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중부경찰서 여성청소년과 경사 강민경
얼마 전
,
모 방송에서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
어린이날 받고 싶은 선물
”
에 대해 설문조사를 한 결과가 나에게는 가히 충격적이었다
.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용돈
,
핸드폰
,
게임기
,
로봇
·
인형과 같은 장난감 등이
1, 2
위를 다투었는데
,
올
해
1
위는
“
엄마아빠와 함께 하는 시간
”
이었다
.
부부가 맞벌이 하는 가정이 늘
어나면서 아이들은 밤늦게까지 학원에서 학원으로 이동해야 하고
,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인해 가정 내에서도 가족이 함께 하는 시간보다는 자기만의 공간에서 따
로 지내는 시간이 늘어나기 사작하면서
,
부모 자식 간의 대화는 단절되고 아이들은 정서적으로
“
방치
”
되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는지 조사 결과를 보며 마음이 내내 불편했다
.
나 역시 직장맘으로 일하면서 시어머니에게 아이들을 맡겨두고 아침 일찍 출근
하
여 저녁 늦게 퇴근하는 날이 많다보니
,
어쩌다 한번 씩 일찍 들어가는 날
,
아이
들이 놀아달라고 떼를 쓸 때면 곤혹스러울 때가 있었다
.
피곤한 몸을 이끌고 함께 놀아주고 책을 읽어주고 공부를 봐주다 보면
“
난 언제 쉬나
”
싶은 생각에 한숨이
푹푹 나오면서 내가 세상에서 제일 고생하는 사람처럼 느껴지기도 했었다
.
이제나
저제나 엄마는 언제 올까 하염없이 기다리며 나와의 시간을 보내고 싶어 했을 아
이들의 입장은 생각하지도 못 하고
,
내 생각만 하면서 아이들과 놀아주는 것이 어쩔 때는 업무의 연속처럼 피곤하게 느껴지고 힘들기만 했었던 것이 사실이었다
.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아이들에게 티비를 틀어주기 시작하고 스마트폰을 하고 있
는 아이를 제지하지 않게 되었다
.
그렇게라도 해야 내 시간이 보장되니까
,
나 또한 아이들을
“
방목
”
이라는 이름 하에
“
방치
”
하고 있었던 것이다
.
장난감이 좋지만 부모와 함께 가지고 노는 장난감이 더 좋을 것이고
,
혼자 읽을 수 있는 책도 부모가 읽어 주기에 더 머릿속에 남을 것이다
.
얼마 못 가 부서지고
고장나는 장난감은 아이들이 크기 시작하면 쳐다도 보지 않고 한쪽 구석에 모셔
두
다가 어느 순간 버려지더라도 엄마아빠와의 추억은 평생동안 가슴 속에
,
머릿속에 남을
텐데 우리 어른들은 그것마저 잊어버리고 살아온 것은 아니었을까
..
우리 집 아이들이 어렸을 때
,
신문지 한 장을 찢어 던지며 놀고 두루마리 휴지
를
풀면서 놀았던 적이 있다
.
별것 아닌 놀이에 아이들은 꺄르르꺄르르 어찌나 즐거
워
하던지
..
아무 것도 아닌 그 놀이도 엄마아빠와 함께 했기에 재미가 있고 즐거웠을
,
잠깐의 놀이었지만 오래 남을 행복했던 기억일 것이다
.
그것이 우리 아이들에게는 어느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최고의 선물이었을 수도 있다
.
아이들을 정서적으로 보살피지 않는 것도 아동학대의 일종으로 보고 있는 지금
,
나는 우리 아이들을 방임하거나 방치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리 모두 한번쯤
생
각해보았으면 한다
.
선물이 그저 물질적인 것이라 생각하며 어린이날 선물 사주
기에 급급했던 우리 어른들은 반성해야 할 것이다
.
어린이날은 지났지만 오늘 집에
들어가면 아이들과 눈을 맞추고 다정하게
“
사랑한
다
”
말하며 한번 꼭 안아주길 권
한다
.
아
이들
은 눈이 휘둥그레지고 깜짝 놀라겠지만 이것도 하나의 이벤트
,
아이
들에게 주는 선물이다
.
그리고 오늘부터는 매일
10
분만이라도 스마트폰을 끄고 잠시 아이와 대화를 나누면서 오늘 아이가 무엇을 했는지
,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
재미있는 일은 없었는지를 물어보고 엄마아빠의
하루도 이야기해보자
.
처음에는 어색하고 쑥스러워 하던 아이도 차츰 부모에게 말하
는 것들이 많아질 것이다
.
그리고 그 시간이 소중하고 행복할 것이다
.
난 오늘 아이들에게 줄 선물을 준비해서 일찍 퇴근을 하려한다
.
비용이 드는 것도
아
니
고
,
그리 어렵지도 않으면서
매일 해 줄 수 있는
“
엄마와 함께 하는 시간
!!”
이
라는
멋진 선물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