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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8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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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인구의 새로운 패러다임, 관계인구- 김주영(밀양소통협력센터 본부장)

  • 기사입력 : 2023-09-10 19:2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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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궁금증 하나. 주중에는 경남 밀양에서 일하고, 주말에는 전북 완주에 머무는 사람은 어느 지역의 인구일까? 주민등록이 되어 있는 곳은 완주이지만, 오래 머무는 곳은 밀양이라면? 게다가 태어난 곳은 또 다른 지역이라면 더 복잡해진다.

    궁금증 둘. 위의 경우에 우리는 꼭 하나의 지역을 선택해야 하는 것일까? 법률이나 행정의 기준과는 별개로 실제로 내가 어느 지역에 속하는지를 정할 때 꼭 하나만 골라야 할까? 엄마가 좋은지 아빠가 좋은지 이후 가장 난해한 질문이다.

    지난주 밀양의 한 영화관에서는 ‘지역의 관계인구를 늘리는 방법’이라는 제목의 토론회가 열렸다. 밀양뿐만 아니라 서울, 강화, 남원 등 여러 지역의 연구자와 활동가들이 모여 지역의 인구 감소 문제에 대응하는 국내외 사례를 공유하고, 이를 밀양에 실제 적용하기 위한 전략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몇 년 전부터 ‘관계인구’ 또는 ‘생활인구’라는 낯선 용어가 조금씩 이야기되고 있다. 관계인구는 지역에 정주하지는 않지만, 다양한 방식으로 관계를 맺고 지속해 교류하는 인구를 의미한다. 이주를 한 것은 아니지만 일시적인 관광이나 방문을 넘어 지역 주민들과 사회적 관계를 맺는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다.

    온라인을 통한 연결이 용이해지고 지역 간 이동 시간이 단축됨에 따라 한 지역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여러 지역을 넘나들며 살아가는 라이프스타일이 확산되고 있다. 다거점주거, 듀얼라이프(Dual Life), 더블로컬(Double Local) 등 다양한 이름을 가진 이러한 삶의 방식이 나타나는 것은 하나의 지역에만 속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바뀌고 있다는 의미이다.

    관계인구는 지역에 머무는 주민(정주인구)의 수를 늘리는 것은 아니지만 지역 간의 인구 흐름을 확대함으로써 지역의 활력을 높이는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머무는 인구의 양적 증가보다는 지역을 넘나드는 깊이 있는 교류와 관계를 확대하자는 개념이다. 어쩌면 인구감소를 넘어 지역소멸의 공포를 풀 수 있는 실마리를 여기에서 찾을 수 있지 않을까?

    김주영(밀양소통협력센터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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