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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 氣 받기- 삼성·LG·효성·GS 창업주 이야기] ‘부자 氣 받기’ 연재를 마치며

기록으로 바뀌는 역사… 이병철 ‘마산 협동정미소’ 위치를 찾다

  • 기사입력 : 2023-12-28 10: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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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 사람 기억 아닌 정직한 기록 남기고 싶어
    창업주 회고록·보도내용 등 사실자료 근거
    2021년 7월부터 2년여간 총 5부 74회 연재

    관계기관·향토사 지역 전문가 도움 받아
    이병철 정미소 찾기 포럼 열고 지번 찾아
    외형 복원·조형물·관광명소화 추진 기대

    30년 전 필자는 중국의 기업 규모 96위인 화서그룹 오인보 회장에 관한 기록과 사진을 보았다. 2015년 필자가 ‘오인보와 화서촌’이라는 이름으로 번역하여 출간하는 영광을 누렸다. 이를 계기로 기록의 소중함, 기록의 필요성을 알게 되었다. 필자의 기록 예찬론이다.

    한 자루의 몽당연필이 역사를 바꾼다. 기억은 기록을 넘지 못한다. 기억은 한 사람의 것이지만, 기록은 만인의 것이 된다.

    난중일기, 열하일기, 백범일지, 최부의 표해록도 기록이 남아 있어 그 존재 가치가 빛나는 것이 아닐까?


    # 기록을 정리한 기록

    2021년 7월부터 시작된 ‘부자 기(氣)받기’는 2023년 12월 21일까지 총 5부 74회를 연재하니 기록을 정리한 필기구는 몽당연필이 되었다.

    ‘또 하나의 가족, 삼성그룹 창업주 이병철(18회)’, ‘여보게 조금 늦으면 어떤가? 효성그룹 창업주 조홍제(14회)’, ‘순간의 선택이 10년을, LG그룹 창업주 구인회(20회)’, ‘멈춤과 절제의 미학 GS그룹 설립과 허준구(12회)’, ‘내명자경 외단자의 GS그룹과 허씨 형제들(10회)’로 나누어 연재되었다. 창업주의 회고록, 보도내용 등 사실적 자료에 근거하여 기록한 연재라 자부심도 가지고 있다.

    부자기받기

    # 검증과 보완이 진행되고 있는 창업회장 관련 기록들

    -구인회 편 : 지수마을협동조합 터, 지수면 일본인 상점 무라카미 가게 터, 진주포목점 최초 개점 장소, 구인회의 진주 고택 겸 구자경의 진주 신혼 주택 터, 구인회가 이끌었던 지수면 축구팀 응원가, 팀 깃발 등

    -이병철 편 : 자형 허순구가 설립한 진주 최초의 백화점 문선당 터, 허순구의 진주 고택 표지석 설치, 이병철의 최초 사업장 마산 협동정미소 복원 및 표지석 설치, 장녀 한솔그룹 이인희 회장의 의령 정곡초등학교 재학설 등

    -조홍제 편 : 군북산업주식회사 터와 해방 후 최초 마산사업장 육일공작소 터는 검증이 필요하다.

    -허만정 편 : 차남 허학구의 사진 공개, 진주일신여자고등보통학교 교장으로 근무한 일본어 신문의 분석 등도 흥미로운 소재이다.

    필자가 이병철의 마산 협동정미소의 사실적 관계와 정미소 터 찾기 추진 과정에 관해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필자가 이병철의 마산 협동정미소의 사실적 관계와 정미소 터 찾기 추진 과정에 관해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 창원시정연구원 김영표 원장의 혜안

    필자는 2021년 7월 30일, 경남신문에 연재한 ‘이병철의 첫 사업 마산에서 정미소 운영하다’ 편에 이병철의 최초 사업장 마산 협동정미소를 찾아야 하는데 자료 수집과 검증에 개인의 자격으로 어려움이 많아 관계 기관의 적극적인 도움이 필요하다고 하였다.

    그후 여러 과정을 거쳐 창원시정연구원 김영표 원장님을 소개받아 이병철의 최초 사업장 마산 협동정미소에 관한 브리핑을 하였다. 연구 능력이 풍부한 김 원장님은 필자의 설명을 듣고 시정연구원 구본우 창원학연구 센터장을 불러 방향 설정과 접근 방법에 대해 정확한 맥을 잡아 주셨다. 그래서 개최된 것이 ‘이병철 정미소 찾기 전문가 포럼’이었다. 이 행사는 중앙과 지방 언론사에서도 관심을 가져 주었다. 이병철 정미소 찾기 전문가 포럼 개최 후 5일 만에 이병철의 최초 사업장인 마산 협동정미소의 일제강점기 주소를 찾는 성과를 올렸다.

    지난 15일 창원시정연구원 대회의실에서 이병철 마산정미소 주소 찾기 포럼이 열렸다.
    지난 15일 창원시정연구원 대회의실에서 이병철 마산정미소 주소 찾기 포럼이 열렸다.

    # 집단지성의 힘, 협동정미소 찾기 포럼 개최

    지난 15일 오후 2시 창원시정연구원 대회의실에서 제1차 ‘이병철 마산정미소 주소 찾기 포럼’이 개최되었다. 필자가 발제자로 나서 이병철의 최초 사업장이 마산(현 창원시)이었다는 것에 대한 문서를 통한 사실성, 그리고 3년간 협동정미소를 찾기 위해 추진한 과정 등에 대한 설명을 하였다. 이어 참석자들의 토론이 이어졌다.

    마산 역사에 대한 최고의 전문가인 허정도 건축사는 협동정미소 후보 지역 일대의 모(母)번지를 취합, 토지대장에 이병철 소유 지번 기록확인 등 일제강점기 당시의 번지를 중심으로 한 현재의 위치 변화 추적을 제안하였다.

    마산 문화계의 큰 어른인 임영주 전 마산문화원장은 일제강점기 지역 경제 도서에서부터 자료 추적을 하자고 제안, 구체적인 도서까지 추천하였다. 그리고 마산 향토사 전문가인 박영주 경남대 박물관 연구위원은 마산과 관련된 일제강점기 자료 검색을 통해 정미소 찾기 등 추진 방향이 어느 정도 구분되어졌다. 이렇게 하여 수집된 내용은 2차 포럼 때 경과보고를 하기로 하였다.

    지난 4월 11일 진주 중앙시장 내 구인회 주단포목상점터를 홍보하는 조형물이 설립됐다.
    지난 4월 11일 진주 중앙시장 내 구인회 주단포목상점터를 홍보하는 조형물이 설립됐다.

    # 저절로 찾아지는 경우는 없다

    필자는 3년 전 경남 출신 창업주 세 분을 연구하면서 첫 사업장이 모두 진주, 마산(창원)인 것을 확인하고 반드시 이 사업장을 찾아 경제유산으로 남겨야 한다는 생각을 가졌다. 이병철의 마산 협동정미소 터와 조홍제의 마산 육일공작소 터도 찾기 위해 동분서주하였다.

    국내 자료로 허정도 건축사, 유장근 교수의 출간 도서와 논문, 그리고 마산상공 100년사, 조선공장명부, 동아경제시보사 조선은행 회사조합요록 등 다양한 일제강점기 마산 관련 도서 등을 기초로 시작하였다. 그리고 문창문화연구원의 한석태 원장께서 필자의 취지를 듣고 박영주 위원을 소개해 주었다. 그때 “당시 지금의 회원동 환금프라자 건물 위치로 추정된다”는 대화를 나눈 적도 있었다.

    경남대학교 유장근 교수도 협동정미소 후보지 몇 곳을 필자에게 알려주었는데, 안타깝게도 작년에 돌아가셨다. 유 교수님의 부재는 마산지역의 박물관이 하나 없어진 것과 같이, 오늘 이렇게 가슴 아프도록 여운이 남는다.

    필자는 창업주 세 분과 관련한 기록을 책으로 출판하였다.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 기록’, ‘구인회 LG그룹 회장, 기록’, ‘조홍제 효성그룹 회장, 기록’이라는 제목을 붙였다. 필자가 출간한 책의 내용과 인용은 대부분 인터뷰나 자료 출처의 동의를 받아 실명과 당시의 상황을 그대로 기록화하였다. 훗날 이병철의 협동정미소 터 찾기 과정도 기록으로 남기면 좋을 것 같아 그 과정을 정리해 보았다.

    # 이병철의 마산 협동정미소 위치 지번을 찾다

    ‘이병철 정미소 주소 찾기 포럼’이 끝난 지난 15일 오후 박영주 위원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포럼에 참석 후 이병철의 정미소에 관심을 가지고 여러 가지 일제강점기 자료를 다시 찾아보았는데, 협동정미소로 기록된 신문 보도를 찾았다고 하였다.

    저녁 9시가 지나 카톡으로 협동정미소 관련 조선일보 1933년 7월 20일자 신문 보도내용을 보내왔다. 이병철이 설립한 협동정미소는 1936년이라 일치되지 않는 이유 등 의견을 서로 주고받았다.

    12월 19일 오후 3시경 박 위원으로부터 다시 연락이 왔다. 1938년 발행된 ‘만지선 상공명감’을 세세하게 살펴보았는데, 이 책자에 ‘마산 협동정미소’ 이름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였다는 기쁜 소식이었다.

    마산 협동정미소 터를 찾기 위해 지난 수년간 온갖 노력을 기울였던 필자는 감동의 눈물보다 더한 감동으로 얼굴 경련이 먼저 일어났다.

    박 위원은 소문 그대로 마산의 근현대사 관련 전문가로 부족함이 없었다. 다음에 LG그룹 구인회, 구자경 회장의 진주 고택을 또 한번 찾아보자고 제안하였다.

    지난 20일 오후 마산 창동에서 박 위원과 문서에 있는 일제강점기 주소를 뒷받침하기 위해 검증작업 방안을 논의하였다. 지난 26일 허정도 건축사, 박영주 위원, 구본우 박사와 미팅을 하면서 조선식산은행 대출자료 검색 등 정미소 위치를 뒷받침할 자료를 보완하여 창원시정연구원을 통하여 공개하기로 계획을 가졌다. 이때 필자가 3년간 취재한 자료와 정미소 외형 관련 육성증언 등도 함께 소개할 예정이다.

    다음 과제로 협동정미소 외형 복원, 혹은 조형물, 표지석 설치 등을 논의하고, 협동정미소를 어떻게 관광명소화할 것인지, 창원시정연구원이 중심이 되어 또 한 번 집단지성의 힘이 필요한 전문가 포럼이 추진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래호 LG그룹 구인회 회장과 기록 저자
    이래호 (구인회 LG그룹 회장, 기록 저자)

    이래호 (구인회 LG그룹 회장, 기록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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