인근 지역에 지진 활동을 유발할 가능성을 연구해왔다.

    이들 연구에 따르면 지열발전소는 지열로 수증기를 만들기 위해 땅에 물을 주입하고 터빈을 돌리고 난 수증기를 회수해 다시 땅에 주입하는데 이 과정에서 단층에 자극을 줘 소규모의 '유발지진(induced seismicity)'을 일으키는 경우가 있다.

    미국은 2009년 샌프란시스코 북부 '더 가이저(The Geysers)' 지역의 지열발전사업이 주민 반발에 부닥치는 등 논란이 되자 지열발전소와 지진의 연관성을 연구, 발전사업자들이 유발지진에 대응할 수 있는 지침을 2012년 발간했다.

    당시 지침은 지열발전으로 인한 지진은 대부분 규모 3.0 미만으로 "피해를 줄 지진을 유발할 위협이 작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최대 규모 4.6의 지진이 발생한 사례도 있다고 언급하면서 "규제 당국과 지역사회가 지열발전소를 수용할 수 있도록 이 문제를 심각하게 여기고 대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지침이 나온 뒤인 2016년 12월에는 더 가이저 인근에서 규모 5.0의 지진이 발생하기도 했다.

    지열발전소는 아니지만, 유정에서 원유를 산출한 뒤 폐수를 다시 땅에 주입하는 과정에서도 비슷한 원리로 유발지진이 발생하는데 2011년 미국 오클라호마에서는 폐수 주입 때문에 규모 5.6의 지진이 일어났다.

    정기적으로 지진 예보를 발표하는 미국지질조사국은 원래 유발지진을 예보에 포함하지 않았지만, 일부 지역에서 유발지진이 잦아지자 2016년 처음으로 유발지진 예보를 발표하기도 했다.

    지열발전소를 논의할 때 가장 주목받는 사례는 스위스 바젤로 스위스 당국은 2009년 12월 규모 3.4 지진이 발생하자 원인이 지열발전소라고 보고 건설을 영구적으로 중단했다.

    포항 지열발전소의 경우 연구단이 해외사례를 참조해 자체적으로 '미소진동 관리방안'을 마련했지만, 국내 최초의 실증연구개발사업이라서 유발지진에 대한 정부 지침은 없다고 산업부는 설명했다. 연합뉴스

    메인이미지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 관련기사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