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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3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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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시론] 지방대학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꿈꾸며- 배현주(마산대학교 안경광학과 교수)

  • 기사입력 : 2023-10-22 19: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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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나라는 요즘 수도권과 비수도권으로 나누어진 두 번째 분단을 맞이하고 있다. ‘서울 드림’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청년들은 수도권 입성을 꿈꾸고 수도권에 집중된 인구를 위해 마련된 교육·문화·일자리 등의 전반적인 인프라는 비수도권 지역에 거주하는 청년으로 하여금 박탈감을 느끼게 한다. 이런 수도권과 비수도권간의 격차는 지방소멸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또다른 인구의 수도권 집중을 유발하고 지방대학을 포함하여 지방 자체의 존립을 위협하는 요소가 된다는 것이다.

    지방대학의 위기는 학령인구의 지속적 감소뿐 아니라 수도권 대학으로의 집중 현상 때문에 더욱 가중화된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정원 감축 유도정책에 따라 대다수의 지방대학은 정원을 조정하는 구조조정을 실시하였으나 수도권 일반대학의 모집인원은 오히려 증가하여 지방대학의 대규모 미충원을 초래하였다. 최근 4년간 서울권과 지방권의 수시 지원율 격차는 2021학년도 8.97%, 2022학년도 9.95%, 2023학년도 11.09%에 이어 2024년도 12.30%로 해마다 벌어지고 있다. 2024학년도 수시 지원에서 서울권 대학은 최근 4년 연속 경쟁률이 상승해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지방권 대학은 최저치를 기록해 지방대학의 대규모 미충원사태가 예상되며 수도권 대학으로 진학하기를 희망하는 재학생의 이탈 또한 증가하고 있어 지방대학의 어려움은 가중되고 있다.

    수도권으로의 인구 이동 요인으로는 일자리와 교육 문제가 꼽힌다. 국내 100대 기업의 본사 중 86%가 수도권에 있어 취업자의 50.5%가 수도권으로 집중되어 있다. 이 결과로 비수도권 지역이 소멸 위험에 처하게 되었다. 소멸 위험 지역들은 학령인구 감소로 인해 지방대학 학생을 충원하기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그나마 지역에 거주하던 인구마저 유출됨으로써 더욱 힘든 상황에 처하게 된다. 이러한 수도권 집중현상은 해가 갈수록 증가할 것이다.

    학생 이탈과 미충원으로 발생한 대학의 위기는 지자체 인구 감소, 지역 상권 몰락, 지역 거점 기업 경쟁력 하락 등 지역의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로 지방 소멸이 대학의 위기를 불러오고 이렇게 만들어진 대학의 위기는 지방소멸의 위기를 강화시키는 악순환이 계속되는 것이다.

    지방 소멸과 지방대학의 위기는 저출산에서 기인하는 학령인구의 감소와 관계가 깊지만 수도권으로 인구가 집중하는 사회적 이동이 더 큰 원인으로 생각된다. 최근의 저출산문제와 이로 인한 학령인구의 감소도 사실 수도권으로의 극심한 인구 집중으로 인한 주택난과 생활여건의 악화로 인해 유발되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결혼과 출산을 포기하는 청년층이 증가하는 것이 이를 잘 보여주는 증거이다.

    이에 지난달 정부가 발표한 지방 육성 전략은 지역균형발전 시스템의 구축에 주춧돌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지방 이전이나 투자를 고려하는 기업에게 파격적 세제 혜택을 주는 기회발전 특구지정으로 양질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하고, 지역과 대학이 동반성장할 수 있는 교육자유특구가 현실화되어 세계수준의 대학이 지역에도 만들어진다면 지역의 인재들이 현지에 정착하는 선순환의 출발점이 될 것이다. 이러한 중앙정부와 지자체의 노력에 대학과 기업이 참여하여 양질의 일자리와 교육, 문화 시설 등을 제공할 수 있다면 수도권으로의 사회적 이동을 줄여 지역 정착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다.

    지방 소멸이 지방대학의 위기를 불러오고 지방대학의 위기가 지방 소멸을 불러온다는 관점에서 지역과 기업, 지방 대학의 공생시스템 구축은 필수적인 요소이다. 계약학과 운영, 지역인재 채용할당제, 산학협력 등 공생시스템의 적극적 활용을 통해 지역으로의 인구 흐름을 만들고 지역만의 매력을 만들 때 청년의 지역 정주는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것이다.

    배현주(마산대학교 안경광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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