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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2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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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메세나, 그리고 문화예술- 석수근((사)경남메세나협회 전무)

  • 기사입력 : 2024-01-01 20:5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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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마 제국은 예술과 문화가 가장 번성했던 국가로 기억된다. 그것은 가이우스 클리니우스 마에케나스(Gaius Clinius Maecenas)의 선정(善政)에 기인한 것이었다. 마에케나스는 로마제국의 첫 황제였던 아우구스투스(Augustus)의 친구이자 재상이었다.

    마에케나스는 베르길리우스와 호라티우스 등 당대의 문화예술계 문호들을 적극 후원하여 그들의 창작을 지원했다. 그뿐만 아니라 건축 분야에 이르기까지 당대의 다양한 프로젝트에 관여했다고 전해진다. 그는 예술이 제국의 영광을 드높이고 시민들의 삶에 활력을 불어넣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믿었다.

    비록 제국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지만, 마에케나스가 후원한 예술 작품과 건축물들은 오늘날까지도 문화유산으로 남아 로마의 영광을 기억하게 한다. 그 예술적 가치는 시대를 초월하여 현대에 이어지고 있으며, 그의 이름에서 유래된 ‘메세나(Mecenat)’는 문화예술을 지원하는 활동의 대명사가 되었다.

    호랑이가 죽어 가죽을 남기듯 2000년이 지났지만, 마에케나스는 그의 이름을, 그리고 고도(古都) 이탈리아 로마에는 문화와 예술의 유산을 남겼다. ‘로마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금언 속에는 또 다른 예술가들을 후원한 숨은 공로가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요한 하위징아(Johan Huizinga)는 그의 저서 ‘호모 루덴스(Homo Ludens)’에서 인간이 다른 동물과 구별되는 본질이 ‘유희’에 있다고 역설한 바 있다. 상상의 세계에서 놀며 다양한 창조 활동을 전개하는 것이 가장 인간적이고도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문화인 것이다. ‘슬기로운 인간(호모 사피엔스)’을 넘어 ‘놀이하는 인간(호모 루덴스)’으로 불리고 있는 마당에 우리는 우리의 놀이, 문화예술의 영역을 가꾸고 키워나가야 할 사명감을 가져야 할 것이다.

    문화예술 후원은 마치 작은 씨앗을 심어 나무로 가꾸어가는 과정과 같다. 이제 겨우 싹을 틔운 씨앗이 언제 큰 나무로 자랄까 싶지마는 꾸준한 관심과 응원은 예술의 뿌리를 깊이 뻗게 할 것이고, 어느새 숲을 이루어 우리에게 위로의 그늘과 풍요로운 열매를 제공해 줄 것이다.

    석수근((사)경남메세나협회 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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