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02월 25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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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771) 제25화 부흥시대 81

“사람들이 보면 어떻게 하려고?”

  • 기사입력 : 2020-02-14 08: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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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주가 눈을 흘기는 시늉을 했다.

    “애걔… 그래서 싫었어요?”

    “아니. 좋았어.”

    “호호. 오늘 밤에도 못 쉬게 해야겠다. 회장님, 우리 데이트해요.”

    “비가 오는데 무슨 데이트?”

    “우중 데이트라고 모르시나? 오래오래 기억에 남는대요.”

    영주가 이재영의 귓전에 소곤거렸다.

    “그럼 나갈까?”

    “네.”

    이재영은 영주와 함께 요정을 나와 광복동을 걸었다.

    광복동은 조선시대 동래에 속해 있었고 초량왜관이 있었다. 일제 강점기에 일본인들이 많이 살아 가장 번화했고, 해방이 되자 일본의 잔재를 씻어내기 위해 광복동이라고 이름을 지었다. 동네에 용두산이 있어서 부산 시내와 바다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었다. 용두산에는 해송이 우거져 경치도 좋았다.

    이재영이 우산을 들자 영주가 팔에 매달려 걸었다.

    용두산에도 어느덧 가을이 짙어오고 있었다. 나뭇잎들이 붉게 물들어 있었다. 번화한 거리를 걷다가 용두산을 오르면서 산책을 했다. 중턱쯤 이르자 광복동이 내려다보였다.

    “저기 우리 요정이 보여요.”

    영주가 섬섬옥수로 광복동 주택가를 가리켰다. 요정은 주택가에 있었다. 잿빛 기와지붕이 아늑해 보였다.

    영주가 있는 부산의 요정은 조선시대 김해의 부자가 아흔아홉 칸 집을 지었는데, 일본인에게 넘어가면서 절반이 줄었고, 해방이 되자 조선인에게 넘어 왔는데 전쟁으로 주인이 죽자 이재영이 그의 아내에게 구입하여 요정으로 개조한 것이다.

    “저쪽에 있는 요정은 안 보이네.”

    부산에 있는 다른 요정은 용두산에서 보이지 않았다.

    “비가 와서 산에 사람이 없어요.”

    “비가 오는데 누가 산에 올라와?”

    “우리는 올라왔잖아요?”

    영주가 이재영에게 키스를 했다.

    “사람들이 보면 어떻게 하려고?”

    “비가 와서 아무도 올라오지 않아요.”

    영주는 계속 키스를 했다. 영주의 몸이 빠르게 더워지고 있었다.

    “우리 숲으로 들어가요.”

    이재영도 몸이 더워지는 것을 느꼈다. 하체가 묵직해져 왔다.

    “안돼.”

    “아잉~!”

    영주가 콧소리를 냈다. 이재영은 주위를 둘러보았다. 주위에 사람이 없기는 했다. 그러나 그는 망설여졌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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