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발 후 가스 흡입·산소 부족으로 작업자 숨져”
수사본부, 합동감식결과 발표시신부검서 기도·폐에 그을음 발견최초 폭발은 탱크 지하2층서 발생
- 기사입력 : 2017-08-22 22:00:00
- Tweet
속보= STX조선해양 석유운반선 탱크 폭발사고로 숨진 4명은 폭발이 일어난 후 유독가스를 흡입했거나 산소 부족으로 질식해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 (22일 1면)
이에 따라 해경은 폭발 원인 규명과 함께 탱크 도장 작업 과정에서의 안전관리 지침 준수 여부 등도 집중 수사키로 했다.
남해지방해양경찰청 STX조선해양 폭발사고 수사본부는 22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이날 오전 9시부터 사망자 4명의 시신을 부검한 부검의로부터 ‘사망자 4명의 기도와 폐에서 그을음이 형성돼 있다’는 비공식 소견을 구두로 통보받았다”며 “이는 RO(잔유)보관탱크에서 폭발이 일어난 뒤 일정 시간 호흡을 이어오다 다른 가스를 흡입했거나 산소 부족으로 숨졌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김태균 남해지방해양경찰청 수사본부장이 22일 오전 창원시 마산회원구 창원해양경찰서에서 STX조선 폭발사고 수사 중간 브리핑을 하고 있다./성승건 기자/
이에 따라 금속노조 등이 송기마스크를 제대로 갖추고 작업에 들어갔다면 대형 피해로 이어지지 않았을 수 있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수사본부는 사망한 작업자들이 당시 송기마스크가 아닌 방독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던 것으로 확인된 점과 사망자 4명 중 1명의 마스크 주변에 청테이프가 부착된 점을 토대로 안전지침을 제대로 준수했는지 여부도 집중 수사할 방침이다.
수사본부는 이에 앞서 이날 오전 11시 창원해양경찰서 5층 회의실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전날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고용노동부 등 6개 관계기관과 합동으로 실시한 1차 감식 결과도 설명했다.
수사본부는 이날 폭발이 높이 9.3m 철제 칸막이벽으로 구성된 RO 탱크 3개층 중 지하 2층에서 최초 발생한 것으로 추정했다. 전날 작업현장 합동 감식에서 방폭등 4개 가운데 1개가 파손돼 램프 등이 노출된 채 발견됐는데, 유일하게 깨진 이 등이 지하 2층에서 발견됐기 때문이다. 파손된 방폭등과 연결된 전선 피복도 같은 층에서 함께 발견됐다. 숨진 작업자는 방폭등이 발견된 지하 2층이 아닌 지하 1층에서 1명, 2개 층 아래인 지하 3층에서 나머지 3명이 발견된 것으로 확인됐다.
김태균 수사본부장은 “작업현장 방폭등 4개 중 깨진 1개가 지하 2층에 있는 점 등을 토대로 해당 층에서 폭발이 시작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수사를 이어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전기적 요인에 더해 사고 당시 목격자와 금속노조 경남지부 등이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탱크 내 팬의 오작동에 대한 부분과 함께 적정보호구를 제대로 착용했는지와 안전지침 준수 여부 등 작업환경 전반에 대해서도 수사할 방침이라고 수사본부는 덧붙였다.
앞서 수사본부는 이날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 30분까지 수사관 30명을 보내 STX조선해양 안전관리팀과 협력업체인 K기업 고성 본사, STX조선해양 내 사무실 등 4곳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해 도장작업 및 안전관리 매뉴얼 자료 등을 확보하는 한편, 사고 당시 작업현장에 대한 감독 의무를 소홀히 한 혐의(업무상과실치사)로 협력업체 A 팀장을 불구속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수사본부 관계자는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자료와 감식 및 부검 결과를 토대로 발화점이 어떤 부분인지와 작업간 각종 안전관리 지침을 준수했는지, 시설기준에 적합한 것을 썼는지 등을 중점적으로 수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도영진 기자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관련기사-
- STX조선 장윤근 대표 소환 ‘폭발사고 책임’ 집중 추궁
- STX조선 폭발사고 원청 책임 규명될까
- “조선소 잇단 참사는 무분별한 구조조정 결과”
- “재해 없는 안전한 사업장 만들겠다”
- STX조선-사망자 4명 유가족 보상 합의
- STX조선 폭발사고 해경 수사 지지부진
- 장윤근 STX조선해양 대표, 대국민 사과
- “현장 관리감독자 지시로 작업인원 변경”
- STX조선, 위험작업장 안전관리도 외주화
- STX조선 사장, 작업자 4명 폭발사고 사과
- “3명 허가받고 4명 작업… 안전교육 없어”
- STX 근로자 “물량팀은 위험처리반”
- STX폭발 사망자 소속 물량팀은?
- ‘질식·폭발 위험’ 높은데도 안전관리 미흡
- 정치권 “STX조선 폭발사고 재발 방지책 마련”
- ‘환기팬 오작동’ 핵심쟁점 될 듯
- STX조선 사고 당시 작업자 “폭발 20여분 전 RO탱크에서 작업자 나와 팬 살펴봤다”
- STX조선 폭발사고 발화 원인 ‘전기 스파크’에 무게
- 현장감식 참여 유가족 “안전관리 엉망”
- [STX조선 참사] “다단계 하청으로 조선인력 80%가 비정규직”
- “STX조선 폭발사고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 창원시·의회, STX조선 사고 유족 위로·재발방지 촉구
- 해경 "STX조선 폭발 원인 전기 스파크 가능성에 무게"
- STX 관계자 “법정관리 졸업 후 정상화 희망 품었는데…”
- [진단] 조선소 잇단 사고 왜?
- 김영주 장관 “원청에 책임 묻고 정부서 진상조사”
- 공정 맞추려 연일 휴일특근하다 참변
- 진해 STX조선서 폭발사고… 협력업체 직원 4명 사망
- [독자제보] 긴박한 창원 STX조선해양 폭발사고 현장
- 진해 STX조선해양, 건조 중 석유운반선 폭발 4명 사망
- 도영진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