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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8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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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피장부아장부(彼丈夫我丈夫)- 김재하(6·25참전유공자회 창원지회 사무국장)

  • 기사입력 : 2024-02-27 19:4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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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년 청룡의 해인 갑진년, 누구나 그러하듯이 새해 소망은 우리 가족의 건강과 경제 상황이 좋아져 살기 좋은 가정을 이루어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이다. 그런데 올해는 유달리 미래가 만만찮게 전개될 것으로 보는 이유가 있다. 전 세계 약 76개국에서 선거가 예정된 선거 열풍의 해이다. 올해 세계는 정치권 지형이 바뀌고 정책과 경제의 판도가 크게 달라지며 때론 엄청난 소용돌이 속으로 몰아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학교에서 국어 교사로 근무하면서 토론반을 만들어 학생을 지도한 일화를 소개한다. 토론 시간에 ‘피장파장의 오류’를 설명하면서 학생들에게 물었다. 가장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곳이 어디일까? 이 질문에 한 학생이 “가장 만연한 곳 가운데 하나가 정치권입니다”라는 대답을 한 후 “야당이 여당이 되고, 여당이 야당이 되면 자기 발목을 잡으면서 한때의 무기였던 말과 논리가 처지가 바뀐 상대를 매섭게 공격할 때 동원할 수 있는 방어 논리가 ‘피장파장’”이라며 “여당이 하는 일이 항상 이런 거지, 왜 우리만 보고 그래?”라는 부연 설명을 이어간 당시의 기억을 되새기면서 피장부아장부(彼丈夫我丈夫)의 사례를 소개한 제자를 떠올려 보았다.

    우리나라의 정치 지도자들과 집단은 잘못을 지적당하면 절대 인정하거나 사과하지 않고 거의 본능적으로 ‘그러면 너는’부터 들이미는 이상한 습성을 지니고 있다. 그다음 ‘나의 잘못은 용서받을 수 있지만 너의 잘못은 절대 용서받을 수 없다’라는 뻔뻔하고도 상식 이하의 이중잣대를 동원하고 서로가 궤변으로 상대의 궤변을 받아치는 난장판을 만든다. 이런 장면을 보면 정치인을 대상으로 논리학을 지도하고 싶은 심정이다. 필자가 가르친 학생들 수준보다 훨씬 낮으니 말이다.

    논리와 별개인 말재주만 화려한 위정자를 보면서 새삼 우리나라의 앞날이 불안해지는 것을 느끼고 있는 것은 비단 필자뿐이 아닐 것이다. 모든 특권과 특혜를 내려놓고 오직 국민을 받들고 국민을 섬기며 국민을 위해 봉사할 준비가 되지 않은 위정자는 스스로 포기해야 마땅하다. 다가오는 4월 총선 이후의 우리나라는 정치권의 탈바꿈을 비롯하여 경제, 사회, 문화, 스포츠 모든 면에서 청룡의 힘찬 기운을 담뿍 받아 세계의 중심 국가로 웅비할 것을 기대해 본다.

    김재하(6·25참전유공자회 창원지회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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