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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8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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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시론] 지역발전과 대학의 역할- 정필승(인제대학교 미래에너지공학과)

  • 기사입력 : 2024-03-03 18:5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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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애플, 구글, 페이스북과 같은 기업 하면 생각나는 공통점은 무엇일까?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주로 ‘혁신’ 이라는 단어를 떠올릴 것이다. 또 다른 공통점은 이 기업들이 세계적인 첨단기업들이 모여있는 ‘실리콘밸리’에 속해 있다는 점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실리콘밸리는 첨단기술과 IT 산업의 심장이라 불릴 정도로 수많은 사람들에게 새로운 기술과 도전적인 혁신을 상징하는 이름이 되었으며, 이제는 짧지 않은 역사와 높은 성장의 실리콘밸리는 여전히 새로운 스타트업과 함께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실리콘밸리의 성공 요인은 새로운 산업에 친화적인 미국의 산업환경과 더불어 주정부의 규제 완화 및 적극적인 재정 지원, 그리고 이로 인한 많은 벤처자본과 투자자들의 지역 유입에 있다고 알려졌다. 이러한 산업 여건과 더불어 실리콘밸리 성장의 이면에는 지역 사립대학인 스탠퍼드 대학을 중심으로 지역 교육연구기관과 지역 산업 간의 긴밀한 협력체계로 달성된 것이라 평가되기도 한다.

    약 100년 전 활발한 산업화로 내국인 및 이민자들이 대거 유입되어 도시화가 진행되던 미국 동부지역과는 달리 서부지역은 상대적으로 낙후된 지역이었지만, 스탠퍼드 대학 설립 이후 대학 주변을 중심으로 산업친화적인 환경으로 변화가 시작되었다. 특히 당시 공과대학장인 프레더릭 터먼은 기업가정신 캠페인을 통해 스탠퍼드 교수들과 졸업생들에게 스타트업을 적극 권장했으며, 우수 인재를 유치하기 위해 대학 부설 연구단지를 설립했다. 새로운 사업 창출과 협력연구개발 역량 확대의 성과로 지금의 HP, GE 등 유명 회사들을 탄생시키는 등 지역 산업환경 발전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이후 스탠퍼드 대학 및 유관기관들은 첨단 기술 기업 간의 협력을 활성화하는 허브 역할과 동시에 새로운 스타트업의 인큐베이터로서 실리콘밸리 성장의 핵심 역할을 맡고 있다. 이러한 스탠퍼드-실리콘밸리 산학협력 및 지역발전에서의 스탠퍼드의 리더십 사례는 지역산업-대학 간 협력과 지역 발전을 위한 벤치마킹에 자주 활용되고 있다.

    지금 대한민국은 출생률 감소로부터 이어지는 학령인구 및 생산인구 감소, 그리고 더 나아가 지역소멸에 대한 우려는 매년 더욱 심각해지고 있으며, 지자체 및 정부를 비롯한 구성원 모두 해결책을 찾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지역발전이 상기 문제들의 많은 부분들을 해소할 수 있지만, 중앙정부 혹은 지자체의 의지만으로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에 역부족인 상황이다. 스탠퍼드-실리콘밸리 산학협력 사례는 미국과 우리나라와의 정치적, 사회적 여건이 다르고, 지금의 산업구조도 크게 달라졌기 때문에, 본 사례를 우리 지역사회에 직접 적용하여 실리콘밸리와 같은 정도의 결과를 기대하는 것은 당연히 불가능할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이 사례에서 우리가 확인할 수 있는 사실은 실리콘밸리 시작의 이면에는 동부지역에 비해 비교적 낙후된 환경과 우수한 인력 유출에 대한 문제 인식에서 시작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역 내 다른 이해관계를 가진 기업들을 서로 연결하고, 기존 기업을 성장시키고 새로운 기업을 양성하기 위해 대학이 지역 산업의 네트워크 허브로서 대학 본연의 유연성과 추진력이 적극적으로 활용되었다는 점이다. 물론 지금까지 우리나라 대학들은 지역산업 활성화, 일자리 창출 및 취업 등 주어진 산학협력 임무를 충실히 수행해왔지만, 지금 대한민국은 글로컬대학 30 사업을 비롯해 대학으로 하여금 혁신적인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요구에 능동적으로 대응하여 앞으로 우리 지역의 대학은 지역사회의 발전을 이끌어가는 리더로서의 인식과 지역사회의 비전과 동반성장의 로드맵을 제시하여 변화하는 여건 속에 지역의 발전을 선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정필승(인제대학교 미래에너지공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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