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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4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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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춤 토박이말]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 (198)

- 몸, 이제까지, 동무

  • 기사입력 : 2023-11-15 08: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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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움=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관장.
    도움=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관장.

    오늘은 4285해(1952년) 펴낸 ‘셈본 6-2’의 90쪽부터 91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90쪽 맨 위에 ‘우리의 몸’이 나옵니다. 배움마당(단원) 이름을 이렇게 토박이말로 했습니다. 첫째 줄에 ‘신체 검사’라는 말이 나오는 데 배움마당 이름을 ‘신체 검사’라고 하지 않아서 참 좋았습니다. 그리고 둘째 줄에 ‘저희들’ ‘몸’이라는 말과 함께 ‘여러 가지를 조사하는 것’이 ‘신체 검사’라는 뜻풀이를 해 놓은 것이 더 좋았습니다.

    다섯째 줄에 ‘이제까지’가 있습니다. 요즘 배움책이나 다른 책에서는 ‘지금까지’라는 말을 많이 쓰기 때문에 더 반가웠습니다. ‘지금’이라는 말을 써야 할 때 ‘이제’라는 말을 쓰는 사람들이 많아지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이제’라는 말이 나오니까 한 가지 생각이 납니다. 우리말에 ‘이제’를 잣대로 ‘이제’보다 앞에 드는 말인 ‘어제’와 맞서는 말 또는 짝이 되는 ‘내일’을 뜻하는 토박이말이 없다는 이야기를 보았습니다. 있기는 하나 한자로 적혀 있어 어떻게 소리를 냈는지 알 길이 없다고 하지만 저는 ‘내일’을 뜻하는 토박이말은 ‘아제’가 더 그럴듯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제까지’ 뒤에 ‘자란 모양’이라는 말도 어렵게 쓰고자 한다면 ‘성장한 정도’ 또는 ‘성장한 상태’와 같이 쓸 수 있었을 텐데 그렇게 하지 않아서 좋았습니다. 그다음에 이어서 나온 ‘그림표’는 앞서 나온 적이 있는 말로 요즘 배움책에는 ‘그래프’라고 하는 말을 다듬은 말입니다.

    여섯째 줄에 나오는 ‘동무’도 앞서 나온 적이 있는 말입니다. 요즘 많이 쓰는 ‘친구’라는 말을 옛날 배움책에서는 쓰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은 그다음 줄에 나오는 ‘비교도 해 보기로 했다’는 말입니다. 앞서 옛날 배움책에서 ‘비교하다’는 말이 아닌 ‘견주다’는 말을 쓴 것을 보여 드린 적이 있는데 여기서는 왜 ‘견주어 보기로 했다’고 하지 않았는지 궁금합니다.

    여덟째 줄에 나오는 ‘고른수’도 앞서 알려드린 말입니다. 요즘 배움책에서 쓰는 ‘평균수’를 나타내는 말로 ‘평균치’는 ‘고른값’이라고 했고 ‘평균 속도’도 ‘고른 속도’라고 했다는 것을 앞서 보신 분은 바로 아실 수 있을 것입니다.

    91쪽은 찍그림(사진)이 흔들려서 잘 보이지 않는 곳도 있지만 잘 보면 무슨 말인지는 어림으로 알 수 있습니다. 제가 잘못해서 똑똑하게 보여드리지 못한 것을 널리 헤아려 주시기 바랍니다. 첫째 줄부터 둘째 줄에 걸쳐 ‘키’, ‘몸무게’, ‘가슴둘레’라는 말이 나옵니다. 요즘도 ‘신장(身長)’, ‘체중(體重)’이라는 말을 많이 쓰는데 그런 말을 쓰지 않았습니다. ‘흉위(胸圍)’라는 말도 있는데 그런 말을 초등학교 교과서에 쓰지 않는 까닭은 더 말씀드리지 않아도 아실 거라 믿습니다.

    셋째 줄에 ‘늘어간 모양’도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쉬운 말입니다. 요즘 배움책에서도 ‘증가(增加)하다’는 말을 많이 쓰지만 그 말보다는 쉬운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 줄에 있는 ‘제 몸’은 ‘자신(自身)’을 가리키는 쉬운 토박이말이라 더 반가웠습니다.

    사)토박이말바라기/경남실천교육교사모임 이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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