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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속으로] 진주 ‘농학 석사 귀농인’ 이선미·김근우 부부

‘책상머리 농사’ 관두고 ‘행복한 농사꾼’ 됐어요

  • 기사입력 : 2018-05-10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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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주시 대곡면 설매리에서 달감이농원을 경영하고 있는 이선미(42), 김근우(47)씨 부부는 특이한 농사꾼들이다.

    이들 부부는 땅을 가꾸는 농업인으로는 보기 드문 석사 학위 소유자들이다. 게다가 농사라고는 모르고 자란데다 도시에서 그럴듯한 직장까지 있었는데도 일찌감치 시골로 돌아와 어렵게 농사로 자리 잡은 귀농인들이다.

    최근 귀농인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추세지만, 사실상 농사를 접해보지 않은 사람들은 거의가 농촌에 정착하지 못하고 도시로 돌아가고 있는 것이 현실인데 이들은 그중에서 많지 않은, 성공한 귀농인으로 꼽힌다.

    이씨와 김씨는 경남과학기술대에서 각각 농학을 전공했다. 이후 이씨는 경상대 대학원에서 농생물학 석사를, 김씨는 서울대 대학원에서 농학석사 학위를 취득하고 박사과정까지 수료했다. 이후 이들은 농촌진흥청 농업과학기술원 연구원으로 재직했고, 남편 김씨는 기업으로 옮겨 직장생활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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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귀농인 이선미·김근우씨 부부가 그들이 운영하는 진주 달감이농원 감나무밭에서 다정하게 포즈를 취했다.


    사실상 생활고를 느낄 정도의 도시생활은 아닌데 이들이 귀농을 결심한 것은 큰 전환점이 있어서가 아니었다. 아내는 도시생활을 하면서 행복을 느낄 수 없었고, 남편 역시 도시생활을 힘들어해 어느날 부부가 조금의 고민도 없이 그냥 귀농하기로 합의했다고 한다.

    대학시절 연애로 만난 부부는 도시생활을 하면서도 언젠가는 시골에서 농사를 지으면서 살고 싶다는 꿈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렇게 어느날 보따리 싸서 시골로 내려온 것이 2010년이었으니 이제 8년이 지났다.

    지금의 농장이 있는 마을은 이씨가 태어난 곳이지만, 이씨의 부모는 면소재지에서 상업에 종사했고, 남해가 고향인 김씨 역시 상업에 종사하는 부모 밑에서 자라 둘 다 농사에는 문외한이다.

    비록 부부의 전공이 농학이었지만, 농사를 지어본 적이 전혀 없는 이들이 귀농 이후 농촌에 정착하기까지는 고통과 다름없는 엄청난 시행착오를 겪을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이들은 전공이 크게 도움이 됐다고 한다.

    지금은 단감과 대봉감을 재배하는 1만7000여평의 농장과 두릅, 구지뽕 등 4계절 수입을 창출할 수 있는 작물 재배지 7000여평 등 총 2만2000여평을 가꾸고 있다. 부부는 그동안 큰 이익은 없었지만, 지난해부터 조금씩 이익을 내기 시작해 올해부터 본격적인 농사의 기쁨을 맛볼 수 있게 됐다고 얘기한다. 어엿한 농장주가 된 것이다.

    귀농 후 정착하기까지의 어려움을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는 필자의 질문에 이씨는 망설이지 않고 답한다. 사람이 가장 문제였다고.

    전공 지식으로 되지 않는 농사의 특성상 현장 농업인들의 경험적 조언이 필수적인데, 농민들에게 물어도 제대로 가르쳐 주지 않았고, 현지에서 느끼는 예상 외의 배타적인 분위기 때문에 큰 상처를 입었다고 털어놨다. 귀농인을 취업에 실패하거나 망해서 귀향하는 정도로 치부하는 현지의 분위기 때문에 사람과의 관계가 가장 어려웠고, 사람으로 인해 손해도 많이 보면서 큰 상처를 입었다는 것이다.

    농사를 배우기 위해 각종 농업 관련 기관에서 하는 교육에도 참여해 봤지만 모두가 이론이지 실제가 아니어서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며, 현행 농업인 교육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때문에 이씨 부부는 농사를 배울 수 있는 곳이 없어, 결국 전국으로 해당 작물 재배 고수들을 찾아다니며 자문을 받았다고 한다.

    이들은 귀농인들을 위한 프로그램은 이론이 아닌 해당 작물에 대한 재배부터 수확하는 현장 위주로 짜여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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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귀농인 이선미·김근우씨 부부.

    귀농을 희망하는 사람들에게 한마디 조언을 해달라는 기자의 부탁에 부부는 이구동성으로 “일단 귀농을 하라”라고 했다.

    농사는 현장에서 배워야 하고, 좋은 멘토를 만나야 하고, 시골 정서를 먼저 알아야 한다고 충고한다. 여기에 각종 정부지원책을 비롯한 지방자치단체의 지원 및 교육 등 귀농정보도 빠짐 없이 챙겨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경험이다.

    이들의 귀농에서 두 번째 장벽은 농산물 판매였다. 귀농 당시 농사만 잘 지으면 유통은 문제가 없을 것으로 생각한 것이 큰 실수였다.

    농업은 생산도 중요하지만 마케팅이 더 어려운데, 이를 간과한 몫을 톡톡히 치른 것이다.

    어렵게 시작한 농사는 수확 단계에서 가격의 낙폭이 심해 제값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억울하고 속상했다고 한다.

    특히 청과시장에 출하하면 현실과 동떨어진 경매제도 때문에 많이 울기도 했다. 당시 농산물도매시장 경매는 농산물의 품질 여부가 아닌 농업인의 지명도에 따라 가격이 정해지는 이해하지 못할 관행이 자리잡고 있어, 최고의 농산물을 내놔도 제값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지금은 그래도 자신의 농원이 어느 정도 지명도를 확보하고 있지만, 귀농인들에게는 또 하나의 큰 벽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그래도 이씨 부부가 이를 극복하고 빠르게 판매망을 확보할 수 있었던 것은 인터넷 판매에 눈을 돌렸기 때문이다. 지금은 달감이농원 홈페이지를 만들어 전국 판매망을 확보하고 있다. 앞으로 이웃 농가들과 함께 어울려 다양한 곳에 판매처를 만들 계획을 세우고 있다.

    부부는 연애시절 7년을 포함해 25년을 같이하고 있지만, 지금이 가장 행복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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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귀농인 이선미·김근우씨 부부.

    그냥 하루하루 즐겁게 살려고 한다는 부부는 농사 계획을 세우고, 그것을 실천해 나가고, 그러다가 싹이 피고 열매가 열리는 것을 보면 그 자체가 즐겁다고 한다. 부부는 일하고 싶지 않다고 느낄 때는 아무리 일이 많아도 일하지 않는다고 한다.


    꽃이 예쁘면 꽃 구경 가고, 바다가 보고 싶으면 바다로 가고, 커피가 마시고 싶으면 언제든지 커피숍을 찾는다는 부부는 모든 일에 같이 움직인다.

    대신 자기 관리는 각자 몫이다. 아내는 독서와 수영, 남편은 낚시나 사찰을 찾아 마음을 비운다.

    애들을 키우는 데도 정서적으로 너무 좋은 곳이라며 농촌 예찬론을 펼치는 이씨, 그는 시내 중학교를 다니는 애들의 학부모회를 맡고, 각종 사회활동에도 참여하면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부부의 원래 꿈은 많은 사람들이 농원을 찾아 즐길 수 있고 체험할 수 있는 관광농원 설립이었다고 한다. 이 꿈은 지금도 진행 중이라는 부부는 더 다양한 판매처를 확보하고, 지난해부터 실천하고 있는 연 2~3회 정도 가족 해외여행 다녀오기, 특히 장기적으로는 남편 김씨는 농장에 자신만의 갤러리 카페를 만드는 것, 아내 이씨는 후학을 양성해 보고 싶다고 한다.

    글·사진= 강진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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