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4월 28일 (일)
전체메뉴

[촉석루] 아! 테스형 세상이 왜 이래- 박진현(경남도의원)

  • 기사입력 : 2023-09-04 19:32:12
  •   

  • 2020년 8월 발표한 나훈아의 노래 ‘테스형!’은 K-pop 가수들보다 훨씬 큰 인기를 얻었다. 유명 가수이기도 하지만, 코로나 시대를 대변하는 뛰어난 감성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알고 계신 분도 있겠지만 가사의 ‘테스형’은 나훈아의 돌아가신 아버지를 의미한다고 한다. 아버지 앞에서 세상살이의 고단함과 아픔을 토로하는 내용이다. 요즘 필자도 돌아가신 아버지에게 세상이 왜 이런지 묻고 싶은 심정이다. 경기 분당 서현역에서 발생한 칼부림 사건,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너클 성폭행 살인 사건 등 강력 사건의 연속이다. 아무런 이유 없이 칼부림 살인을 예고하고, 예고 목록이 카카오톡으로 공유되는 세상이다. 멀쩡한 이웃이 끔찍한 흉기를 휴대하고 아무런 연고 없는 사람들에게 무차별적으로 위해를 가한다.

    평범한 아줌마도 불안한 세상인데 고운 딸을 가진 아버지, 어머니들은 얼마나 불안할지 상상도 되지 않는다. 호신술을 배우고 무거운 삼단봉을 구매한다고 상상도 할 수 없는 위협을 피할 수 있을까? 아버지는 일찍 세 딸을 남기고 가셨다. 명절에 모인 우리 자매들은 거친 세상에 이렇게 살아남은 것을 자축하곤 했다. 아마도 아버지도 멀리서 흐뭇해하실 것이라고 서로의 등을 두드리며 위로해 왔다. 지금 아버지는 어떤 생각을 하고 계실까? 용감히 커온 세 딸과 귀엽고 고운 세 명의 외손녀를 보며 미소 짓고 계실지 아니면 그 새까맣던 얼굴을 찌푸리며 걱정하고 계실지 의문이다. 전기차가 세상을 누비고 인공지능이 애프터서비스(A/S) 답을 하는 세상이다. 온갖 편의가 다 제공되는 세상에 이게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 다행히 우리 경남에서 무차별 범죄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안심하는 이는 적을 것이다.

    얼마 전 의무경찰 제도를 다시 시행하는 것을 검토하겠다는 정부 발표를 보았다. 저출산 시대에 군 입영 대상도 줄어든다는 데 고육지책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다. 젊은 청년들에게 부담을 주는 것은 아닌지 답답한 마음이다. 도의원으로서 속 시원한 대책을 말하지 못하는 참 답답한 현실이다. 그저 답답함을 어딘가에 물어보고 싶다. 아! 아버지, 세상이 왜 이래?

    박진현(경남도의원)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