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1월 28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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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값 뛰자 집주인-중개사 ‘가두리 갈등’

양산지역 아파트에 무슨 일이
‘부동산 가두리 주의’ 현수막·공고
매도자 “집값 저평가 막아야”

  • 기사입력 : 2020-11-16 21: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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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 아파트 가치를 폄하하는 부동산을 이용하지 않습니다.”

    최근 도내 한 아파트에는 이런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내걸리면서 입주민과 공인중개사 사무소 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입주민들은 제대로 된 가격을 받고 자신의 아파트를 팔겠다는 것이고, 공인중개사들은 과도한 집값 상승을 불러일으키는 이 같은 주장은 시장교란 행위로 볼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도내 한 아파트에 걸린 집값 관련 현수막./독자 제공/
    도내 한 아파트에 걸린 집값 관련 현수막./독자 제공/

    16일 양산시 소재 몇몇 아파트에는 가치를 제대로 평가 받기 위한 주의사항과 관련된 내용의 현수막, 공고문이 내걸려 있었다. 내용을 보면 △허위 매물로 등록돼 있는지 수시 확인 △매매할 경우 신속한 실거래 등록 △저가 매물 거둬들이기 △가치 폄하 부동산과 거래 중단 등의 수칙이 적혀 있다.

    특히 이들 공고문에는 ‘부동산 가두리’를 주의하자는 내용이 공통적으로 적혀 있었다. 부동산 가두리란 공인중개사 사무소가 집값의 상한가를 정해 일종의 가두리 양식과 같은 방법으로 가격 상승을 막아 거래를 늘리려는 전략을 뜻하는 말로, 매도자들 사이에 통용되는 신조어다.

    도내 한 아파트에 부동산 이용과 관련된 공지글이 게시돼 있다./독자 제공/
    도내 한 아파트에 부동산 이용과 관련된 공지글이 게시돼 있다./독자 제공/

    문제는 이 부동산 가두리를 놓고 매도자와 공인중개사 간 입장 차이가 첨예하다는 것이다. 매도자는 높은 금액에 집을 내놓아 가치를 높이려 하는데 이를 공인중개사들이 막고 있다는 입장이고, 공인중개사들은 매도자들이 시세 대비 과도하게 높은 가격을 제시하면서 문제가 된다는 것이다.

    이에 매도자들은 저평가하는 공인중개사에게는 매물을 내놓지 않는 등으로 대응하고 있고 낮은 가격의 매물은 허위매물이라는 신고도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공인중개사들은 이런 매도자들의 움직임이 집단적으로 나타나는 것은 부동산 시장 교란 원인이 되는 담합행위로 볼 수 있다며 맞서고 있다. 이들은 최근의 집값 상승이 갭 투자자들의 작전에 지역민들이 합세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라는 것이다.

    이에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경남지부는 도내 공인중개사들에게 긴급공지를 통해 주의보를 내렸다. 과도한 가격 상승으로 조정대상 지역으로 지정될 경우 더 큰 피해가 발생한다는 취지에서다.

    하재갑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경남지부장은 “집값을 올리기 위한 교묘한 전략이 경남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횡행하고 있다. 예를 들면 투자자들이 8억원에 아파트를 매수한 후 공인중개사 사무소에는 9억원에 광고를 요구한다. 이후 이들이 보유한 같은 아파트 다른 매물을 8억7000만원 정도에 내놓으며 시세보다 싸다고 수요자들을 부추기는 방식이다”며 “단기간에 호가가 급격히 오르다 보니 이미 계약서를 작성하고 잔금을 받지 않은 매도자는 계약 파기를 하고 있어 해당 중개사무소에서는 곤욕을 겪고 있다. 과도한 가격 상승이 있는 경우 지자체의 단속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조규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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