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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8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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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전어회’와 ‘도시혁신’, 지역콘텐츠의 재발견- 서정렬(영산대 부동산학과 교수)

  • 기사입력 : 2023-09-05 19:5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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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월이 시작됐다. 바야흐로 ‘전어철’이다. 9월 이후의 전어 지방 함량이 다른 계절에 비해 3배나 높다고 하니 그럴 만도 하다. 전어는 전남 일대와 경남 진해, 거제 인근에서 많이 잡힌다. 전어 어획량의 절반가량이 이들 지역에서 잡힌다. 특히 진해만 근처에서 잡히는 큰 전어를 일컫는 ‘떡전어’는 그야말로 전어 가운데 최고라고 할 수 있다. ‘지역특산물’인 셈이다. 때문인지 경남지역에서는 전어축제나 전어관련 행사가 많다. 경남마산어시장축제, 부산명지전어축제, 전남 광양망덕포구 일원에서도 광양전어축제 등이 최근 열린 바 있다. 후쿠시마 원전 사태에 따른 우려와는 달리 전어축제나 행사가 성공리에 마쳤다고 하니 다행이다 싶다. 외지인들도 많이 찾았다고 한다.

    서울이나 수도권에서도 ‘전어’를 먹을 수 있지만 그렇다고 서울에서 ‘전어축제’나 관련 행사를 하지는 않는다. 바로 이것이다. 여기에 경남의 지역경쟁력을 위한 ‘도시혁신’ 관련 착안점과 인사이트가 있다. 서울·수도권에는 없지만 경남 부울경 지역이 갖고 있는 것에 착안해 비교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지역콘텐츠’를 재발견할 필요가 있다. 맛난 전어를 먹기 위해 서울·수도권에서 먼 거리지만 마다하지 않고 찾는 외지 관광객들이 있다. 바다가 보이는 곳에서 먹는 그 맛을 알고 있고 느끼고 싶기 때문에 찾는 것이다. 바로 ‘생활인구’, ‘관계인구’들이다. 우리 지역에 주소지를 두지 않았지만, 우리 지역만이 갖고 있는 ‘콘텐츠’를 즐기기 위해 우리 지역을 찾아와 ‘시간’과 ‘돈’을 기꺼이 쓰는 생활인구들이 더 많이, 더 자주 경남지역을 찾아올 수 있도록 하는 것. 이것이 바로 경남지역 도시혁신의 시작점일 수 있다.

    ‘혁신’이란 ‘자신의 가죽을 벗겨내 새롭게’ 한다는 의미다. ‘자신’을 알아야 한다. 남(서울 같은 대도시)을 좇아 흉내 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 남과 비교될 수 있는 경쟁력을 만들 수 있을 때 비로소 ‘도시혁신’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전혀 연결되지 않을 법한 ‘전어회’가 ‘도시혁신’을 위한 ‘지역콘텐츠’로 활용될 필요성은 그래서 불문가지다. 돋보이는 원석으로서의 지역콘텐츠가 주변에 ‘천지빼까리’다.

    서정렬(영산대 부동산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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