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간이역] 벌- 김시민
- 기사입력 : 2023-08-03 08:08:24
- Tweet
-
벌을 건드리면
벌은
벌침으로
벌을 주지
벌에 쏘이면
너무 아파
그런데,
벌을 준
벌도
마음이 아파
곧 죽는대
엄마의
마음이
벌 같은 오늘
나는
벌에 크게 쏘였어
엄마 죽지 마……
☞ 여름 땡볕에 벌이 앵앵거리고 날아다닌다. 벌에 쏘인 기억이 있는 나는 벌 소리만 들어도 멀찌감치 달아나기 바쁘다. 침이 벌의 몸에서 분리되면 벌도 오래 살지 못한다고 한다. 이 동시는 벌침을 쏘는 행위를, 벌이 벌을 주는 것으로 표현했다. 동음이의어 ‘벌’을 재치 있게 활용한 시를 소리 내어 읽어보자. 엄마가 벌침을 세게 쏜 날, 엄마의 벌을 받는 아이. 엄마의 벌침이 유난히 아팠는지, 엄마에게 무슨 일이 생길까 봐 걱정한다. 아이의 사랑스러운 염려가 마음을 톡 쏘고 간다. -김문주(아동문학가)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