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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글/ 우리의 마지막 추억 만들기

  • 기사입력 : 2008-01-2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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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끼손가락 걸며 영원하자던 그대는 지금 어디에”

    김현식의 ‘추억 만들기’라는 노래가 라디오를 통해 간간이 흘러나올 때면 아이들의 아빠이자 사랑하는 남편과 결혼을 약속했던 장소인 가포의 ‘추억 만들기’ 레스토랑을 떠올리곤 한다.

    연애할 장소가 너무나도 없었던 그 시절에 그곳은 낭만적인 색다른 공간이었다. 눈앞에 펼쳐진 작은 바다와 그 바다에 떠있는 노 젓는 배를 타기도 했고, 밤이 되면 불을 밝히는 카페의 네온사인이 바다의 은물결과 어우러져 넘실거리고 색깔 좋은 칵테일 한 잔을 마시며 분위기를 한껏 즐기곤 했다.

    둥근 돌로 층층이 쌓아 올린 레스토랑 곳곳에 낙서를 남기기도 하고 촛농이 흘러내려 내 키의 절반만큼 높아져 가는 것을 보면서 세월의 흘러감을 느끼며 남편과 아이들과의 추억을 만들었다.

    이번 크리스마스를 맞아 이제는 훌쩍 자라 고등학생이 된 두 딸을 데리고 가족이 함께 ‘추억 만들기’를 찾았다. 오랜만에 찾은 그곳은 폐허 속에 덩그러니 남아 있었다.

    마창대교 건설과 가포 앞바다의 매립공사로 인해 올해를 마지막으로 모두 이전해야 되어서 지난 20년간의 영업을 마무리해야 한다고 했다.

    가족의 추억이 서려 있는 그런 장소가 사라진다고 하니 너무 섭섭하다. 상업적인 공간이 예전보다 많아진 요즘이지만 따뜻하게 느껴지는 공간은 많이 없는 것 같아 아쉬울 때가 많이 있다.

    우리 마산에도 따뜻한 정과 사랑을 나눌 수 있는 공간이 조금 더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기억은 머리에서 사라질지라도 그곳에서의 추억은 내 가슴속에 영원히 함께 할 것 같다. 박정신(마산시 월영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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