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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3월 02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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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학교폭력, 미온적 대응책으론 근절 안 된다

  • 기사입력 : 2021-02-22 20:0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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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뒤늦게 불거진 프로배구 선수들의 과거 학교폭력 문제가 체육계는 물론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연고주의, 정실주의, 성적지상주의가 만연한 체육계의 갖은 폭력과 부정비리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하지만 남녀 국가대표 배구 스타들이 가해자로 드러난 초유의 학폭 사태는 할 말을 잃게 만든다. 경남도교육청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학교운동부 폭력 예방대책을 내놓았다. 가해자에 대해 전학, 퇴학 등 9단계로 나눠 처분을 하고, 대회 참가·훈련 제한 등 페널티를 주기로 했다. 퇴학처분을 당할 경우 체육특기자 자격을 박탈키로 했다.

    학교운동부 폭력은 전체 학교폭력의 단면에 불과하다. 지금 이 순간에도 교실, 운동장, 체육관, 화장실, 기숙사에서 또 다른 학교폭력이 발생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더 큰 문제는 아날로그 공간에서의 학교폭력이 스마트폰을 타고 사이버 공간과 융합하면서 영악하게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SNS·채팅방을 통한 험담·따돌림, 온라인상 비하 의도 담긴 글, 신상 유포, 아이디 계정 등 개인정보 유출, 사이버상으로 음란한 대화를 강요하는 성희롱 등 기성세대들은 상상도 못할 ‘사이버 학폭’ 유형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다는 점이다.

    학교폭력이 근절되지 않는 가장 큰 원인은 교육당국의 미온적인 대응 탓이다. 언론에 보도될 정도로 끔찍한 학교폭력사건이 발생해 국민적 공분을 사게 되면 부랴부랴 예방대책을 내놓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식이다. 시간이 지나 여론이 잠잠해지면 발표한 대책을 형식적으로 시행할 뿐이다. 학교폭력을 막을 최선의 방안은 지근거리에 있는 운동부 지도자, 교사가 정기적인 개인면담을 통해 학생들의 행동·심리 변화를 관찰하고, 피해 학생이 발견되면 상급기관 보고, 학교폭력대책위 개최 등 정해진 절차대로 조치를 취하는 대응시스템이 쉼 없이 가동하는 일이다. 외부에 알려져 문제가 될까 봐 학교 내에서 은폐하거나 무마하면 피해 학생이 제대로 구제를 받을 수 없을 정도로 일이 더 커질 수 있다. 교육 현장에서 일어나는 일인 만큼 학교 구성원들이 좀 더 관심을 갖고 대처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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