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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6월 16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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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 산불 없는 지리산을 만들자

  • 기사입력 : 2007-04-27 09:4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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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한 내륙의 최고봉인 천왕봉(1915m)을 주봉으로 하는 지리산은 백두대간의 남쪽 끝자락에 우뚝 솟아 있다.

    천왕봉에서 노고단에 이르는 주 능선의 거리는 25.5km로 60여리이고 둘레는 320여km로 800여리나 된다. 경남. 전북. 전남의 3개 도와 함양군. 산청군. 하동군. 구례군. 남원시의 5개 시·군 15개 읍·면에 걸쳐 있으며. 그 넓이가 440.485㎢로서 여의도 면적의 52배에 달한다.

    이 광대한 지리산의 너른 품안에는 해발 1.500m 이상 봉우리 20여개와 10여개의 지능선 및 천왕봉. 반야봉. 노고단의 3대 주봉을 중심으로 병풍처럼 펼쳐져 있으며. 그 품 속에는 칠선계곡. 한신계곡. 대원사계곡. 뱀사골. 문수골. 피아골 등 15개의 계곡이 조화를 이룬 남한 최대의 산악공원이다.

    또 화엄사. 천은사. 연곡사. 쌍계사 등 유서 깊은 사찰과 국보·보물 등의 문화재가 많으며. 1천526종의 식물과 3천266종의 동물 등 4천821종의 다양한 생물을 보유하고 있다.

    이렇듯 삶의 터전이며. 민족의 영산으로 우리에게 소중한 지리산은 과연 산불로부터 안전한가?

    우선 답부터 말하자면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지난해 4월 말 함양군 병곡면 원산리 한 야산에서 성묘객에 의해 발생한 산불은 229ha의 산림을 사라지게 했다. 지금도 까맣게 변해버린 산은 아무말 없이 함양을 지키고 있지만 동해안지역의 강한 바람이 동반되지 않더라도 대형 산불은 내륙지역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좋은 예일 것이다.

    그리고 지리산은 3개 도 5개 시·군에 걸쳐 있어서 대형 산불 발생시 진화 지휘 및 협조 체제가 잘 이루어질 것이라고 기대할 수도 없는 실정이다.
    올해 지리산권역에 총 4회의 크고 작은 산불로 약 1ha의 산림피해가 발생하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 총 3회의 산불에 약 4ha의 산림피해가 발생한 것에 비하면 산림피해 면적이 매우 적어진 것을 볼 수 있다.

    특히 지난해 봄철 잦은 비로 인해 산불이 적었던 것을 감안해 보면 획기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제 지리산 자락에도 녹색의 풀들이 올라오고. 나무들도 물이 오르고 있어 산불 발생의 위험은 다소 없어 보이지만 방심할 수 없는 일이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산불이 인위적인 재난인 점을 감안한다면 국민들이 산 근처에서는 불을 사용하지 않는 조그만 관심과 실천이 산불관리센터를 운영하는 것보다 더 효과적일 것이다.

    우리의 후손들이 숲과 더불어 풍요로운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삶의 터전이며 생명산으로 자리 매김한 지리산에서 산불이 발생하지 않도록 국민적 공감대 형성과 협조를 간곡히 마음속으로 소원해 본다. 김철희 지리산권역 산불관리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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