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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죽음이라는 실존적 대명제 앞에 선 우리- 김영근(인제대 상담심리치료학과 교수)

  • 기사입력 : 2017-07-3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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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날 의학과 과학이 획기적으로 발달해 가면서 인간의 기대수명이 늘어나고 있다고 하지만 여전히 죽음은 언젠가는 맞이하게 되는 필연적 결과다.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역사학자로 불리는 유발 하라리가 쓴 책 ‘사피엔스’에서 다가올 미래에서 의학과 과학의 발전으로 인해 어쩌면 인간은 노화와 죽음의 문제마저도 극복하게 되는지도 모른다고 도전적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독자들은 인간의 노화와 죽음의 문제가 완전히 극복되는 세상이 오게 되리라는 상상을 쉽게 할 수 있는지 모르겠지만 필자는 그렇게 되리라고 생각지 않는다. 의학과 과학이 아무리 획기적인 발전을 이룩하고 있다고 할지라도 수많은 철학자들이 줄기차게 이야기 해 온 ‘인간은 언젠가는 죽는다’는 실존적 대명제를 망각하게 되는 일은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우리는 인생에서 수많은 죽음을 직간접적으로 듣거나 목도하면서 살아간다. 굳이 가까운 내 가족이 아니더라도 지인들 또는 지인들의 가족 장례식장에서 우리는 죽음 앞에 겸허한 마음을 가지게 된다. 인간은 언젠가는 죽는다는 실존적 대명제는 우리로 하여금 어떠한 마음을 가지게 만드는가?

    우리는 매일같이 죽음에 대해 불안해하지 않더라도 최소한 살다가 몇 번은 맞이하게 되는 가까운 사람들의 죽음을 통해 한 번쯤은 나 자신의 죽음에 대해 진지하게 숙고해 보는 일을 맞이할 것이다. 이는 바로 그 죽음이라는 것이 나에게도 필연적으로 해당된다는 실존적 대명제를 깨닫고 나서야 맞이하게 되는 실존적 불안, 즉 죽음 불안과 연결되어 있다.

    살아가면서 몇 번쯤은 진지하게 생각해 보는 죽음이라는 대명제 앞에서 우리는 어떤 자세를 가져야 하는가? 지금 여기에 펼쳐진 나의 인생을 어떠한 마음을 가지고 살아가야 한다는 것인가?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내 주위의 사람들과 어떠한 관계를 맺으면서 살아야 하는가? 어느 누구나 잘 먹고 잘 살기를 원하는 세상에서 나에게 있어서 잘 먹고 잘 산다는 의미는 무엇인가? 이러한 질문들은 우리에게 필연적으로 다가오고 있는 죽음에 앞서 지금 여기에 펼쳐진 내 삶에서 진지하게 되돌아보아야 할 문제다.

    김영근 (인제대 상담심리치료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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