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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4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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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시론] 다양성의 하모니 - 배현주 (마산대학교 안경광학과 교수)

  • 기사입력 : 2023-12-26 21: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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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는 다양성의 사회이다. 이는 사회, 경제, 문화, 그리고 기술 분야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우리의 삶을 형성하고 변화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우리나라는 1995년 이후 고교 유형, 입학전형, 인적 구성, 교수-학습 방법, 교육 내용 등 학교 교육의 다양성을 강화해 나가기 위한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며 현재도 대통령에서 장관까지 미래교육의 핵심은 교육의 다양성임을 연일 강조하고 있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획일화·주입식 교육 시스템은 한국식 교육제도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손꼽힌다. 여전히 우리는 교육에 있어서는 다양성보다는 획일화에 익숙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각각의 색을 가진 것들이 어울려 하나가 될 때 창의성이 발현되듯이, 교육 또한 다양성 속에서 확장될 수 있음은 분명한 사실이다.

    요즘 대학가는 융·복합의 열풍이다.

    학과 간 벽을 허무는 것에서 타 대학과의 공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시도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필자가 근무하는 대학에도 다양한 융복합 교육과정이 운영되고 있으며 그에 따른 성과들이 가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융복합 활동에서 낯선 사람과의 만남에 거부감을 표현하는 참여자도 있지만 활동 종료 후 ‘다양한 관점을 가진 사람들과의 작업을 통해 시야가 넓어졌다’,‘자신이 모르던 능력을 알게 되었다’ 등의 후기를 볼 때 융복합 활동은 다양한 배경과 전공을 가진 학생들이 함께 공부하고 교류함으로써 새로운 아이디어와 관점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뿐 아니라 다양한 각도에서 문제 해결에 접근하는 능력을 갖출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여 학습자의 창의성과 혁신을 촉진시킨다고 할 수 있다.

    또한 활동을 통해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갈등을 효과적으로 중재하고 관리하는 방법을 배우며 포용적이고 이해심 깊은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런 경험을 통해 우리는 다양성의 힘을 느낄 수 있다.

    다양성은 인종, 성별, 출신 지역, 종교, 사회적 계층 등 다양한 측면에서 나타나는 차이를 의미한다. 다양성의 핵심은 다른 것들이 모여있는 것이 아닌 ‘어울림’에 있다. 여러 가지 색이 모여 하나의 아름다운 그림을 완성하는 것처럼, 다양성은 어울림을 전제로 할 때 그 가치가 빛을 발한다. 교육에서의 다양성은 교육 공동체 구성원을 다양하게 보장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서로 다른 환경과 상황에 놓인 친구들이 공동체 활동을 통해 서로 동기를 부여하고 자극을 줄 수 있다. 나와 다른 이의 장점을 배울 수 있는 동료 효과를 얻을 수 있어야 한다. 다양성을 존중하는 것은 사회의 조화롭고 공정한 발전을 위한 중요한 가치이다.

    사회는 서로 다른 집단간 상호견제와 이를 바탕으로 한 구성원들의 상호협력을 통해 건전하게 유지된다. 차이와 다양성 존중은 사회구성원 간 상호이해와 협력을 끌어내는 바탕으로, 민주적인 공동체 운영의 기본이라 할 수 있다. 이질적인 집단에 대한 배척, 자기와 다른 생각에 대한 비난이 아닌 인정과 수용이 필요하다. 사회는 다양해야 하며, 다양함이 한데 어울릴 때 더 건전한 사회를 만들어 나갈 수 있다.

    교육은 한 사람을 변화시키는 인간화의 전체 과정을 의미한다. 한 사람이 사회의 구성원으로 올바르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개별성과 다양성이 존중되는 교육이 필요하다. 방대한 양을 짧은 시간 학습자에게 전달하는 강의 위주의 주입식 교육이나 성적으로 인한 획일적인 줄세우기가 아닌 배경이 다른 사람과 조화롭게 어울려 협업하고 제기된 문제를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충분히 제공하여 다양함을 받아들이고 어울려 살아갈 수 있는 경험을 얻을 수 있는 제도적 시스템을 개발하고 정착시킨다면 건전한 사회는 어렵지 않게 만들어지리라 생각한다. 밝아오는 새해에는 다양한 색깔의 아이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것부터 다양성 존중의 교육이 시작되길 바라 본다.

    배현주 (마산대학교 안경광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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