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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7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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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지역 미술계에는 너무 높은 ‘미술은행’ 문턱

  • 기사입력 : 2021-08-04 20: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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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역 미술계가 ‘미술은행’의 작품 공모 문턱이 너무 높다는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 중심은 ‘미술은행’의 작품 공모 기준이다. 문광부 주관으로 2005년부터 운영되고 있는 미술은행은 정부 예산으로 우수한 미술품을 구입하고 공공건물 전시와 각 지자체를 대상으로 기획·대여 전시를 하는 게 주된 업무다. 갤러리에 우수한 미술 작품을 전시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고, 작가들에게는 창작의 동기를 부여해 미술의 대중화를 기하고자 한 것이 목적이라 할 수 있다.

    문제는 이들 미술은행의 작품 공모 문호가 지역에서 활동하는 미술인에게는 상대적으로 좁다는 데 있다. 올해도 지원 자격이 지난해에 비해 서울과 수도권에 유리한 조건을 달았다고 한다. 국립현대미술은행은 올해 두 차례 소장품을 공모하면서 ‘국·공·사립 미술관과 ‘한국화랑협회 소속 갤러리서 지난 5년간 1회 이상 전시회를 연 미술인’으로 제한했다. 특혜 논란이 일자 자격 요건을 화랑협회를 뺀 문화재단 등 갤러리로 바꿨다. 정부미술은행도 ‘국·공·사립 미술관서 최근 5년간 개인전 또는 단체전을 1회 이상 가진 작가’로 기준을 정했다.

    사실 이런 기준은 지역의 작가들에게는 현실적으로 불리한 구조다. 서울과 수도권의 경우 미술관이 106개나 있는 데 비해 경남은 공립 5곳과 사립 5곳 등을 포함해 겨우 10개에 그친다. 여기에 지자체가 운영하는 문화재단 소속 전시장 가운데 미술관으로 등록된 기관은 김해문화의전당 윤슬미술관과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 2곳뿐이다. 창원문화재단 소속 3개 기관은 애초 복합문화공간으로 설립돼 미술관이 아니다. 이런 지역적 제약을 감안하지 않고 공모 대상을 정한다면 지역 작가들로서는 “불합리하다”는 불만이 나올 수밖에 없는 것이다. 미술은행은 전년과 비교해 보완된 사항들이 반영되다 보니 자격 기준이 바뀐 것이라고 설명한다. 이유는 그럴듯해 보이지만 지역의 미술관 실상을 고려할 때 쉽게 할 말은 아니다. 지역 작가들도 손쉽게 전시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역의 갤러리를 확충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현재의 적은 갤러리 구조로 인한 불이익이 생기게 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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