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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문장을 얻다- 안상헌(애플인문학당 대표)

  • 기사입력 : 2019-05-1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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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서모임을 하다 보면 자주 듣게 되는 질문이 있다.

    “책을 어떻게 읽어야 할까요?”

    이럴 때 항상 하는 대답이 있다.

    “좋은 문장을 찾아내고 느껴보세요.”

    실제로 책에 재미를 붙이게 된 것도 문장의 맛 때문이었다. 좋은 문장은 평소에 생각하지 못했던 새로운 깨달음을 준다.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라고나 할까. 새로운 문장에 꽂힌 날은 책을 놓기 어렵다. 많은 사람들이 감동적인 문장들에 중독돼 책의 세계로 들어간다.

    흔히 책을 읽는 이유가 지식을 얻기 위해서라고 한다. 지식을 얻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지식에만 매달리면 깨달음을 놓치기 쉽다. 게다가 지식만을 추구하는 독서는 재미를 떨어뜨린다. 공자가 강조했던 즐기는 독서를 어렵게 한다. 그런 점에서 책을 통해 좋은 문장을 발견하는 경험은 독서를 즐겁게 만들고 좋은 책을 계속 읽을 수 있게 하기에 중요하다. 특히 인문학은 자신에게 필요한 문장을 스스로 찾아내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답을 직접 알려주지 않고 스스로 찾고 발견하도록 유도한다. 인문학이 답을 제시하지 않고 질문을 장려하는 것은 이것 때문이다. 인생에 정답이 정해져 있지 않듯 인문학 또한 정해진 답은 없다.

    인문학 독서는 스스로 공부를 통해 의미 있는 문장만을 찾아내도록 한다는 점에서 다른 독서와 다르다. 그 과정을 통해 다른 문장을 얻고 다르게 생각할 수 있다. 예전과 다르게 생각하려면 다른 문장을 얻어야 한다. 사람은 언어로 생각하기 때문에 언어가 달라지면 생각도 변한다. 평소와 다른 언어, 새로운 문장을 얻는 재미가 인문학 독서의 매력이다.

    사람은 세상에 대한 자기만의 생각, 철학을 가지고 있다. 자신의 경험과 지식을 모아 철학을 만들어가는 것이 사람이다. 문제는 그것이 고착되기 쉽다는 것이다. 어떤 것이 옳다는 확신이 들면 잘 변하지 않는 것이 사람의 생각이다. 독서를 통해서 고루하고 꽉 막힌 삶이 아닌 신선하게 열린 사람이 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책을 읽는 사람들에게 문장에 빠질 것을 기대하는 이유가 이것 때문이다.

    안상헌 (애플인문학당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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