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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인칼럼] 대졸 취업난과 고용 미스매치- 정영애(금성주강(주)대표이사)

  • 기사입력 : 2017-03-1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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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의 한 해 대학(전문대 포함) 졸업생 수가 50만명에 이른다. 고졸 70%가 대학에 진학해 대졸 출신도 고급 인력이 아니라는 사회적 인식이 보편화되어 가는 추세다. 그러나 유럽 선진국인 독일은 39%, 다른 나라들은 고졸 50% 정도가 대학에 진학하는 것을 보면 한국의 대졸 비율이 너무 높아 대학입시제도나 사회인식 변화가 절실한 시점이다.

    특히 아직도 여전한 기업의 학력차별이 큰 문제다. 고졸, 전문대졸, 4년제 대졸자의 초봉 책정액과 승진연한 차등화로 대학 진학을 부추기고 있으며, 대졸자 스스로도 자신들이 고급인력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직업선택 시 미스매치현상으로 나타나는데 블루칼라보다 화이트칼라를, 일반기업보다 공기관과 공기업을, 중소기업보다 대기업을 선호하는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취업현장에서의 고용미스매치 현상이 심각한 수준이다. 대졸자들이 원하는 수준의 양질의 정규직은 대기업과 공공기관, 공기업을 제외하고는 그리 많지가 않다.

    올해 처음 모집하는 9급 국가직 공채시험에 20만명이 넘는 사람이 응시해 46대 1에 육박하는 치열한 경쟁률을 보이고 있는 것을 봐도 잘 알 수 있다. 불확실성이 커진 뷰카(VUCA)시대를 맞아 안정성과 장래성이 보장되는 직장을 선호하는 일반적인 현상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나 역시 중소기업을 경영하는 기업인의 입장에서 보면 이런 고용시장의 미스매치현상은 기업 스스로가 해결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본다. 3D업종에 속하는 중소기업에서는 일손을 구하지 못해 안달이다. 거의 대부분 외국인 근로자들에 의해서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현재 중앙정부나 지자체별로 나름대로 청년취업난 해소를 위해 중소기업 취업지원 대책을 내놓고는 있지만 언 발에 오줌 누기식이다. 중소기업에 취업한 근로자가 2년간 300만원을 저축하면 1200만원의 목돈을 지급하고, 3년간 소득세의 일부를 감면해주는 등의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있지만 이것으로는 역부족이다. 근본적으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임금격차 해소와 양질의 정규직 중심의 일자리 창출대책 없이는 그 실효성에 한계가 있다.

    구직자와 구인자 간의 고용미스매치는 생산인력의 낭비현상을 낳아 국가적으로도 엄청난 손실이다. 생산인력(기업 부문)과 생산 없는 관리인력(공공부문)의 생산유발 효과는 천지차이다. 공공일자리 확대로 실업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은 지극히 미시적 관점의 임시방편에 불과하다. 지금도 공공부문의 인력은 과잉상태라고 노동전문연구기관에서 진단하고 있다. 산업인력의 증가는 생산유발효과의 증대로 일자리가 늘어난다. 제품 생산과 판매, 물류유통과 광고, 서비스 직종의 증가와 함께 연관분야에서 연쇄적으로 일자리가 창출된다. 따라서 공공부문의 인력 증대에 의한 청년실업문제 해소는 근본적인 처방책이 되지 못한다. 정부 차원에서 과감한 신산업 투자 확대 유도와 대학직업교육제도의 혁신, 인구 감소에 따른 고용체계 전면개편 등 고용시장에 대한 근본적인 제도개선이 시급한 시점이다.

    이제 축하받아야 할 대학졸업식이 미취업으로 서글픈 나홀로 졸업식이 되지 않도록 특단의 청년실업대책이 강구돼야 할 것이다.

    정영애 (금성주강(주)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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