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날! 농사용어도 알기 쉬운 우리말로 바꿔 사용하자!
잘 익은 벼로 넘실거려야할 황금 들녘은 최근 잦은 태풍으로 볼 수가 없다. 또 경기도와 강원도 북부에서 발생한 아프리카 돼지 열병으로 농촌지역의 농심은 애가 타고 있다. 많은 지역의 가을축제와 행사가 연기 또는 취소되고 있어 안타깝다.
지난해 우리 대법원이 일제강점기 전범기업에 강제동원 되었던 피해자들에게 배상판결을 하면서 일본 아베정부는 수출규제로 경제가 어렵다고 한다. 그래서 반일, 반아베 운동이 극에 치닫고 있다. 심지어 일본여행, 일본어 사용, 일본기업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 일본자본에 대한 거부감 또한 고조되고 있다. 많은 민간단체와 지자체 등도 동참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우리 농업분야에는 아직도 일본 용어 또는 일본식 한자어를 그대로 수십 년째 아무런 거부감 없이 사용되고 있다. 먹거리는 사람의 몸과 마음을 키워간다. 그 먹거리를 생산하는 농업이 일본 용어와 일본식 한자어에 오랫동안 오염되어 우리의 정신까지 미칠까 걱정이다. 사과, 배 등 과수농사를 짓는 농업인들은 도장지(徒長枝)를 잘라야 되는지 그대로 두어야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처음 듣는 사람은 도장지가 뭔지에 알아 들을 수가 없다. 도장지를 검색하면 ‘오랫동안 자는 눈으로 있다가 어떤 영향으로 나무가 잘 자라지 아니할 때에 터서 세차게 뻗어 나가는 가지’라고 되어 있으며 ‘웃자란 가지’로 순화하도록 하고 있다. 웃자란 가지라고 하니 듣는 순간 이해가 잘 된다.
이런 일본식 한자어는 일제강점기와 농업관련 학자 등이 일본 농업관련 기술과 서적을 그대로 옮겨오면서 우리 농업용어로 그대로 자리 잡게 되었다. 영화 ‘말모이’에서 ‘말과 글이라는 게 민족의 정신을 담는 그릇’이라고 했다.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인 일본식 농업용어를 알기 쉬운 우리말로 다듬는 것은 우리 민족정신을 지키는 것이다. 물론 언론, 방송, 학자들이 앞장서야 하겠지만 농업·농촌에서 일본식 농업용어를 청산해야 할 주체인 농업인들이 일상의 영농활동 속에서 우리말 용어 사용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농협경주환경농업교육원. 교수 이재호. 054-751-4100, 010-6244-98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