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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9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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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가깝고도 먼 미술관- 차상호(정치부 부장)

  • 기사입력 : 2024-02-22 18:5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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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점심을 먹고 일행과 함께 들어오지 않고 경남도립미술관으로 향했다. 경남도청에서 미술관 가는 길은 소나무 숲이다. 경남의 시군에서 가져온 소나무들을 옮겨 심은 곳으로 낮게 드리운 가지들 사이로 난 오솔길. 가랑비가 내려 걸을 때마다 ‘찹~찹’ 기분 좋은 소리가 난다. 몇 분 채 걸리지 않은 미술관 가는 길이지만 도청을 출입하고도 석 달 만에야 가본다.

    ▼뜬금없이 미술관에 간 것은 오며 가며 미술관을 지나는 길에 본 특별전시회 주제가 마음에 들어서였다. ‘보통Ordinary 사람들의People 찬란한 Splendid 역사History’와 ‘무수히 안녕’이라는. 보통사람들 기획전이 마침 25일까지라는 소식을 들으니 문득 가보고 싶어졌다. 이건희 컬렉션 때 그 많은 사람이 다녀갔을 때도 가고 싶다는 감흥이 없었는데 허영 가득한 이끌림에 찾은 미술관이다.

    ▼워낙에 문외한이다 보니 유명 작가도 유명한 작품도 모르지만 배운성의 ‘가족도’를 보는 순간 반가웠다. 해냄에서 펴낸 김인혜 작가의 ‘살롱 드 경성’에서 보면서도 인상이 남았는데 ‘실물 영접’인 셈이다. 실제 크기의 작품을 보니 역시나 좋았다. 이우성의 ‘나는 이곳에 다시 올 거야’도 눈에 확 띄는 작품이었지만, 김홍도의 윷놀이, 씨름, 춤추는 아이도 새로웠다. 전체만 보다 인물 하나하나를 클로즈업한 전시방식도 흥미로웠다. 그러다 보니 작가 미상의 농가월령도 십이폭병풍에선 모든 인물을 하나하나 자세히 보게 된다.

    ▼책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에서 작가는 ‘거장 전시관’에 있는 작품 속 사람이 8496명이라고 했는데, 이우성 작가의 작품을 보며 나랑 눈 마주친 사람 찾기를 해봤다. 17명까지 세다가 포기했는데 파란 모자 왼쪽 옆에 옆에 사람은 딱 눈이 마주쳤다. 소소한 재미가 있는 미술관 관람이었다. 여러분께도 권한다. 원래 관람료도 저렴한데 평일 점심시간은 무료다.

    차상호(정치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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