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를 앞두고 자치단체장을 비롯한 도·시의원 후보들의 공약이 무더기로 쏟아지고 있다.
찬찬히 뜯어보면 공감되는 것도 있지만, 현실성이 부족한 공약들이 부지기수로 발견된다.
특히 출마자의 위치에서 내놓을 공약이 있는데, 시장군수가 도지사 또는 국회의원이 할 수 있는 문제를, 시군의원이 자치단체장이나 도의원이 해야 할 일을 내걸어 실현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되는 경우도 많다.
최근 진주시장 후보들이 TV토론회에서 시외버스터미널 이전과 남강유등축제 무료화 등의 문제를 놓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
민주당 갈상돈 후보와 자유한국당 조규일 후보가 참여한 이번 토론회에서 양 후보가 의견차를 보인 것은 시외버스터미널 이전문제. 갈 후보는 시외버스터미널은 부지문제 등이 이미 진행돼 이전하기로 이미 약속이 돼 있어, 이전은 기정사실이라는 입장이다.
다만 이전을 둘러싸고 찬반 갈등이 있지만 타협하고 설득해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결정하면 가능하다고 밝혔다.
조 후보는 시외터미널은 노후화가 심해 미관상 좋지 않지 않아 새롭게 개선해야 한다는 데 이 문제의 본질이 있다고 봤다. 도청과의 이견과 함께 시민 간의 의견 불일치로 성사되지 못하는 게 현실인 만큼 이전이나 개선이 실현되려면 현실적으로 가능한 대안이 논의돼야 한다면서 꼭 이전을 하지 않더라도 대안이 있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또 두 후보는 지역 핫이슈인 유등축제의 유료화에 모두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고 있고, 각각의 공약에 무료화를 포함시키고 있다.
두 후보 모두가 무료화에 원칙적으로 공감하면서도 무료화 전환 이후 예산 확보 문제 등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방안에 대해서는 대안을 내놓지 못했다.
시외버스터미털 문제는 사실상 정책적인 문제다. 따라서 관 주도로 무리하게 끌고 가지 않고, 관련 업계 및 각계 전문가들과 시민들의 의견을 반영해서 결정한다면 큰 오류는 발생하지 않는다.
하지만 유등축제의 경우는 다르다. 40억여원에 달하는 예산을 매년 조달해야 하는 문제와 함께 이와 연관된 정부의 예산 페널티 정책 등 기본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명쾌한 해법을 갖고 있어야 한다는 아쉬움이 나온다.
이번 지방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의 공약이 주민들의 감수성에 기대는 것이 많다는 분석이다. 감수성을 자극하는 공약이 눈에 잘 띄고, 어필하기 좋다고 생각하는지 모르지만, 지금 우리 유권자들의 수준이 이런 사탕발림에 놀아날 만큼 호락호락하지 않다. 현실적이고 실현 가능한 공약은 후보의 품위도 크게 높여 준다.
강진태 (진주본부장·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