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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투고]마산시 공무원 금강산 여행사태를 보면서 /김구수(전 마산시 공무원)

  • 기사입력 : 2007-10-17 09: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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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근 한 달 동안 마산시 공무원 사회가 그다지 평화롭지 못한 것 같다. 태풍이 예견되는 가운데 공무원 29명이 9월 14일부터 3일간 금강산을 다녀온 일로 사무관들은 중징계와 직위해제를 당하고. 계장이하 직원들은 좌천인사와 함께 징계요구를 당했다고 한다.
    일기예보에 민감해야 할 공무원들의 입장에서 여행을 떠난 것은 분명 잘못된 일이다. 하지만 자세히 그 내막을 들여다보면 그렇지만은 아닌 것 같다.

    먼저. 공무원의 징계사건을 언론이 먼저 보도하고 경남도나 마산시가 뒤따라간 느낌이다. 중징계와 직위해제. 그리고 좌천인사는 시장이 산하 직원들에게 줄 수 있는 벌 중에서 가장 엄한 벌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인사위원회에서 소명의 기회는 아직 있다. 정확한 조사와 전후 사정을 파악하기도 전에 처벌 수위를 정해 놓고 언론에 발표부터 먼저 했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둘째는 태풍 ‘나리’가 직접 지나간 인근 시에서도 30명 가까운 인원이 공무로 외국을 다녀오고. 다른 지역에서도 금강산을 여행한 공무원이 있다고 들었다. 그런데도 유독 마산시 공무원만 언론의 질타와 시민들로부터 손가락질을 받았다.
    셋째는 비상근무 명령이 직접 떨어진 상태에서 여행을 했는가 하는 문제이다. 듣기로는 여행을 떠난 9월 14일 밤에는 비상근무 명령이 없었고. 태풍도 당초 9월 17일 저녁에 남해안으로 상륙한다는 예보가 있었기 때문에 여행을 마치고 돌아와도 태풍 대비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판단했던 것이다. 불행히도 태풍은 하루 앞서 왔고. 그 결과 징계라는 큰 불이익을 당하게 된 것이다.

    2002년 태풍 ‘매미’로 인해 마산이 큰 피해를 입었으므로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이번 태풍은 마산에 피해를 주지 않았고. 그동안 휴가도 없이 지역을 위해 열심히 일해 온 공무원들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그들에게 반성의 기회를 주는 것도 필요하다.
    1년 동안 틈틈이 모은 돈으로 가족을 위해 근무일이 아닌 주말에 다녀온 여행을 두고 너무 가혹한 벌만 내린다면. 평생 몸 바쳐 일해 온 유능한 인재를 잃는 우를 범할 수도 있다.

    김구수(전 마산시 공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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