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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3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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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시론] 신(新)지방시대를 맞이하는 우리의 자세- 김웅섭(창원시정연구원창원항만물류연구센터장)

  • 기사입력 : 2023-08-29 19:4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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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나라의 지방자치 제도는 1991년 기초의회 의원선거와 1995년 광역 및 기초단체장 선거를 시행하며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지방자치제의 본격적 실시를 통하여 제도적으로 개선이 이루어졌지만, 지방자치제의 진정한 의미를 실현하기 위한 개선의 목소리는 여전하다.

    중앙 정부로부터 정치적, 경제적으로 벗어나 자율과 참여에 의한 자치를 구현해야 하지만, 중앙으로부터의 권한을 일부 이양하거나 배분한 것에 불과한 중앙종속적 체계가 유지되는 상황이다. 또한, 각 지역이 처한 조건이나 현실과는 무관하게 중앙 정부와 국회가 정한 제도적, 법적 기준이 일률적으로 적용되는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반쪽짜리 지방자치”라는 말이 흔히 통용되고 있는 이유다.

    이제 지방은 인구절벽과 지역경제 침체, 수도권 쏠림현상이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나며 지역 간의 발전 격차는 더욱더 고착화되어가는 모습이다. 다행히도 이번 정부에서는 지방자치제도 개선, 기업·기관의 지방 이전 촉진, 지역 성장모델 발굴 등의 목표를 동해 지역 간 불균형 및 경제의 양극화를 막기 위한 정책을 추진 중이며, 지방분권·균형발전 특별법 통과로 지방시대위원회 설치, 기회발전특구(ODZ) 정책추진 등의 성과가 나타나는 중이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지역의 발전을 넘어, 지방 중심의 혁신과 창조적인 경제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지방정부, 국민이 모두 협력하여 지역의 잠재력을 최대한 활용, 다양한 분야에서 발전하는 데 기여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新 지방시대’를 맞이하여 어떠한 자세를 가져야 할까.

    먼저, 각 지역의 독특한 특성과 역량을 인정하고, 지방 자체에서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노력을 발휘하여 독립적인 경제 발전을 이루어내야 할 것이다. 의미 있는 변화를 위해서는 기회발전특구, 글로컬대학, RISE(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 사업과 같은 정책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들은 중앙 정부의 지원을 받으면서도 지역 자체의 역량을 강화하고 지역별 특성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수단이다.

    다음으로, 중앙 정부의 지원만을 의존하지 않고 지역 자체의 역량을 강화하는 것도 중요하다. 경남 지역은 항공우주와 자동차 부품산업, 원자력 발전 등 다양한 분야에서 특화산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를 위해 지역 내의 기업들과 정부는 긴밀한 협력을 통해 기술 개발과 시장 개척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방 자체의 역량을 활용하며 다양한 분야에서 성과를 내는 이러한 지역의 모습은 새로운 지방시대의 성공 사례로 볼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다양한 지역 간의 협력과 연결이 필요하다. 지방 중심의 신성장 경제특구를 조성하면서 서로 다른 지역의 강점을 융합시켜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형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경남과 부산이 협력하여 항만물류 관련 기술과 산업을 육성하고 발전시키는 것은 두 도시의 강점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방안 중 하나다. 이를 통해 지역 간의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고, 전국적으로 경제 발전의 균형을 이루는 데 기여할 수 있다.

    그러나 결국 지방의 성공을 위해서는 중앙 정부의 지원은 필수적이라 할 수 있다. 중앙과 지방은 손을 잡고 지역의 역량을 발전시키는 데 협력해야 하며. 중앙 정부는 지역별 특성을 고려한 정책을 수립, 이를 통해 지역의 창의력과 역량을 유발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또한, 지역 간의 경쟁을 조절하고 균형 있는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중재자의 역할도 잊지 말아야 한다.

    현재의 세상은 디지털 전환, 탄소중립, 인구구조 변화 등 산업과 문화, 경제 등 모든 분야의 대변혁이 예상되며 향후 우리나라가 재도약할 것이냐 아니면 침체의 길로 접어들 것이냐 하는 갈림길에 직면해 있는 상황이다. 지금의 수도권과 지방의 ‘기울어진 운동장’을 개선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이유다. 지역의 끊임없는 노력과 중앙 정부의 지원이 어우러져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어내는 그날을 기대한다.

    김웅섭(창원시정연구원창원항만물류연구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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