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 가포고와 불과 88m 인근에 금속가공공장이 가동되면서 불거진 학습권 침해사태가 1년이 됐다.
작년 5월 24일 가포고 학부모와 교직원 등이 창원시청 앞에서 학교 주변 금속공장 가동에 따른 공해 피해를 호소했다. 이틀 뒤 창원시는 협의체를 구성해 민원을 해결하겠다고 밝히는 한편 다음달엔 안상수 창원시장이 사과하고 대책을 강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래도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자 8월에는 경남도교육청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시와 협의에 들어갔다. 이후로 지금까지 양 기관의 협의는 마무리될 것 같은 분위기 속에 멈춰 있다.
도교육청과 창원시는 “이달 안으로는 협의를 끝내고 재학생 피해 방지대책을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지난 3월에 이러한 답변을 내놓았고 이달에도 같은 답변을 했다. 다음 달에도 내년에도 되풀이될 여지도 있다. 양 기관은 예산분담률 문제가 달려 있어 해법을 밝히기가 조심스럽다는 입장이다. 예산 확보에 있어 지금 양 기관의 결단과 실천을 앞둔 중요한 시점이라는 의미다.
관계자들은 “하루빨리 대책을 마련해 학생들을 보호하자는 데 뜻을 모으고 있다”고 했다. 대책에는 소음과 분진을 막기 위한 방음벽과 이중창 설치, 분진에 노출된 운동장 모래 교체, 학습환경개선비 지원에서부터 공장의 대책 수립안도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책 수립 범위야 달라질 수 있겠지만, 학생들의 학습권과 생활권 보장이 최우선으로 놓여 있다. 적어도 금속 도장작업과 탈청 작업으로 교실에 선명하게 들리던 쇠 깎는 소리와 날리던 먼지는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로 인해 언제든 굳게 닫아야 했던 교실 창문도 활짝 열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이 와중에 가포고는 구청으로부터 인근에 들어선 지 오래된 다른 공장에 대한 학교장 의견서를 이제야 제출하라는 통보를 받아 최근 제출했고 추가로 또 다른 유해업소가 들어서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라는 심정이란다. 때문에 신속하고 근원적인 대책이 절실해 보인다.
김재경 (사회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