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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9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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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시론] 지역 소프트웨어를 주치의처럼- 박희찬(㈜포커스윈 대표이사)

  • 기사입력 : 2024-01-28 19:3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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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주항공청, 창원국가산업단지 고도화, 마산자유무역지역 국가산업단지 지정, 디지털마산자유무역지역 등 경남지역 산업계에 굵직하고도 좋은 소식들이 연초부터 들려왔다. 반면에 우리 지역의 중소기업이나 소프트웨어 산업 발전에 관한 소식은 잘 보이지 않는다. 우리나라 중소기업은 전체 기업체 수의 99%, 종사자의 81%가 된다고 하는데, 경남도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중소기업 발전은 경남 발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민생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빠른 길이 될 수 있다. 중소기업 발전 이슈에는 대·중·소기업 간 격차와 구조적인 문제 등 여러 난제들이 있겠지만, 발전 방향성과 관련해서는 ‘IoT기반 스마트화’가 키워드일 것이다. 그리고 여기엔 소프트웨어가 가장 필수적 요소이다.

    기업에서 스마트화란 무엇일까? 공장 자동화 또는 ERP나 MES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것도 스마트화의 과정이겠지만, 기업이 고도의 관리능력을 가지는 것이 스마트화다. 그것도 사람, 즉 Human Resource가 아닌 기계, 센서, 통신, 컴퓨터 프로그램 등으로 융합된 ‘지능적 사물에 의한 고도의 관리능력’을 말한다. 하루가 멀게 변화 발전하는 시장과 고객에게 빠르게 대응하고, 일상 속에서 수시로 발생하는 실수를 방지하며, 숨겨진 문제를 발굴 예측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 가는 것이 스마트화의 목표이다. 최고의 기술력, 우수한 품질, 빠른 납기가 여전히 중요하지만 이제는 혁신적 제품 과 서비스를 개발할 능력, 핵심적인 시장을 발굴 공략할 수 있는 능력이 필수적 요건이다.

    중소기업에서 스마트화는 회사 사정에 따라 다 다를 수밖에 없다. 정부에서 가이드하는 폭넓은 범위의 스마트화만이 스마트라고 생각할 필요가 없다. 정부에서는 지원사업을 통해 혁신 방향으로 리드할 뿐이지 결국 혁신을 일으키는 것은 스스로 하지 않으면 안된다. 각 기업이 가장 필요로 하는 부분부터 혁신적으로 바꿀 수 있는 지능적 관리능력을 갖춰 가면 그것이 스마트화의 시작이다.

    그러한 지능적 관리능력에는 소프트웨어가 필수적 요소이고, 특히 자신의 회사에 맞는 소프트웨어를 구축해나가야 한다. 이는 단시간에 이룰 수 없다. 회사의 현황을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이해해야 가능한 일이고, 도입 후에는 사용하면서 계속적으로 개선해 나가야 하는 것이 소프트웨어이다. 멋진 제안서와 많은 기능을 갖춘 프로그램을 도입했다고 해서 회사가 혁신되지는 않는다. 도입한 프로그램을 잘 운용해야 성공할 수 있다. 소프트웨어는 경영 환경의 변화에 따라 계속 변화 발전을 시켜줘야 제대로 쓸 수 있는 제품이다. 사람이 세월이 지나도 입사 때와 똑같다면 쓰임새가 너무 좁거나 쓸 수 없을 것이다. 소프트웨어는 사람과 가장 많이 닮은 제품이다. 채택도 중요하지만, 운용이 더 중요한 이유이다.

    소프트웨어는 개발할 때는 건물을 만드는 것처럼 현재 여건에 맞추면서도 오래 쓸 수 있도록 미래를 고려하면서 맞춤형으로 개발하게 된다. 사용할 때는 어린 학생을 키워 가는 교육처럼 시간이 지나면서 변화·성장시키면서 사용해야 성과를 낼 수 있는 작업이다. 이러한 특성에 맞게 지속적으로 지원하면서 운영을 해줄 수 있는 업체는 멀리 있는 업체가 아니라 근접거리에서 지원, 운영하는 업체이다. 대기업과 달리 중소기업은 작은 조직에 사업장이 한 지역 안에 소재하고 있고, 소프트웨어는 점차 일상적 업무가 되어 가고 있다. 지역 소프트웨어 업체를 주치의처럼 곁에 두고 스마트화를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한 형태가 될 것이다.

    스마트화는 도입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마음으로, 작은 부분이라도 혁신을 해보겠다는 의지로, 겉으로 드러나는 스마트화가 아니라 속살을 채우는 스마트화를 우리 지역 중소기업들이 가까이 있는 소프웨어업체와 함께 이뤄가기를 기대해본다.

    박희찬(㈜포커스윈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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