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5월 19일 (일)
전체메뉴

학교에선 선후배 사이, 가수로는 ‘형동생 사이’

  • 기사입력 : 2024-01-15 20:52:10
  •   
  • 경남대 음악교육과 클래식 전공 표주홍·이원탁씨
    작년 청년거리문화 페스티벌 ‘대상’ 특전 음원 발매
    지난 8일 각종 음원사이트 통해 ‘감기였음 해’ 공개
    “누군가에게 힘이 될 수 있는 노래를 하고 싶어요”


    “저희에게 노래가 위로였듯이 누군가에게 힘이 될 수 있는 노래를 하고 싶어요.”

    지난해 경남도가 개최한 청년거리문화 페스티벌에서 대상을 차지했던 팀 ‘형동생사이’가 지난 8일 음원 ‘감기였음해’를 발매하며 공식 데뷔했다.

    이제 각종 음원사이트에 이름을 올리며 엄연한 가수가 됐지만 아직은 ‘데뷔’라는 말조차 몸 둘 바를 모르겠다는 형과 동생, 표주홍(31)·이원탁(24) 씨다. 페스티벌에서 대상을 받은 건 “결과가 좋았다”며 겸손하게 말했지만, 노래를 생각하는 마음은 당당하기 그지없다. “음악 한 번 제대로 해보고 싶다”는 이들을 15일 경남대에서 만났다.

    지난해 경남도 청년거리문화 페스티벌에서 대상을 차지했던 팀 ‘형동생사이’의 표주홍(오른쪽), 이원탁 가수가 15일 오전 경남대 예술관에서 “음악 한번 제대로 해보고 싶다”며 밝은 표정을 짓고 있다./김승권 기자/
    지난해 경남도 청년거리문화 페스티벌에서 대상을 차지했던 팀 ‘형동생사이’의 표주홍(오른쪽), 이원탁 가수가 15일 오전 경남대 예술관에서 “음악 한번 제대로 해보고 싶다”며 밝은 표정을 짓고 있다./김승권 기자/

    형동생사이의 두 사람, 표주홍·이원탁은 경남대 음악교육과에서 클래식을 전공한 선후배 사이다. 지난 2019년 학과 조교와 학생으로 만나 서로의 노래 사랑을 알아보곤 2022년 “같이 노래하자”며 버스킹으로 뭉친 게 인연. 주홍씨는 원래 성악(바리톤)을 전공했고 원탁씨는 첼로를 켜는 첼리스트다. 평소 노래를 좋아하던 원탁씨는 영상을 찍어 본인의 SNS에 자주 올렸는데, 주홍씨가 이를 발견해 버스킹을 제안했다.

    그해 둘은 마산합포구 3·15해양누리공원에서 첫 버스킹에 나섰다. 산책하던 관객들의 반응이 꽤 좋았다. 그래서 이날 공연을 끝내곤 앞으로도 함께 해보자며 ‘형동생사이’라는 팀명을 지었고, 그후로도 버스킹을 이어갔다.

    노래하는 이유를 ‘좋아서’라고 명쾌하게 말하는 이들에게 노래는, 그리고 음악은 한마디로 ‘힘’이다. 둘에게 음악을 시작한 이유를 물었다. 주홍씨는 오래전 힘들었던 날들을 음악에게 위로받아서였고, 원탁씨는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이 음악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바리톤과 첼리스트의 만남부터가 범상치 않다. 이들의 비범함은 장르도 불문한다. 지난해 페스티벌 결선에서 게임 캐릭터 슈퍼마리오 복장을 하고 댄스곡(NCT Dream - CANDY)을 췄으니 말 다했다. “저희가 좋아하는 음악보다 들어주시는 분들이 즐겁게 들어줄 수 있는 그런 음악을 하는 게 즐겁습니다.” 이번 데뷔곡은 발라드다.

    지난해 11월 열린 경남도 청년거리문화페스티벌에서 NCT Dream-CANDY 곡을 부르고 있는 형동생사이.
    지난해 11월 열린 경남도 청년거리문화페스티벌에서 NCT Dream-CANDY 곡을 부르고 있는 형동생사이.

    음악 전공이지만 실용음악을 전문적으로 배운 건 아니어서 지난 페스티벌 대상 수상과 이번 음원 발매에 대한 부담감은 엄청나다. 하지만 그 부담감마저 감사하다는 그들은 이제 걸음마를 처음 뗀 아이처럼 부딪치며 배울 준비가 되어 있다. 주홍씨는 처음으로 돌아갈 요량이다. “저희가 처음부터 대상이라는 큰 타이틀을 가지게 돼 사실 부담이 되긴 해요. 하지만 그런 부담감까지도 너무 감사해요. 앞으로 경남뿐 아니라 전국 경연에서도 수상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습니다. 대중들 앞에서 버스킹도 계속 하고요.” 주홍씨는 ‘1’이 있다면 ‘2’도 ‘3’도 있어야 한다며, 다음 음원도 반드시 내겠다는 포부를 전한다.

    원탁씨는 욕심을 내기로 했다. “잘하고 싶어 욕심이 나요. 저는 음악을 했지만 보컬 전공은 아니잖아요. 좀 더 전문적으로 배울 수 있다면 좋을 것 같아요. 첼로도, 노래도 잘하고 싶습니다.”

    지난해 경남도 청년거리문화 페스티벌에서 대상을 차지했던 팀 '형동생사이' 의 표주홍(오른쪽),이원탁 가수가 15일 오전 경남대에서
    지난해 경남도 청년거리문화 페스티벌에서 대상을 차지했던 팀 '형동생사이' 의 표주홍(오른쪽),이원탁 가수가 15일 오전 경남대에서 "음악 한 번 제대로 해보고 싶다"며 밝은 표정을 짓고 있다./김승권 기자/

    누군가 이 둘을 놓고, 음악이 가까이 있으니 노래를 시작하기 그리 어렵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할지 모른다. 하지만 이들에게도 노래는 어려운 선택이다. 원탁씨는 말했다. “세상에 노래 잘 부르는 사람들은 너무나 많고 그중에 성공하긴 정말 어렵겠죠. 제 전공 하나 제대로 할 시간도 부족한데 여기저기서 버스킹하는 것도 쉽지 않고요. 근데 저는 제 시간을 쪼개서 하게 됐어요. 그냥 음악이 좋아서요.”

    자신의 꿈에 시간과 열정을 쏟아 최선을 다하겠다는 형동생사이를, 지역의 음악청년들을 응원한다. 추신, ‘형동생사이’는 오는 2월 4일 부산 광안리 해수욕장에서 데뷔 후 첫 버스킹을 갖는다.

    김현미 기자 hmm@knnews.co.kr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김현미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