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04월 27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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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과 떠나는 세계여행] 대만 (1)

스치면 떠오르는 영화 속 그때 그곳

  • 기사입력 : 2018-03-21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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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몇 년 전 ‘꽃보다 할배’ 시리즈가 방영되면서 많은 국내 관광객들이 방문한 ‘대만’에 가기로 했다. 나는 저가항공에서 프로모션으로 값싸게 대만행 비행기를 끊었다. 그때만 해도 혼자 잠시 여행을 다녀와야겠다고 생각했다.

    여행가기 전 여기저기에 나의 프로모션 항공권을 자랑했다. ‘20만원도 안 되는 가격에 대만 비행기 표를 끊었다’며 국민 수강신청이라 불리는 프로모션 성공기를 들려줬다. 이야기를 들은 친한 동생 유진이는 함께 대만에 가고 싶다고 했다. 나보다 비싼 가격이었지만 그래도 지금 항공권을 예매하면 나중보단 저렴할 것이라 생각해 예매했단다.

    우리가 함께 여행을 간다는 사실을 알았던 또 다른 동생 은혜는 무려 여행을 떠나기 일주일 전 연차가 생겼다며 대만여행에 합류했다. 그런데 내 프로모션 가격보다도 싸게 비행기 표를 끊었단다. 표를 취소한 사람들이 생겨서 일명 ‘땡처리 항공권’이 풀린 것이다.

    이로써 혼자 여행을 가려 했던 대만 여행은 두 명으로, 다시 세 명으로 늘었다. 은혜는 작년에만 10곳 이상 해외여행을 다녀온 여행 마스터다. 유진은 작년에 임용고시를 쳤다. 우리는 저녁 늦은 시간에 떠나는 비행기를 탔다. 대만까지 3시간 정도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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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 촬영지인 ‘홍마오청’. 스페인, 네덜란드 등의 지배를 받을 당시 만들어졌다.


    첫째 날은 바로 숙소에 가서 잠을 잤고 다음날부터 관광을 시작했다. 우리는 타이베이 메인스테이션에 있는 숙소를 잡았는데 MRT 노선의 중심이기 때문에 여기저기 이동하기에 편했다.

    첫 번째로 단수이역으로 향했다. 단수이역은 2호선 가장 끝에 있다. MRT를 타고 40분 정도 갔다. 가는 길에 우리는 창밖에 보이는 하늘을 보고 감탄했다. 새파란 하늘 옆으론 짙은 산과 들, 새하얀 구름이 두리둥실 떠 있었다. 피콕 그린과 피콕 블루 색깔 물감을 짜 놓은 팔레트를 쏟아버린 게 아닐까. 미세먼지가 없는 풍경은 마치 만화의 한 장면처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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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수이역에 내린 우리는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 촬영지인 홍마오청, 진리대, 담강중으로 향했다. 단수이역 2번 출구로 나가면 R26 버스 정거장이 보인다. 거기서 버스를 타고 약 6정거장을 가다보면 기사 아저씨가 ‘홍마오청’이라고 외친다.

    붉은 벽돌로 지은 홍마오청은 400년 전 스페인에 의해 지어졌다. 그 이후 네덜란드가 이 지역을 지배할 때 ‘홍마오청’이라는 이름이 붙어졌는데 ‘홍마오’는 ‘붉은 머리’라는 뜻으로 네덜란드 사람들이 붉은 머리를 하고 있어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대만은 작은 나라지만 중국과 아시아, 유럽 중간에 위치하고 있어서 무역하기에 좋았고 많은 나라의 지배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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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 촬영지 진리대학교.


    홍마오청에서 조금 더 들어가면 진리대학교가 보인다. ‘OXFORDCOLLEGE’라고 적힌 고풍스런 건물이 마치 옛 유럽의 대학교 같았다. 진짜 대학교 캠퍼스기 때문에 운동장도 있고 여러 건물들이 있다. 그땐 방학이었지만 지금은 새 학기가 시작돼 대학생들이 캠퍼스를 누비고 있지 않을까.

    진리대학교 뒤편으론 담강중학교가 있다. ‘말할 수 없는 비밀’의 주인공인 주걸륜이 실제로 다녔던 학교다. 학생들이 공부를 하고 있기 때문에 외부인이 담강중학교에 출입할 순 없고 지나치면서 잠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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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이베이 101빌딩서 본 야경.

    관광하다 보니 허기가 졌다. 단수이역 근처에 있는 ‘라오제거리’로 향했다. ‘라오제거리’에는 대왕카스테라와 대왕오징어튀김이 있다. 대왕 오징어튀김은 반드시 먹어봐야 한다. 우리는 한 번 맛본 후로 오징어튀김 파는 곳이 있으면 계속 사먹었다.

    에피타이저를 먹은 후 점심을 먹기 위해 시먼딩으로 향했다. 시먼딩은 대만의 명동 같은 곳이다. 늘 사람들로 북적거리고 많은 로드샵이 있다. 우리는 미리 예약한 훠궈 집으로 향했다. 훠궈는 중국식 샤브샤브다. 뷔페로 소고기가 무한리필이고 야채, 만두 등 다양한 재료가 넘쳤다.

    배불리 먹은 후 중정기념당에 근위병 교대식을 보러 갔다. 중정기념당은 대만의 초대 총통인 장제스를 기리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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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세먼지 하나 없이 맑은 대만의 하늘.


    중정기념당을 올라가는 곳엔 89개의 계단이 있는데 이는 장제스가 서거한 89세를 뜻한다. 중정기념당 내부에는 거대한 장제스 동상이 있고 근위병이 보초를 서고 있었다. 매 정시마다 교대식을 하는데 우리는 마지막 시간대인 5시에 가서 국기 하강식을 보았다. 절도 있는 모습이 놀라웠다.

    대만의 정식명칭은 ‘중화민국’이다. 중국 국민당 출신인 장제스는 모택동을 중심으로 한 중국 공산당과의 투쟁에서 패배했다. 이에 국민당은 대만으로 떠나 중화민국을 건국했다. 본래 중국의 섬이었던 대만은 청일전쟁 이후 일본의 식민지 시절을 겪었고 1945년 일본으로부터 독립한 후 1949년 장제스가 대만으로 가 중화민국을 설립한 것이다. 중정기념당은 이런 대만의 역사를 대표하는 장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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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제스 서거를 기린 89계단.


    대만에서 가장 높은 빌딩은 101빌딩이다. 타이베이 101 빌딩은 508m로 2009년까지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이었고 현재는 아홉 번째로 높은 빌딩이다. 참고로 2016년 개장한 우리나라 롯데월드타워는 555m로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높은 빌딩이다. 개인적으로 타이베이 101빌딩 전망대는 굳이 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생각보다 야경이 그리 멋있진 않았다.

    대만 여행 중 가장 행복했던 시간은 바로 스린야시장을 방문했을 때이다. 다양한 길거리 음식을 파는 곳으로 유명한 곳이다. 왕자치즈감자, 대형 닭튀김 지파이, 큐브스테이크, 깔라만시주스, 대왕오징어 등을 맛볼 수 있다. 야시장에선 저렴한 가격으로 기념품을 구매할 곳도 많으니 현금을 챙겨가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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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기강하식을 하는 절도있는 대만 근위병.

    여행 TIP

    ① 대만은 먹으러 가는 곳이라는 말이 있다. 유명 식당은 예약이 필수다. 훠궈, 딤섬 등이 유명하고 스린야시장에선 왕자치즈감자, 지파이, 큐브스테이크 등을, 단수이에선 대왕오징어튀김, 대왕카스테라를 먹자.

    ② 대만의 야경은 타이베이 101 빌딩 전망대보단 빌딩이 보이는 샹산지역이 좋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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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지은

    △ 경상대 국문학과 졸업

    △ 커뮤니티 '여행을 닮은 인생'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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