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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극단적인 선택- 임창연(시인)

  • 기사입력 : 2023-09-07 19:4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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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교육 멈춤의 날’이라는 슬로건을 걸고 20만 명이라는 교사들이 거리를 가득 메웠다. 이날 모임은 최근에 서이초등학교에 교사로 근무를 하다 학부모들의 민원으로 인한 스트레스 등으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이 계기가 되었다. 이날 모인 교사들은 ‘교권 회복’을 위한 조치와 법률적인 개정 등을 정치권과 정부에 요구했다.

    극단적인 선택은 자신뿐만 아니라 주위 사람들에게 더 영향을 준다. 또한 극단적인 선택은 모방 범죄처럼 타인의 뇌리에 새겨지는 동시에 충분히 그럴 수가 있다는 동정심을 유발한다. 특히 학생을 가르치는 교사인 경우에 학생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충격에 가까울 것이다.

    OECD 통계에 따르면 대한민국의 자살률은 현재 1위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 2021년 기준 1년에 1만 3000명에 이른다. 1시간에 1.5명이 안타깝게도 세상을 떠나고 있는 것이다. 극단적인 선택의 이유는 사람마다 다양하다. 살아서 해결책이 없다고 스스로 판단한 마지막 결정이다. 또한 그 극단적인 선택의 시간에 홀로 남겨져 얼마나 몸부림쳤을까를 생각하면 마음이 찢어지는 공감이 간다. 자살은 세상과의 싸움에서 자신과의 싸움에서 지쳐서 모든 걸 내려놓고 떠나는 것이다. 남은 사람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도 확실하다. 어떤 이는 명예 회복과 진실을 말하고, 연인에게는 자신의 사랑을 입증하기도 한다. 때로는 세상을 향한 분노와 자신의 무력함을 호소하기도 한다.

    종교에서는 자살을 자신을 향한 살인이라고 규정하기도 한다. 타인을 살인한 경우는 법의 심판과 스스로의 회개를 통한 용서의 과정이 있지만 자살은 그 기회조차 없기 때문이다. 극단적인 선택은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 언제든지 바로 주위에서 벌어질 수 있는 일이다. 누군가와 잡은 손을 놓지 않고 있는 한 일어나지 않을 일이기 때문이다. 사회 시스템적인 구조의 정비도 필요하다. 초등학교 현장에서부터 필요하며 무엇보다도 교사들에게도 따뜻한 배려가 필요해 보인다. 그러나 최고의 교육은 가정이다. 부모의 자녀에 대한 사랑과 관심만이 사회를 가장 튼튼하게 만드는 버팀목이 될 것이다.

    임창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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