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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9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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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빨라지는 벚꽃엔딩- 김정민(사회부장)

  • 기사입력 : 2024-02-20 19: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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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원도 태백에 있는 사립 전문대인 강원관광대학이 오는 29일 문을 닫는다. 진주 한국국제대학교가 지난해 8월 폐교한 지 6개월 만이다. 전문대가 자진 폐교하는 것은 2018년 2월 경북 대구미래대 이후 두 번째다. 강원관광대학의 학교법인인 분진학원은 지난해 9월 2024학년도 신입생 모집을 중단하겠다고 결정한 뒤 학내 구성원과 지역사회 의견 수렴을 거쳐 지난달 12일 교육부에 자진 폐교를 신청했다.

    ▼교육부에 공식 확인된 폐교 대학은 2000년 광주예술대를 포함해 21곳이다. 국립대학이 문을 닫으면 주변 학교에 흡수돼 통폐합되는 것과 달리 사립대학은 대부분 폐교 절차를 밟는다. 폐교한 21개 대학 가운데 서울 백병원 내 있던 사립 대학원대학인 인제대학원대(2015년)와 경기도 광주에 있던 계약 신학대학원대(2023년)를 빼면 모두 비수도권인 지방대학이다.

    ▼해방 당시 29개에 불과했던 대학은 높은 교육열과 늘어난 대학 진학률로 1990년 이후부터 폭증했다. 1990년 241개로 늘어난 대학 수는 2000년 349개, 2005년 360개로 급증했다. 현재 전국 대학 수는 다소 줄어든 335곳으로 수도권 115곳, 비수도권은 220곳이다. 대학은 여전히 넘쳐나는데 배울 학생이 줄어들면서 위기가 부메랑으로 다가오고 있다. 특히 수도권 쏠림 현상으로 입학 자원이 줄어든 지방대학의 재정은 더 악화하는 실정이다.

    ▼지방대학 위기는 학생, 교수, 교직원들의 불안과 함께 주변 상권과 연계돼 지역 경기침체, 지방소멸 가속화 등으로 이어진다. 지역 문화와 산학협력, 평생교육의 쇠퇴도 우려된다. 그렇다고 회생 가능성이 없는 대학에 무작정 국가재정을 쏟을 수도 없는 형편이다. 지속 가능한 대학은 적극 지원해 경쟁력을 갖추도록 하고, 그렇지 않은 대학은 추려내야 한다. 시간이 많지 않다. 벚꽃 개화 시기가 빨라지는 만큼 소위 ‘벚꽃 피는 순서대로 대학들이 문을 닫는다’는 벚꽃엔딩도 빨라지고 있다.

    김정민(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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