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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0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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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안 비경 환상의 섬 ⑧ 통영 학림도

천년숲은 하늘 덮고 기암괴석은 파도 품어
눈으로 몸으로 즐기는 ‘학림 8경’은 섬의 자랑

  • 기사입력 : 2010-02-1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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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을 뒷등에서 바라본 학림마을 전경. /이준희기자/

    기암괴석의 절경이 아름다운 똥뫼.

    섬의 형세가 하늘을 나는 새의 모양을 닮아 ‘새섬’이라 불리는 학림도(鶴林島·72만4147㎡·155명 66가구).

    진남군 시절인 1900년, 소나무에 학이 많이 날아와 서식하기 시작하면서 새롭게 이름 붙여진 ‘학림도’는 삼덕항에서 뱃길로 20여 분 거리의 작은 섬이지만 올망졸망 생긴 섬의 생김새가 아름답기 그지없다. 인근 저도(楮島), 송도(松島), 만지도, 연대도 등에 둘러싸여 그 아름다움이 드러나지 않았을 뿐 섬에 한번 가본 사람이라면 그 아름다움에 반해 다시 학림도를 찾는다고 한다.

    해안선 길이가 7km에 이를 정도로 북동쪽에서 남서쪽으로 길게 뻗은 학림도는 기암괴석과 맑고 청명한 바다, 천년수림의 자태가 빼어나 찾는 이의 감탄을 자아낼 정도다. 심지어 마을 사람들은 나름 ‘학림 8경’을 지정해 관광객들에게 소개할 정도로 섬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학림도는 2007년 3월 행정안전부가 지정한 정보화마을에 선정되면서 매년 섬을 찾는 이의 발길이 늘고 있다.

    마을회관 2층의 ‘마을정보센터’에는 교육용 컴퓨터와 음향장비 등 교육기자재들로 빼곡하다. 마을 주민들은 물론 아이들도 방학 중, 혹은 방과 후 교육장을 찾아 컴퓨터를 하며 시간을 보내는 아이들의 놀이터이자 교육장이 되고 있다.

    학림정보화마을 지킴이 김기명씨는 “섬이 정보화마을에 지정되면서 많이 달라졌다”며 “주말·휴일이면 바지락 캐기와 스킨스쿠버, 낚시 체험 등을 즐기려는 체험관광객들로 붐빈다”고 말한다. 특히 “학림마을의 특산물인 바지락 캐기 체험은 참가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코스로, 한 달에 두 차례 바닷물이 많이 빠지는 날에는 인터넷(학림섬마을 홈페이지)을 통해 체험행사를 신청한 50~100여 명의 참가자들이 바닷가를 오색빛으로 물들인다”고 설명한다.

    정숙영 할머니가 섬 특산물인 바지락을 까고 있다.

    인근 바다에서 채취한 파래를 햇볕에 말리는 마을 주민.

    마을 해안가 옆 학림보건진료소 담벼락의 양지바른 곳에서 할머니 3~4명이 둘러앉아 열심히 바지락을 까고 있다.

    “내 사는 데가 제일 아이가, 마음대로 다닐 수 있고 얼마나 좋노…. 아들 내외가 오라하는데 안 간다고 했다. 손자들은 보고 싶은데 뭍으로 나가기가 싫어….”

    정숙영(81) 할머니가 며칠 전 바다에서 캔 바지락을 자식들에게 보내주기 위해 부지런히 손을 놀리며 이런저런 세상살이 이야기를 들려주신다.

    “자식들이 뭔지, 안 보면 보고 싶고, 보고 나면 바다가 눈앞에 아른거려 얼른 고향에 돌아오고 싶고.”

    할머니는 자식들이 보고 싶은 마음을 애써 숨긴다. 옆에서 바지락을 까던 할머니가 정 할머니의 울적한 마음을 눈치채셨는지 “마! 요(여기가)가 최곤기라 안그렇능교”라며 얼른 분위기를 바꾼다.

    학림보건진료소는 섬 사람들의 유일한 병원이자 휴식처이다.

    13년째 학림 섬마을 보건진료소를 지키고 있는 정향자(40) 소장은 “보건진료소는 섬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시설이다”며 “하루 평균 7~8명이 찾고 있으며 수시로 방문해 치료를 받고 가는 섬 사람들이 부지기수다”고 말한다.

    섬 사람들에게 가장 많은 질병은 바다에서 바지락, 굴, 파래 등을 채취하면서 생긴 퇴행성 관절염이 대부분이다. 그리고 겨울에는 감기, 여름에는 피부병과 소화기 계통의 질병이 많다. 정향자 소장은 1주일에 1~2회 인근 만지도, 저도, 연대도, 송도 등으로 왕진도 나간다.

    “섬 생활의 가장 큰 애로점은 진료를 위해 섬과 섬을 오가는 배편이고요. 다음은 개인 시간을 활용할 수 없다는 거예요. 개인적으로 급한 일이 생겨도 진료소의 문을 닫을 수가 없다는 것이 가장 힘들어요”라며 섬 생활의 고달픔을 하소연한다.

    고래개 인근 바위에서 낚시를 즐기는 조사.

    따뜻한 커피 한 잔으로 몸을 녹인 후 나선 바닷가는 여전히 찬바람이 ‘씽~씽’ 불고 있다. 전교생이 7명뿐인 산양초등학교 학림분교장은 얼마 전 개학을 했지만 날씨가 추워서인지 아이들이 뛰노는 모습을 볼 수가 없다. 바닷가 방파제 끝의 하얀 등대를 한 바퀴 돌아 나오는데 누군가 추운 날씨에도 아랑곳없이 낚싯대를 드리우고 있다.

    아이들과 함께 학림 섬마을을 찾았다는 최명규(부산·양정)씨는 “아이들에게 겨울 추억을 만들어 주기 위해 인터넷을 검색하다 육지에서 가깝고 배편(대절선)이 용이한 학림 섬마을을 찾게 됐다”며 “민박집 아주머니의 훈훈한 인정과 섬 사람들의 끈끈한 정을 느낄 수 있어 좋은 것 같다”고 말한다.

    마을 안길을 돌아 뒷산에 오르니 학림 섬마을과 인근 송도, 저도 등의 섬들이 한눈에 펼쳐진다.

    4km가량의 해안길로 이어진 마을 뒷등은 ‘학림지구 어촌 어항 관광 조성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작은시미’에서 학림의 대문격인 ‘대문강정’을 지나 기암괴석이 아름다운 고래개 전망대 인근까지 나무데크 설치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이곳은 기암괴석의 절경이 빼어날 뿐 아니라 일급 낚시 포인트로도 유명해 사계절 낚시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특히 ‘훼는 여’는 바다 한가운데 떨어진 자그마한 여(돌바위)로 대형 감성돔의 입질이 잦아 낚시꾼들의 자리다툼이 치열한 곳이다.

    인근 ‘작은시미’는 바지락 캐기 체험 장소로 모래사장이 넓게 펼쳐져 체험객들이 쉽게 바지락을 캘 수 있다. 지난해 초부터 시작된 어촌·어항관광 조성사업은 소형선박 선착장, 해송숲 공원, 종합휴양관 등을 내년 6월까지 마무리할 예정이다.

    해안로를 따라 걷다 보면 해녀들의 자맥질 모습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에~헤, 휘~이익” 해녀들이 잠수를 할 때마다 내뱉는 숨 고르는 소리에는 고단한 삶의 여정이 묻어난다.

    기암괴석의 절경이 아름다운 똥뫼와 여시굼턱, 어실강정, 기둥바위 등을 돌아보고 다시 마을로 오는 데 걸린 시간은 대략 2시간30분. 쉬엄쉬엄 걸어도 3시간이면 학림 섬마을의 아름다운 풍경을 만날 수 있다.

    마을의 ‘통통배’를 이용해 뭍의 달아마을로 건너오면서 바라본 학림 섬마을의 늦은 오후 풍경은 여유롭기만 하다.

    ▲가는 길= 통영여객선터미널에서 학림도를 가는 정기여객선(한려페리호)은 하루 두 차례(오전 7시, 오후 2시) 운항되며 요금은 3400원이다. 하지만 섬과 가까운 달아마을과 척포마을에서 임시 배편을 이용해 10분이면 쉽게 섬으로 건너갈 수 있다. 통영여객선터미널 ☏642-0116~7.

    ▲잠잘 곳= 학림 섬마을에는 마을과 주민들이 운영하는 민박집이 있다. 학림리조트(☏642-1917), 김우석 민박(☏642-1926), 박윤근 민박(☏643-7382), 박두찬 민박(☏643-7342), 학림섬 민박(☏642-1917).

    방파제에서 바라본 학림 섬마을.

    ☆학림 8경

    학림 섬마을 주민들은 섬을 찾는 관광객들을 위해 ‘학림 8경’을 정해 소개하고 있다.

    ‘제1경’ 새들의 요람 천년수림과 동산, 등대 방파제, 작은시미 해수욕장, 대문강정, 기암절벽, 해맞이 전망대.

    ‘제2경’ 큰시미 해수욕장, 큰 똥뫼, 큰 평넓, 고래개, 처용바우, 금사굴 절경.

    ‘제3경’ 기둥바우, 씨내강정, 뽈락강정, 용궁벼루, 유선대, 삼여해안 절경.

    ‘제4경’ 송도, 쥬라기 해안, 도깨비 바우, 달마끝, 용두미해안, 공룡흔적.

    ‘제5경’ 여시굼턱, 학굼턱, 뛰는 여, 어실 강정, 칫도 늘이방석, 해안절경.

    ‘제6경’ 기둥바위 원시림, 갯바위 트래킹 제1코스(10시간), 용머리봉, 칫도, 용두미, 달마끝 트래킹(8시간).

    ‘제7경’ 갯바위 낚시, 바지선 낚시, 배낚시, 물때따라 철따라 손맛 즐기기.

    ‘제8경’ 어린이 학생들의 체험 및 창작활동으로 바지락 캐기, 한겨울 쑥 캐기, 산나물·취나물 뜯기, 굴따기 체험, 문예, 서화·사진 예술창작활동, 아열대·생화·조류 생태 탐구활동, 해양어류 양식체험 등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 장소.

    섬 사람들이 소개하는 ‘학림 8경’ 중 제1경은 학림의 얼굴인 대문강정과 새들의 요람인 천년수림, 노송공원, 등대 방파제, 고래개 전망대 등이고, 제2경은 학림의 절경인 응달 원시림을 지나 억새평원에서 큰시미를 바라본 후 만날 수 있는 해조만물상, 똥뫼벼랑, 처용바위 등을 말한다.

    제3경은 기둥바위 옆 원시림을 통과해 등대를 거쳐 임진왜란 파수대 흔적, 씨내강정 능선을 따라 용궁벼루 유선대로 이어지는 트래킹 코스이고, 제4경은 100년 된 보리수 나무와 호랑가시, 천리향 군락, 여시굼턱, 학굼턱, 뛰는 여, 어실강정, 용두미 해수욕장, 띠밭을 거치는 능선을 꼽는다.

    제5경은 마을 서편 해안로를 따라 생끝에 이른 후 쥬라기 해변을 거쳐 만지머리 해수욕장, 도비 해안, 달마끝을 지나 당산 정상의 팔방정에서 남해바다의 아름다움을 감상한 후 돌아오는 코스이고, 제6경은 배를 타고 학림도를 일주하는 선상관광, 제7경은 아열대 식물 생태탐사와 탐조, 제8경은 맑고 청정한 학림도 앞바다의 해저세계를 소개했다.

    글·사진=이준희기자 jhlee@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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