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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6월 26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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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칼럼-봄은 깨달음이다

  • 기사입력 : 2006-05-1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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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록의 계절 5월. 겨울이 지나고 5월이 왔지만 그 완연한 봄은 쉽게 오지 않은 것 같다. 때론 날씨가 변덕을 부렸으며 그 변덕을 투덜대기도 했다. 변덕(變德). 즉. 변하는 덕을 베풀어야 마침내 봄은 오는 것이다.

      봄은 상징적으로 생명과 소생. 희망과 시작을 나타낸다. 그래서일까. 봄에는 성자들도 많이 오셨다. 석가모니 부처님께서는 꽃이 만발한 봄에 오셨고. 예수님의 부활도 봄에 이루어졌다. 또한 소태산 대종사도 봄에 태어나셨고. 큰 깨달음도 봄에 얻어 원불교를 여셨다. 4월 28일. 그날이 바로 원불교의 최대 경절인 대각개교절이다. 말하자면 성자들은 봄이라는 계절을 택하여 우리들에게 생명의 의미를 전하고 인류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신 것이다.

      그래서 봄엔 깨달음을 구하여야 한다. 깨달음에 계절이 따로 있을까만. 특히 봄에는 죽은 듯한 나무에 잎사귀가 돋아나오고. 꽃들이 툭툭 터져 나오듯. 우리 속에 갊아 있는 성자의 싹을 키우며 깨달아나가야 한다.

      깨달음은 진리에 대한 깨달음. 은혜에 대한 깨달음. 관계에 대한 깨달음. 우리 마음 작용에 대한 깨달음이어야 한다. 이 깨달음이 거듭되고 깊어질 때. 인간은 생명 가치를 존중하게 되고. 너와 내가 은혜의 관계로 얽혀져 있으며. 우리 삶의 가치란 공익(公益)을 통한 보은행(報恩行 )에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봄이 난만해지는 5월 말의 지방 선거를 앞두고 공천 과정에 말들이 많다. 풀뿌리 민주주의의가 첫 단추부터 비민주적인 형태로 진행되어 걱정을 안겨 준다. 대종사께서는 일찍이 종교와 정치가 ‘세상을 운전하는’ 수레의 두 바퀴 같다고 하시면서 창생의 행복과 불행은 종교와 정치의 활용 여하에 달려 있다고 말씀하셨으니. 정치를 어찌 권모술수의 소산이라고만 말할 수 있을까? 그러므로 이 세상을 행복하게 하려면. 종교와 정치가 합심하여 참다운 도덕에 근본을 둔 선정덕치(善政德治)에 대한 깨달음이 반드시 요망되는 것이다.

      “권리를 독점하려 하지 말며. 이익을 독점하려 하지 말며. 명예를 독점하려 하지 말며. 대우를 독점하려 하지 아니하면. 스스로 공화(共和)가 되어 평화(平和)는 자연히 성립되리라”는 성현의 말씀이 이번 지방 선거에 정치의 원리로 작용하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봄이 참 좋다. 새로운 시작. 소생. 희망과 생명력. 그리고 온화함으로 가득 찬 봄에 건강한 씨앗이 뿌려지기를 기원해본다.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나며. 씨를 뿌리지 아니하면 가을에 거둘 것이 없는 만고의 진리를 깨달아서 세상의 기쁨이 더욱 커갔으면 좋겠다. 봄은 곧 깨달음이다.(정도성 원불교 도무·원경고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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