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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7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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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한 권의 시집 되다

김보한 시인, 산 오르내린 경험 담은 새 시집 ‘하늘재에서 천왕봉까지’ 출간

  • 기사입력 : 2020-08-27 08: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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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다와 산을 사랑하는 ‘통영사람’ 김보한 시인이 백두대간을 오르내리며 느낀 감성을 시로 노래한 새 시집 ‘하늘재에서 천왕봉까지’를 펴냈다.

    시인은 한때 바다를 노래하던 시인이었다. 1990년대 그의 시는 인간과 바다의 조화를 꿈꾸면서, 자본의 마수로 인해 황폐해져 가는 바다와 풍요로움을 상실해가는 인간의 삶을 냉엄하게 그려낸 바 있었다. 그러한 그가 시집 ‘진부령에서 하늘재까지(2008)’, 서사시조집 ‘백두대간, 길을 묻다(2017)’을 상재하면서 시인 스스로 ‘山몸詩’라 부르고 ‘현상의 시학’이라 칭할 수 있는 시적 방법론으로 백두대간을 형상화하기 시작했을 때, 다시 말해 시적 대상을 바다에서 산으로 옮겨갔을 때 많은 이들이 의아하게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내포적으로는 그의 시에 일관하는 생태학적 상상력과 현실 비판의 엄정한 주제의식이 여전히 생생하게 살아 있으며, 그로부터 빚어지는 시적 긴장 또한 손쉽게 감지할 수 있다.

    ‘한치도 양보 않는 너네 고봉들 각각은 신의 한 수로 절묘하다/세상의 이상이나 이념 따위는 일체무언 앞에선 道를 일절 논하질 마라/봉긋빵긋 제 낯빛 도드라져 신선되어 노니는 황홀경에 열반한 이 자리 터/닦아 놓은 길 참으로 희한요지경하고 오묘하다’ -(‘속리산 천왕봉’ 일부)

    김보한 시인
    김보한 시인

    서평을 맡은 손남훈 문학평론가는 “한 권의 시집을 하나의 모티브로 일관해 밀고 나간다는 것은 시의 미학적 측면에서 스스로 제 약점을 드러내겠다는 말로 읽힐 공산이 크다. 그럼에도 시인은 백두대간을 오르내린 뚝심과도 같이, 기어이 백두대간을 체험한 한 권 시집을 세상에 내놓았다. 이는 시인이 ‘미학’이 아니라 ‘윤리’, 다시 말해 인간과 자연의 조화로운 공존을 꿈꾸는 일이 훨씬 더 시급하고 가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일 테다. 백두대간의 의구하면서도 변화무쌍한 자락들만큼이나 묵직하게 느껴지는 이유가 아마 여기에 있을 것이다.”고 전했다.

    김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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