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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6월 26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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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기도- 김일연(시조시인)

  • 기사입력 : 2012-11-15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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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른 아침 눈을 뜨면 나도 몰래 눈물이 나

    철없던 스물부터 철 지난 지금까지

    간절한 그 무슨 바람이 있는 것도 아니련만



    스물의 사랑 앞에

    삶 앞에

    죽음 앞에



    그보다 두려운 것은 사람의 쓸쓸함 앞에



    나 항상 새로 눈뜨며 가만히 눈물이 나



    김일연 시집 <엎드려 별을 보다>에서

    ☞ 무사히 눈뜬 아침을 찬양하여라. 오늘도 뒤척이는 잠에서 깨어났다. 까닭 없이 불안한 하루가 가고 생각이 생각에 더한 밤을 낳는다. 허방을 딛고 떨어지는 별똥별이여!

    생이 생을 건너온 아침, ‘눈을 뜨면 나도 몰래 눈물이 나’는 눈부신 약속은 이제 하지 말지어다. 사랑·삶·죽음은 한통속이거늘, 수심 깊은 강물은 흘러흘러 ‘간절한 그 무슨 바람이’ 있으리오.

    견딜 수 없는 것은 돌아선 당신의 등! ‘그보다 두려운 것은 사람의 쓸쓸함’이라. 쓸쓸한 바람이 낙엽을 데려가고 그림자 길게 누운 교회, 종소리가 울려 퍼진다. ‘일흔 번씩 일곱 번을 용서하라’고…. 김진희(시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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