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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2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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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지금은 ‘하이볼’ 전성시대

하이볼(은은한 향 청량함에 기분도 업) 하이酒~

  • 기사입력 : 2023-12-20 20:2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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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Z세대 ‘대세 주류’로 자리잡아
    위스키·탄산수·얼음으로 쉽게 제조
    알코올 쓴맛 덜해 가볍게 즐길 수 있어


    #평소 혼술을 즐기는 김현준(31)씨는 집에 위스키를 구비해둔다. 퇴근 후 하이볼을 만들어 즐기기 위해서다. 예전에는 냉장고에 맥주를 쟁여두고 하나씩 꺼내 마시던 그였지만, 코로나 팬데믹 이후 유행이 된 하이볼을 접하게 되면서 그 매력에 푹 빠지게 됐다. 현준씨는 “위스키 한 병으로 하이볼뿐만 아니라 스트레이트, 온더록 등 다양한 방식으로 즐길 수 있는 재미가 있다”고 말했다.

    #술을 좋아하지 않던 김미나(30)씨는 하이볼을 알게 되면서 술의 세계에 입문하게 됐다. 음식점에 가면 매번 콜라만 마셨던 그였지만, 최근에는 하이볼을 한 잔씩 곁들이고 있다. 미나씨는 “술은 쓰고, ‘부어라 마셔라’하는 분위기로 이어지는 것 같아 싫었는데, 하이볼은 위스키 향은 느끼면서도 술의 쓴맛이 안 느껴져 가볍게 마실 수 있어 좋다”고 전했다.


    “당신도 하이볼을 좋아하시나요?”

    MZ세대 사이에서 대세 주류로 자리 잡은 ‘하이볼’의 인기는 여전히 식지 않고 있다.

    소주, 맥주만 자리 잡고 있던 음식점 주류 메뉴판에 어느새 하이볼이 한편을 차지하면서 위스키바, 이자카야를 가지 않아도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게 됐다. 하이볼을 주력으로 판매하는 ‘하이볼 바’도 창원(모락모락), 김해(드렁크다이얼제로) 등지에서 생겨나고 있다. 그렇다 보니 소주, 맥주 대신 하이볼을 선택해 마시는 술자리가 눈에 띄는 요즘이다.

    코로나19 이후 취하기 위해 마시는 술 대신, 은은한 위스키 향에 알코올의 쓴맛은 희석되고 청량함까지 더해진 하이볼을 즐기는 문화는 MZ세대를 중심으로 확산됐다. 위스키, 탄산수, 얼음만 있으면 제조도 간단해 ‘홈술’, ‘혼술’을 할 때도 제격이다. 제조는 간단하지만 조합에 따라 맛의 종류는 무궁무진하다. 위스키에 탄산수, 레몬만 더해진 깔끔한 하이볼부터 유자, 복숭아, 얼그레이 하이볼 등 취향껏 선택하면 된다.

    서울 BBQ 빌리지 송리단길점에서 직원이 BBQ 레몬보이 산토리 하이볼을 만들고 있다./BBQ/
    서울 BBQ 빌리지 송리단길점에서 직원이 BBQ 레몬보이 산토리 하이볼을 만들고 있다./BBQ/


    중저가 위스키 소비도 크게 상승
    일본산 수입액 작년비 134.8% 급증
    주류·외식·유통 등 업계도 열풍 합류


    ◇하이볼 인기에 위스키도 대세= 하이볼 인기를 방증하듯 위스키 소비도 크게 늘었다. 특히 올해는 고가의 프리미엄 위스키보다 중저가 제품이 위스키 시장의 성장세를 이끌었다.

    관세청 무역수출입통계에 따르면 지난 1~10월 위스키 수입량은 2만6937t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7% 증가했다. 이는 사상 최대였던 지난해 연간 수입량에 맞먹는 규모다. 위스키 수입량은 2021년 1만5662t에서 지난해 2만7038t으로 72.6% 급증했다. 통상 송년회 등 모임이 많은 연말에 주류 소비가 더 늘어난다는 점에서 올해 위스키 수입량은 사상 처음으로 3만t을 돌파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이한 점은 수입량 증가폭에 비해 수입액 증가율은 높지 않았다. 1~10월 위스키 수입액은 총 2억2146만달러(약 29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엔 총 위스키 수입액이 2억6684만달러(약 3500억원)로 전년 대비 52.2% 증가했다. 1~10월 수입 위스키의 t당 가격 역시 8220달러로 지난해(9869달러) 대비 낮아졌다. 이는 올해 프리미엄 위스키 가격 상승과 중저가의 위스키를 주 베이스로 하는 하이볼 열풍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하이볼을 만드는 데 많이 쓰이는 일본산 위스키 판매량은 크게 늘었다. 한국무역통계진흥원에 따르면 지난 1~7월 일본 위스키 수입액은 526만달러(약 69억원)로 전년 동기(224만달러) 대비 134.8% 급증했다.

    CU서 파는 ‘어프어프 하이볼’./BGF리테일/
    CU서 파는 ‘어프어프 하이볼’./BGF리테일/

    ◇하이볼 열풍, 주류·외식·유통업계 확산= “맥주처럼 하이볼도 캔으로 마실 수 있어요.”, “치맥(치킨·맥주)에 이어 치하(치킨·하이볼)?”

    주류, 외식, 유통 등 다양한 업계에서도 하이볼 열풍에 합류하고 있다. 편의점 주류 코너에 가면 캔맥주 외에도 집에서 따로 제조하지 않고 캔맥주처럼 편하게 즐길 수 있는 RTD(Ready to Drink) 하이볼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위스키 브랜드에서 나온 짐빔 캔하이볼부터 솔의눈, 실론티, 미에로 하이볼 등 선택의 폭 역시 다양하다.

    CU는 지난해 11월 업계 최초로 RTD 하이볼인 어프어프 레몬토닉, 얼그레이를 출시했다. 해당 상품은 출시 3일 만에 초도 물량 20만개가 완판된 바 있다. CU의 올해 3분기 하이볼 매출은 올해 1분기 대비 126.9% 증가했다.

    실제 CU에서 하이볼이 포함된 기타 주류는 작년 전체 주류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0.6%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3.1%로 최근 성장세가 꺾인 와인을 앞질렀다.

    또 치킨 프랜차이즈 BBQ에서는 내년부터 전 매장에서 하이볼을 판매하기로 했다. 전국 12개 직영점에서 한정 판매하던 하이볼 누적 판매량이 1만2000잔을 돌파하자 내린 결정이다.

    한편 20일 글로벌 컨슈머 인텔리전스 기업 NIQ가 발간한 ‘월간 소비자 동향 리포트’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하이볼의 인기가 앞으로 최소 2년 이상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740명의 패널들을 대상으로 월간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국내 소비자의 43%가 ‘현재의 높은 인기를 인식해 하이볼을 선택한다’고 답했다. 실제 4분의 1가량(23%)이 한 달간 하이볼을 한 잔 이상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58%의 소비자는 지금의 하이볼 인기가 앞으로 최소 2년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측했다.

    다른 주류 대신 하이볼을 찾는 이유로는 △상쾌한 맛(47%) △낮은 도수(21%) △새로운 브랜드 출시(18%) △판촉 행사(12%) 등을 꼽았다.

    한유진 기자 jinny@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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