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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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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가소득 '5000만원' 시대 열자 (2) 거창 신원면 ‘두릅’

경남신문-경남농협 공동기획 농가소득 '5000만원' 시대 열자
“두릅이 쌀·밤보다 고소득”
번식력 좋고 항암·성인병 예방 효능

  • 기사입력 : 2018-04-2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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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원농협 김정희(왼쪽) 조합장과 김대웅 농민이 두릅나무의 첫 순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 18일 찾은 거창군 신원면 과정리. 산길 사이로 집이 드문드문 보일 정도로 깊은 골짜기다. 마을이 위치한 곳이 해발 200~700m 고지대여서 물과 공기가 모두 맑은 청정지역이다. 곳곳에 봄나물의 제왕으로 목두채(木頭菜)라고도 불리는 두릅나무의 파릇한 새순이 돋아 있다. 대부분 농민들은 밤나무나 벼농사를 했으나 최근 몇 년 전부터 두릅나무로 바꿔 매년 2억원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

    이곳 농민 김대웅(51)씨도 3960㎡ (1200평) 대지에 벼농사를 짓다가 올해 두릅나무로 전환했다. 김씨는 “혼자서 관리가 가능하고, 잘 키우면 내년부터 수확도 가능해 소득창출 차원에서 바꿨다”고 설명했다.

    거창 신원지역 ‘두릅’이 새로운 고소득 작물이자 대체 작물로 각광받고 있다. 두릅나무의 어린 순은 단백질과 아미노산, 무기물질, 비타민 등 영양소가 풍부하고 향기가 독특해 봄철 식탁에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의 조성이 좋아 영양학적으로도 우수하다고 알려져 있다. 각종 성인병에도 효능이 높은 약재로 인정받고 있다.

    오갈피나무과에 속하는 두릅나무는 통상 산의 양지바른 골짜기와 기슭에 자생하기도 하지만 신원면에서는 논이나 밭에서 심어 재배하고 있다.

    신원면은 산간지역으로 밤나무 주산지였으나 밤나무 고사와 농촌 고령화 등으로 재배를 지속할 지 농민들의 걱정이 많았다. 그러던 중 신원농협이 밤나무 대체작물로 두릅나무를 추천했고, 이후 지자체 협력사업에 따른 예산과 농협자금 보조로 단지 조성사업에 착수했다. 올해엔 추가로 묘목을 구입해 3만3000㎡에 4만주를 식재했다. 대체작물로 호두나무도 거론됐지만 식재 후 7~8년이 지나야 수확이 가능해 배제됐다.

    두릅의 가장 큰 장점은 탁월한 번식력. 잡초를 없애고 잘 솎아주면 첫 수확 이후 2~3배로 번식한다. 수확량도 가장 꼭대기에 있는 첫 순을 떼고 나면, 곁순이 올라오면서 나무 1주당 500g의 두릅을 채취할 수 있다. 신원 두릅의 현재 가격은 ㎏당 3만원이고, 평균은 1만2000원 정도다.

    신원농협 구교관 차장은 “660㎡(200평)에 논농사를 지으면 소득이 50만원에 불과하지만, 두릅은 600주를 심어 평균 360만원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며 “여기에 첫해에는 600주지만 이후에는 1000주 이상으로 번식해 전망이 굉장히 좋다”고 말했다.

    이곳은 타 지역에 비해 두릅 재배에 적합한 여건을 갖추고 있다. 배수가 잘되는 토양이고, 일교차도 크다보니 두릅의 향이 좋고, 큰 데다 식감이 부드럽다.

    신원농협 김정희 조합장은 “웰빙 트렌드가 확산하는 추세에 두릅의 항암효과 소식도 퍼지면서 수요가 날고 증가하고 있다. 손이 많이 가지 않고 수익도 꾸준해 ‘효자나무’나 다름 없다”며 “신원지역의 논·밭과 유휴농지를 활용한 두릅 생산은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농협은 내년부터 식재된 4만주의 두릅에서 1억원 이상의 소득이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초년생으로 식재 묘목을 관리해 꾸준히 생산량을 늘리는 한편 거창 ‘산들깨비’ 두릅을 브랜드화해 널리 알릴 계획이다.

    글·사진 = 김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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