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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3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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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덕도 신공항 땐 ‘침하 재앙’ 우려”

해상건설 日 간사이 공항 13m나 침하… 보수비만 10조원
가덕도 수심 깊어 입지 더 열악… 매립토사 확보도 문제

  • 기사입력 : 2011-02-28 09: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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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의 동남권 신국제공항 입지평가 결론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부산 가덕도 해상매립의 경우 3억3000만㎥ 이상 어마어마한 양의 매립토 확보난과 함께 매년 활주로 ‘부등(不等)침하’로 인한 막대한 유지·보수 비용 발생이 우려된다.

    28일 경남·북, 대구, 울산 등 영남권 4개 시·도는 일본 제2의 도시 오사카 동남쪽 5㎞ 해상에 인공섬을 만들어 건설한 간사이 국제공항이 지난 1994년 9월 4일 개항 이후 16년간 무려 12.71m나 침하됐고, 지금도 계속 가라앉고 있다는 사실을 정부가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간사이 공항은 매립지가 부등침하(불규칙하게 가라앉는 현상)하면서 활주로가 엿가락처럼 휘어지는 현상을 막기 위해 활주로와 매립지반 사이에 ‘잭업(Jack-Up) 시스템’을 설치해 침하되는 깊이 만큼 잭으로 떠밀어 올려 철판을 받쳐주고 있어, 엄청난 비용이 투입되고 있다.

    일본 간사이 공항 활주로 잭업 시스템. 매년 부등침하가 발생하면서 가라앉는 만큼 잭으로 밀어올려 공간에 철판을 밀어넣는다./간사이공항 홈페이지/

    일본 아사히 신문은 지난 2000년 7월 13일자 보도에서 ‘평균 수심 18m인 간사이 공항은 개항 6년 새 총 11m나 가라앉았고, 지금까지 계속 침하되고 있다. 침하된 깊이와 같은 두께의 철구조물을 받쳐주며 균형을 유지하는 데 연간 200억엔(한화 약 2700억원)이 소요돼 개항 후 10조원 이상의 보수비가 소요됐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간사이국제공항 홈페이지(www.kansai-airport.or.jp)에 따르면 1984년 공사 개시부터 해저지반 침하상황을 17개소에 관측한 결과, 충적층은 매립 완료 후 1년이 채 안돼 침하가 완료됐으나 개항 후 홍적층에서 침하가 계속되면서 2009년 12월까지 평균 침하량이 12.71m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가덕도 해안 수심은 16~35m로 인천국제공항이 건설된 영종도 앞바다 1~3m보다 훨씬 깊고, 간사이 앞바다 평균수심 18m보다도 최대 수심이 깊어 세계 어느 해상공항보다 입지조건이 열악하다.

    대구 경일대 건설공학부 김재석 교수는 “부산은 가덕도 해안공항을 인천공항과 같은 입지로 착각하고 있으나, 수심에서 근본적으로 엄청난 차이가 있다”고 강조했다.

    수심 16~35m를 매립할 토사 확보도 쉽지 않은 과제다. 부산시는 가덕도 해발 270m 국수봉을 절토해 5300만㎥, 낙동강 준설토 2억7000만㎥를 확보해 활용한다는 방침이지만, 신공항과 낙동강 살리기 사업은 서로 공사 시기가 다르고, 설령 확보된다고 하더라도 바다로 운반하는 거리와 비용 등을 감안하면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고려대 토목공학과 이우진 교수도 지난해 10월 동남권신공항 토론회에서 “가덕도는 엄청난 양의 토사를 매립해야 하는데 구할 수나 있을지 의문이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간사이 공항= 일본 혼슈(本州) 오사카 도심에서 40㎞ 떨어진 곳에 있는 해상공항. 오사카국제공항의 과밀화와 소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1987년에 착공, 1994년 9월 4일에 개항했다. 바다를 매립해 인공섬을 만든 다음 공항을 건설해 매년 침하문제로 인해 큰 유지보수비용이 투입되면서 공항 이용료가 세계적으로 비싼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상목기자 smlee@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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