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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21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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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투고]이 시대에는 성군과 현신은 없는가? / 김광성

  • 기사입력 : 2007-10-11 09:3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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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상에서 가장 뛰어난 군신관계의 전형을 들라면 망설임 없이 당태종 이세민과 재상 위징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두 사람은 왕자의 난 때 서로 상대편에 서서 먼저 죽여야 할 적대적 관계에 있었다. 하지만 난을 평정한 이세민은 평소에 위징의 인물됨을 알아보고는 죽여야 할 원수까지도 측근으로 발탁. 중용했다. 이에 위징은 임금의 심기를 건드리는 말이 될지라도 정사에 옳은 길이라고 판단이 설 때 목숨을 아끼지 않고 옳고 그름을 제시하는 충신으로 화답했다.
    요즘 말로 정말 아름답고 이상적인 환상적 콤비의 군신관계이다.

    바른 혜안과 냉철한 판단력과 이성으로 인물을 발탁하여 언로(言路)에 귀 기울일 줄 아는 군주 이세민. 죽음을 무릅쓰고 국정을 바르게 간할 수 있은 진정한 용기 있는 재상 위징의 보좌가 있었기에 당태종의 시대를 중국 역사는 정관의 치(貞觀之治)라 칭송하고 있지 않은가?
    자기 절제가 필요한 제왕도 인간이기에 때로는 과오를 범할 수도 있다. 그럴 때 목숨을 걸고 간하는 충신이 있으면 잘못을 막을 수 있다. 그러나 아무리 충신이 간한들 군주가 그 말에 귀를 기울여 주지 않는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군명신직(君明臣直 임금이 밝으면 신하가 곧다)’고 하였다.

    그날 그곳에는 국정의 바름을 위해 초개같이 목숨까지도 버릴 충신이 있었는가 하면. 오늘 이곳에는 옳음을 위해 목숨은커녕 하찮은 자리라도 버릴 수 있는 진정 용기 있는 관료조차 한 사람 찾을 수 없음이 안타까울 뿐이다.
    이 시대 이 나라에는 정녕 성군과 현신은 없는가?

    “동으로 거울을 만들면. 의관을 바로 할 수 있고. 과거를 거울로 삼으면 흥망성쇠를 알 수 있으며. 사람을 거울로 삼으면 이해득실을 알 수 있다. 짐은 늘 이 세 개의 거울을 가지고 나의 잘못을 고치고 예방했다. 지금 위징을 잃었으니. 거울 하나가 없어지고 말았다.” 태종은 위징이 세상을 떠나자 이렇게 한탄하며 슬퍼했다 한다.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 공직자는 그 어떤 거울로 우리 자신들의 모습을 비춰보고 있는지?

    몇사람 공직자들의 부적절한 행위로 온 나라가 혼란스러운 이때 모든 공직자들은 자신의 바른 모습을 비춰볼 수 있는 마음의 거울 하나와. 국민으로서의 도리를 다할 수 있는 또 다른 현실의 거울 하나로 우리 모습을 한번쯤 비춰 보자.
    독서하기 좋은 이 가을. 모든 공직자들이 성군과 현신들의 필독서인 ‘정관정요’를 한번쯤 읽으면서 온고지신의 마음으로 이세민 같은 성군. 위징과 같은 현신을 닮으려 노력하면 이 세상 민초들의 삶이 얼마나 아름답고 풍요로울까?

    김광성 / 경남도교육청 교원단체담당사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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