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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8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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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ON- 책] 우주 여행자를 위한 한국살이 가이드북

외계인들아! ‘한국의 부끄러운 썰’ 들어볼래?
한국의 불편한 진실 소개하는 ‘블랙 코미디’

  • 기사입력 : 2023-08-25 08:0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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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책은 블랙 코미디로 이루어진 문제작이다. 책은 우주를 여행하는 외계인들에게 한국을 설명하는 방식으로, 한국의 부끄러움을 적나라하게 표현한다.

    저자인 희석은 진주의 독립출판사 ‘발코니’의 대표이기도 하다. 2019년 문을 연 발코니는 ‘지역’, ‘여성’, ‘청년’을 중심으로 책을 만든다. 그렇다면 이 책은 지역과 여성, 청년이 느낀 대한민국이 부끄러운 이유들의 모음집이겠다.

    저자는 책의 지침을 따르면 한국살이에 능숙한 ‘보통의 한국인’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보통의 한국인’이란 단어에는 긍정적인 의미가 덜하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끝내 누군가에겐 가려움을 긁어주겠지만, 또 다른 누군가의 신경을 긁을지도 모른다. 책 마지막에 적힌 작가의 말은 누군가의 불편함을 의식한다. “불편을 끼쳐드렸다면 죄송합니다.”

    책은 1장 ‘기본 정체성’, 2장 ‘삶을 대하는 태도’, 3장 ‘환장의 나라, 한국’으로 구성돼 있다.

    1장에서는 가부장, 서울중심, 학벌주의, 부동산, 제사문화를 안내하고 지적한다. 저자는 “내 집, 자가에 사느냐 마느냐로 사람을 계급화하는 곳이 한국”이라고 설명하며 “한국을 방문했다면 얼른 서울로 거주지로 옮겨 모든 혜택을 달콤하게 즐기다 떠나시길 바란다”며 지역홀대를 강조한다.

    2장에서는 장애인, 성차별, 노키즈존, 성소수자, 비건, 인종차별에 대한 ‘보통의 한국인’들의 태도를 설명한다.

    3장에서는 보행자보다 운전자를 우선시하는 한국 교통문화, 사건과 범죄에 무책임한 나라를 지적한다.

    그중 ‘보행자보다 운전자’편은 보편적인 공감을 유도한다. “한국은 보행자보다 운전자로서 살아가기 더 안전하고 편안한 나라”라는 글은 부정하기 힘들다. 뒤이어 언급되는 스쿨존 시속 30㎞ 속도제한에 대한 반발, 음주운전에 관대한 사회는 견고하게 주장을 뒷받침한다. 교통법규를 지키기 위해 서행하는 운전자에게 쏟아지는 경적을 우리는 들은 적이 있다.

    한국은 수평보다 수직으로 구조되어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생겨난 문제점을 드러내지 않고 감추는 문화도 문제다. 경남의 독립출판사가 펴낸 문제작(問題作)은 단어 본연의 뜻 그대로 우리 사회의 명쾌한 해답을 기대하고 있다.

    저자 희석, 출판 발코니, 96쪽, 가격 1만1900원

    김용락 기자 rock@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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